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에서 자랑하는 특수부대인 SSU는 'Sea Salvage & Rescue Unit'의 약자로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심해잠수 최정예 특수부대입니다. 주요임무는 전쟁, 평상시 해난구조 작전, 항만 및 수로상 천연·인공 장애물 제거, 해난구조요원 양성 및 교육훈련, 탐색 및 구조 작전입니다.

이들은 '더 넓고 깊은 바다로'라는 구호로 조국의 바다를 지키겠다고 맹세한 자랑스러운 군인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해군의 수렁에 빠진 숙원사업인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 '경비용역'으로 투입되어 있습니다.

현재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해군이 대림산업과 삼성에 발주하여 진행중(?)인 상태이며, 군사보호구역이 아닙니다. 해군 측은 공사를 시작하면 군사시설이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해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보호할 시설물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해군기지추진사업단 부지와 해군의 자존심인 펜스 정도가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한 번 와서 보십시오. 여기에 대한민국의 정예 병력인 해군 SSU와 해병대가 투입되어 지킬 것이 무엇이 있는지 직접 와서 보십시오.

SSU가 공사장 경비업무에 투입되어 있는 것도 기가 막히지만, 이들이 직접 민간인들을 상습적으로 구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사님. 장난 좀 합시다"

지난 9월 초부터 아침마다 펜스로 막힌 장벽 때문에 바다로 수영을 하여 구럼비 바위에서 기도를 하고 돌아오시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송강호 박사라는 분인데 나이가 쉰넷(58년생)입니다.

그런데 9월 말부터 이분이 바다에 뛰어들면 해군 SSU가 같이 수영을 하면서 송강호 박사를 감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송강호 박사 이야기에 따르면, 명목은 송강호 박사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수영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인명구조대로 수 차례 내려치고 "아!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답니다. 그리고 먼 바다로 강제로 끌고 가서 그들이 말하는 장난(뒷목을 잡고 바다로 끌어당기기)질을 하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해안가로 끌고왔다고 합니다.

10월 3일에는 더 심했습니다. 바다에서 수영하는 사람의 오리발 뺏는 것은 기본이고(이건 아주 위험한 행위입니다) 더 이상 장난질을 하면 촬영하겠다고 하자 한 번 해보시라고 조롱했다고 합니다. 송 박사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다가와서 주먹으로 구타하고 카메라를 빼앗아 바다에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한 번 찾아서 고소하시지 그래. 우린 헌병대에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SSU의 활동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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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저녁 펜스 위로 고개를 내밀고 "들어가도 돼요?"라면서 물어보는 일단의 대학생들에게 "이리로 내려와라"라고 말하고는, 펜스를 넘어가자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안 보이는 구석으로 끌고 가서 교육 좀 시켜라"라면서 공공연하게 대학생들을 구타했습니다. 여학생 한 명은 실신하였고, 남학생 네 명은 심각한 부상을 당하였습니다.

항의하는 남학생들에게 이를 갈면서 얘기했다고 합니다.

"신고해보시지. 전역하면 갈아 마신다."

이것이 대체 어느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입니까? 

제주해군기지 사업단의 공식입장 발표

"제주해군기지 펜스를 넘어 무단침입한 대학생 ○○○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 '해군이 폭행을 했다' '무릎을 꿇게 했다'라고 하였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해군장병 누구도 물리적 폭력이나 폭언을 행사한 바 없습니다. 오히려 무단 침입한 대학생들이 해군장병에게 폭행과 폭언을 행사하였으며 이는 서귀포경찰서의 조사과정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사업단의 공식입장입니다. 그래서 서귀포경찰서의 한 경찰관에게 문의해보았습니다.

"조사과정의 내용을 해군 측에도 통보하거나 해군 측이 입회합니까?"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다음은 서귀포경찰서의 공식적인 보도자료입니다.

"서귀포경찰서에서는 해군관계자 및 체포된 15명에 대하여 조사 중에 있으며,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검찰과 협의하여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경찰조사를 검찰보다 먼저 보고받는 모양입니다. 아니면 조사 방향을 정해주고 싶은 것일까요? 실제로 연행자에게는 폭행죄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조작으로 발표하는 버릇은 아주 안 좋은 버릇입니다.

문제의 근본을 외면하고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핵심 문제는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폭력사건의 연속성입니다. 지난 6월 해상에서 일어난 현역 군인의 민간인 폭행사건에 대하여 국회에서 국방부 차관이 진상조사를 약속하고 엄정한 대처를 천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군인의 민간인 폭력은 점점 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인에 대한 군대의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군대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폭력집단'입니다. 이 '폭력집단'에 대한 통제의 정도가 바로 민주주의의 척도입니다. 군대의 폭력성은 극도로 통제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피해는 평범한 민간인들에게는 치명적인 수준가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해군기지가 만들어낸 갈등이 이제는 군대와 민간인의 대림과 적대적 감정으로까지 번져가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자랑스럽게 키워낸 특수부대가 민간인을 패고, 일부의 사람들을 차라리 죽여라라고 악다구니합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이런 상황이 단지 해군기지를 반대하지 않았으면 없었을 문제였을까요? 차라리 해군기지를 제대로 진행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문제이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흔히 문제의 근본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문제의 근본은 1조 원짜리 사업을 놓치고 싶지 않은 해군의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해군기지를 비롯한 국방의 목적은 미래의 가치의 수호에 있습니다. 현역 장성들의 명예나 군대에 얽메이는 업자들의 이익에 있지 않고 국가의 미래와 가치의 증대에 있습니다. 결국 국민들이 합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10월 4일 제주도의회에서는 20여 일간의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물로 '해군기지는 명백하고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음을 확인하고, '해군기지 전면재검토 건의안'을 채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