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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1차 공천자 발표를 하루 앞둔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의 공천 면면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의 '도덕성' 공천을 강조하는 한편, 경쟁자인 민주통합당의 흠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각에서 공천 작업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민주통합당처럼 현역의원에 모두 공천을 주고 비리·부정혐의로 재판 중인 분까지 공천했다면 우리도 빨리 (공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어 "국민들이 정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정치인의 부정·비리 문제"라며 "새누리당은 기소되기 전 단계라도 나름대로 문제를 파악해 문제가 없을 경우에만 공천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잡았기 때문에 (공천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이 공천한 인사를 노골적으로 거론하며 '부도덕 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처럼) 저축은행비리와 관련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도 공천받고 저축은행비리로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도 공천받는 식이라면 우리도 굉장히 빨리 할 수 있다"며 "도덕성이 이번 공천심사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임 사무총장은 자신의 전 보좌관 곽아무개씨가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1억여 원을 받은 것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임 사무총장은 곽씨의 금품수수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 등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3일 기소됐다.

 

권영세 "민주당의 오만한 공천, 국민이 가만히 안 볼 것"

 

권 사무총장은 간담회 이후에도 "민주통합당이 굉장히 오만하게 가고 있다, 정치탄압과 아무 관계 없는 비리 혐의자를 아주 당당하게 공천하는데 국민이 이를 가만히 보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한미FTA 관련 사상검증식의 편향적인 공천방식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듣기론 민주통합당이 두 분의 대통령 중 노무현 대통령 관련 질문만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공천결과가 열린우리당의 재판"이라면서 "국민들이 과거 한나라당에 실망했듯 그런 야당에는 힘을 안 실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공천위의 특정계파 편향성'을 비판했던 정두언 의원도 민주통합당 공천에 대해 쓴소리를 더 했다.

 

정 의원은 "민주통합당에 과거 친노세력이 다시 부활해 당을 장악하고 있다"며 "스스로 폐족이라 했던 이들이 왜 국민의 심판을 받았는지 참회하고 반성하긴커녕 마치 점령군인양 행세하면서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설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야당 대표인 한명숙씨는 금전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면서 돈 문제로 실형받은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하는 등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면서 "이런 정당이 여당을 상대로 도덕성 운운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부산 중·동구에 공천을 신청한 손숙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공천, 감동이 하나도 없다"면서 "새누리당이 쇄신만 잘하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 공천은 한 마디로 친노 살리기 프로젝트"라며 "죽었던 탄돌이 다시 살아오다?"라고 반문했다.

 

민주통합당 "정치검찰의 야당 탄압이었다... 자기 집이나 신경쓰지"

 

 

민주통합당 측은 "새누리당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민주통합당은 임 사무총장 등의 공천에 대해 "재판 중인 사건의 경우, 무죄 추정의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세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의 성격이 있었던 점을 감안했단 얘기였다.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백원우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정치검찰이 야당에게 가한 탄압에 상당 부분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새누리당 내의 얼기설기 얽힌 부분부터 잘 풀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경민 대변인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남의 집에 신경쓸 게 아니라 자기 집 일이나 신경을 잘 썼으면 좋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전방위적 공세로 인한 부담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1, 2차 공천결과를 놓고 당 안팎의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통합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위원장 남윤인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9대 총선 공천의 키워드는 정체성·쇄신공천·여성공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모습은 정체성도 모호하고 쇄신은 안 보이고 여성은 없다"며 "여성 15% 의무공천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과 강남을 공천권을 놓고 경합 중인 전현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직 대선후보인 정 전 최고위원을 강남을에 전략공천하게 되면 정치권의 전관예우나 다름 없다"면서 "법조계의 전관예우를 금지하고자 하는 민주통합당이 정치권의 전관예우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재차 경선을 요구했다.


#4.11 총선#새누리당#임종석#민주통합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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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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