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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변호사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만나는 등 야권 후보 단일화는 그 속도를 더해가지만, 이에 맞서야 할 한나라당은 고심만 하고 제대로 된 대응책을 못내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시장 후보를 경선으로 정할지 아니면 전략공천을 할지도 정하지 못했다. 현재 계획은 15일 재보선기획단에서 전략을 검토해 금주 중에 후보선출 절차를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줄기차게 제기됐던 '김황식 총리 차출'은 더 이상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 스스로 "(서울시장 출마는) 부적절하다"고 했고,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 데 이어,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도 이날 "(김 총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한나라당의 공식입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내·외 인사들과 접촉 중에 있다"며 후보 영입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지만, '당 외 인사 중 영입 가능성이 있는 인사가 누구냐'는 기자의 질문에 핵심 당직자가 "누가 좋겠느냐"고 반문하는 상황이다. '물색중'이라고는 하지만, 별로 '좋은 카드'가 없다는 반증이다.

이 핵심당직자는 "일단 '박원순으로 단일화된다'는 가정을 해두고 전략을 마련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대항마 찾기'가 한나라당의 최우선 목표가 된 것이다.

"한명숙 불출마로 나경원에 유리해졌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주목을 받고 있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연설을 경청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주목을 받고 있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연설을 경청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한명숙 전 총리의 불출마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나라당의 다른 고위당직자는 "나경원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여성표를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정작 나경원 최고위원은 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 오 전 시장에 이어 2위를 한 나경원 최고위원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는 서울시장직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지만 아직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나 최고위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당 내에서 외부 영입론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 최고위원이 일찌감치 나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했다. 외부 영입론을 접고 당내 경선으로 여론이 수렴된 상황에서 나서야 나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후보가 돼도 당 내 계파 없이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선거를 치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아직 경선 여부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서울시장 경선에도 나섰던 3선의 김충환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초선의 권영진 의원이 출마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을 치른다면 높은 대중 인지도를 가진 나 최고위원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구도다.  

그러나 후보 선정 방식을 정하는 데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가장 유력한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에 어려운 판이라는 상황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길 후보를 찾기도 어렵고,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도 패배 가능성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우리가 이기는 판이라면, 벌써부터 경선으로 하느냐, 외부 영입으로 하느냐를 두고 당 내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겠느냐"고 푸념했다.  


#한나라당#서울시장#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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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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