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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교육청이 만든 '2011학년도 중등 창의·서술형 평가 연구 동아리 운영 계획서'.
 경기교육청이 만든 '2011학년도 중등 창의·서술형 평가 연구 동아리 운영 계획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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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이 연말에 초중고 교사 동아리를 급조하도록 한 뒤, 한두 달 만에 평가문제를 만들도록 해 '졸속'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서술형 평가 30∼60문항을 만든 동아리에게는 1000만 원 가량씩 모두 7억 원의 돈을 주기로 해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창의·서술형 평가 연구 동아리 계획 살펴보니

29일 경기교육청은 '2011학년도 중등 창의·서술형 평가 연구 동아리' 공모를 마감했다. 기본계획을 지난 15일 마련한 교육청이 3일 뒤인 18일부터 동아리 공모를 시작한 지 11일 만이다. 

도교육청에서 만든 동아리 운영계획서를 보면 중등 18개 동아리는 각각 15∼20명의 교사들로 구성하며 오는 12월 9일 서술형 평가 연수를 받게 된다. 이어 두 달여 만인 내년 2월 6일까지 평가 문제 30문항 이상을 내도록 했다. 해당 동아리에게는 1000만 원씩을 지원한다.

지난 10월 14일 공모 결과를 발표한 '2011학년도 초등 창의·서술형 평가 연구 동아리'도 한 달여 만인 11월 말까지 동아리마다 평가 문제 60여 문항을 초안 형태로 제출했다. 최종안은 중등과 비슷한 시기인 2월 초에 제출한다. 초등은 모두 50여 개 팀인데 한 동아리마다 30여 명으로 구성됐다. 역시 해당 동아리에게는 1000만 원씩을 지원하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한 문항별 지원액은 중등은 33만 원 꼴이고 초등은 16만 원 꼴이다. 도교육청 교육비특별회계 관련 지침을 보면 주관식 서술형 문제의 경우 한 문항마다 9000원(과목당 4만5000원으로 규정했는데 과목마다 평균 5문항임)을 초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동아리에 지원하는 출제비는 관련 지침 대비 중등은 37배, 초등은 18배다.

도교육청의 계획에 대해 일선학교 일부 교사들은 "전형적인 퍼주기 특혜 예산"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지역 한 고교 교사는 "바쁜 연말 학생 평가기간에 동아리를 급조하라는 것도 그렇고, 한두 달 만에 뚝딱 30문항을 만들면 1000만 원이란 거금을 주는 것도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연말이라 동아리 급조도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기존 교장이 회장인 교과교육연구회가 이름만 바꿔 동아리로 응모한 경우도 수두룩할 것"이라면서 "이들 교육청 주변 인사들을 퍼주기 위한 예산 편성 의혹이 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도교육청에는 66개의 교과교육연구회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1개 연구회에서 교장과 교감, 장학관, 장학사 등이 회장을 맡고 있다.

경기교육청 "계획 늦었지만... 실비와 컨설팅비도 포함된 것"

학기말 급조 동아리 논란에 대해 도교육청 교수학습지원과 관계자는 "올해 3월에 했으면 좋았겠지만 계획이 늦게 나와 추경 예산도 늦게 편성되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두 달 만에 충실한 문항 출제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성의만 있으면 4박5일 작업해도 충분히 출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혜성 예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도교육청 교수학습지원과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문항 출제만이 아니라 공동 작업을 위한 실비와 컨설팅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특혜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기교육청 초중고 전체 교사 8만5822명을 대상으로 한 자율연수 지원비 예산은 한 해 15억 원이다. 한 명마다 1만7000원인 셈이다. 현재 일선학교에서는 연수를 받은 뒤 연수비를 지원받지 못해 발을 구르는 교사들이 상당수가 있다는 게 이 지역 교사들의 설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경기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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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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