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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슨 아트킨스미술관 경내에 있는 캔자스시티 조각공원의 셔틀콕(Shuttlecocks, 1994) 조형물.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와 고 쿠제 반 브루겐(Coosje van Bruggen)의 공동 작품이다.
넬슨 아트킨스미술관 경내에 있는 캔자스시티 조각공원의 셔틀콕(Shuttlecocks, 1994) 조형물.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와 고 쿠제 반 브루겐(Coosje van Bruggen)의 공동 작품이다. ⓒ 김연옥

캔자스시티(Kansas City)는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Missouri)에서 세인트루이스에 버금가는 제2의 도시로 캔자스주의 캔자스시티와 인접해 있다. 마침 올여름 한 달 동안 스프링필드(Springfield)에 위치한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있던 터라 운 좋게도 캔자스시티 주말여행을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지난 8월 13일, 캔자스시티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먼저 시티마켓(the City Market)을 둘러보기로 했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에 조성된 재래시장으로 일 년 내내 하루도 쉬는 날이 없는 곳이다. 싱싱한 농산물을 비롯하여 이것저것 생활에 필요한 여러 물건들을 살 수 있어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매우 흡사하다. 우리나라 대형 할인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무료 시식 코너를 이곳서 발견하고서는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

 캔자스시티의 재래시장인 시티마켓(the City Market)에서. 우리나라 대형 할인점에서 볼 수 있는 무료 시식 코너가 있어 재미있었다.
캔자스시티의 재래시장인 시티마켓(the City Market)에서. 우리나라 대형 할인점에서 볼 수 있는 무료 시식 코너가 있어 재미있었다. ⓒ 김연옥

시티마켓서 나와 아일랜드식당으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넬슨 아트킨스미술관(the Nelson-Atkins Museum of Art)을 찾았다. 나는 혼자서 넬슨 아트킨스미술관(the Nelson-Atkins Museum of Art) 경내에 있는 캔자스시티 조각공원(the Kansas City Sculpture Park)으로 곧장 나갔다.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와 고 쿠제 반 브루겐(Coosje van Bruggen)의 공동 작품인 셔틀콕(Shuttlecocks, 1994) 조형물이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스웨덴 스톡홀름 출생인 클래스 올덴버그는 팝 아트(Pop Art)의 대표적인 작가로 립스틱, 빨래집게, 아이스크림, 스푼, 체리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그의 부인 쿠제 반 브루겐은 공동 작업을 함께한 인연으로 1977년에 결혼했고, 그 후로도 공동 작품을 계속 선보였다. 우리나라 청계천 입구에 있는 스프링(Spring, 2006) 조형물 또한 그들의 공동 작품이다.

 우리나라 청계천 입구에 있는 스프링(Spring, 2006) 조형물을 만든 클래스 올덴버그와 고 쿠제 반 브루겐의 공동 작품, 셔틀콕(Shuttlecocks, 1994).
우리나라 청계천 입구에 있는 스프링(Spring, 2006) 조형물을 만든 클래스 올덴버그와 고 쿠제 반 브루겐의 공동 작품, 셔틀콕(Shuttlecocks, 1994). ⓒ 김연옥

 캔자스시티 조각공원에서.
캔자스시티 조각공원에서. ⓒ 김연옥

  
  ⓒ 김연옥

배드민턴공인 셔틀콕을 아름다운 미술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였다는 것이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얀 구름이 꿈꾸듯 떠가는 하늘 아래 배드민턴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초록빛 잔디밭에서 미술관 건물을 네트 삼아 셔틀콕을 이쪽저쪽으로 주고받는 경쾌한 동작마저 느껴져 즐거웠다.

넬슨 아트킨스미술관은 캔자스시티의 유명한 쇼핑가인 컨트리클럽 플라자(Country Club Plaza)에서 동쪽으로 세 블록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우리 일행은 이내 플라자를 향했다. 이곳은 15블록으로 이루어진 쇼핑 지구로 120개가 넘는 상점과 수십 개의 고급음식점들이 모여 있어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쇼핑과 맛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다.

 캔자스시티의 유명한 쇼핑가인 컨트리클럽 플라자(Country Club Plaza)에서. 
캔자스시티의 유명한 쇼핑가인 컨트리클럽 플라자(Country Club Plaza)에서.  ⓒ 김연옥

 컨트리클럽 플라자에는 예쁜 분수들이 많다.
컨트리클럽 플라자에는 예쁜 분수들이 많다. ⓒ 김연옥

  
  ⓒ 김연옥

개인적으로 플라자를 여느 쇼핑 지구와 차별화하고 싶은 주된 이유는 예쁜 분수들이 많다는 거다. 한마디로 이곳은 낭만적이면서 예술적인 상업 지구라 할 수 있다. 쇼핑 거리를 걸으면서 저마다 다른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분수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참으로 쏠쏠하다. 어떻게 생각하면 고차원적인 판매 전략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업과 예술이 이렇게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다면, 그저 장삿속이라고 가볍게 말을 내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분수대에서 피로를 풀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더러 눈에 띈다. 나는 컨트리클럽 플라자를 탄생시킨 니콜스(J.C.Nichols)를 기리는 분수 (J.C.Nichols Memorial Fountain)로 갔다. 플라자에서 규모가 가장 큰 분수이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온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신랑의 들뜬 모습이 내 눈길을 끌었다. 우습게도 들러리를 선 듯한 친구들이 더 신나 보였다. 덩치 큰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청년의 얼굴에도 편안함이 느껴졌다.

 컨트리클럽 플라자를 탄생시킨 니콜스(J.C.Nichols)를 기리는 분수이다.
컨트리클럽 플라자를 탄생시킨 니콜스(J.C.Nichols)를 기리는 분수이다. ⓒ 김연옥

 니콜스 기념 분수 (J.C.Nichols Memorial Fountain)에서.   
니콜스 기념 분수 (J.C.Nichols Memorial Fountain)에서.   ⓒ 김연옥

캔자스시티 하면 지금도 나는 '경쾌함'이란 단어가 함께 떠오른다. 캔자스시티 조각공원의 셔틀콕과  컨트리클럽 플라자의 예쁜 분수들이 생각나서다. 라켓이 배드민턴공을 잘 날릴 때 시원스럽게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피곤한 몸과 지친 마음을 적셔 주는 물줄기의 경쾌한 리듬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셔틀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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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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