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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도클럽 회장 박정숙씨.
여도클럽 회장 박정숙씨. ⓒ 정태인
날씨가 급격히 내려갔던 지난 8일 서울 워커힐 한강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여도클럽 박정숙 회장은 차디찬 강바람을 귓전으로 흘리며 배꽃처럼 해사한 얼굴로 나타났다. 그는 복지관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하다가 10여 년 전에 서울강남의 여도클럽에 입회해 작년부터 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그는 회장 2년차에야 라이온스클럽에 대해 이해의 폭을 조금 넓힐 수 있었다며 "밖에서 보면 먹고 노는 클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양한 봉사가 이루어지며 헌신적인 봉사자가 많은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여도클럽은 압구정동 스포츠클럽의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수도클럽의 스폰서로 설립되었으며 아직도 챠터멤버 30% 이상이 클럽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모범클럽이다. 현재 회원수는 52명이며 전임회장과 선배들이 봉사와 클럽활동에 솔선수범해 별 어려움 없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자신이 복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알뜰봉사-'점심값, 행사비 아껴서 봉사'

회장주제를 묻자 "알뜰봉사"라며 "점심값과 행사비 아껴서 모은 돈과 선후배들이 앞다투며 기탁해준 헌금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알뜰살림을 지도해주고 있는 안효경 전회장님과 '클럽 맘'처럼 늘 후배들을 포근히 감싸 안으시는 박매자 전회장님, 또한 클럽의 영원한 멘토이신 정귀자, 김맹희, 이혜숙 전회장님이 계셔서 봉사가 즐겁습니다."라고 말했다. 

나이든 수녀님이 할머니를 모시며 살아가는 '요셉의 집'과 장애인 목사님이 운영하는 '나눔의 집'이 여도클럽의 고정 봉사처이다. 이곳의 수녀님과 목사님은 물품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작년보다 금회기 회원영입이 어렵다고 말하는 박 회장은 "저희 클럽은 신입회원이 입회하면 6개월 정도를 관심을 갖고 멘토링을 하다가 확신이 서면 협회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며 무분별한 입회보다는 회원유지와 멘토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회기 들어 '생산성 있는 봉사'에 관심을 두고 고아원 지원사업과 장학금 봉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추석봉사로 고아원에 가서보니 "생활이 어려운 엄마들이 3개월만 봐달라고 맡겨놓고 안온다고 하더군요"라며 어린이 학자금 봉사를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다.

마음약해 어려운 사람 그냥 지나치지 못해

박 회장은 "타클럽은 연세든 회원들이 많아 화합이 어렵다고 하던데 우리 클럽은 오히려 더 잘되고 있어요. 봉사정신이 투철한 선배들이 점심값 아끼고 집안에 애경사 있으면 감사 봉사비를 내어놓아 회장하기가 너무 수월합니다."며 클럽자랑을 했다.

봉사철학을 묻는 기자에게 "뭐 그런 것은 없고요. 마음이 약한 편이어서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런 마음 씀씀이는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남편의 영향을 받았다. 남편 오금진씨는 (주)서진무약/제화당한의원 원장으로 (사)한국한약도매협회 회장이며 광진문화원 원장으로 한때는 봉사단체에서 활발한 클럽활동을 한 전력을 갖고 있다.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은 결혼 후 가업을 이어서 (주)서진무약에 근무하며 막내만 아직 미혼이다.

자녀 중에도 봉사인의 길을 걷고 싶어한다면 권하겠다고 말하는 박 회장은 인터뷰 내내 밝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귓가로 전해지는 날카로운 북풍의 윙윙거림도 앞에 앉은 해사로운 봉사인의 가슴속 온기에 녹을 듯했다.


#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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