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공천위)가 여론의 비난을 초래한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봉화 원장 공천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었다는 한 공천위원의 발언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21일자 <문화일보>에 따르면, 새누리당 공천위의 한 위원은 "이 원장은 공천위에서 추천된 게 아니라 청와대에서 넘어온 명단에 들어 있었다"며 "공천위 내에서 반대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무적 사안이고 청와대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공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공천위에서 이 원장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지만 청와대는 (이 원장을) 교체하지 않고 오히려 '청와대에서 준 명단이 아닌 사람은 청와대 몫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당을 압박했다"면서 "이는 청와대 정무수석에 의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원장에 대해선 지난 2008년 '쌀 직불금 수령'이 문제가 돼 보건복지부 차관에서 물러난 일도 공천 부적격 사유로 거론됐고, 최근엔 개발원 부하직원들에게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돈을 걷어쓰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후원금을 내도록 종용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 원장 공천은 취소가 됐지만, '대체 이런 이상한 공천을 누가 했느냐'는 비판이 빗발쳤고, 당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우뚱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공천 개입이 이봉화 공천의 이유'라는 한 공천위원의 항변이 나온 것이다.
"공천위 내 반대 많았지만 청와대와 갈등 최소화 위해 공천"
그러나 '청와대 공천 명단' 발언이 최근 이달곤 정무수석의 '잘못 배달된 공천 축하 문자메시지'에 연이어 나왔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공천 개입의혹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김유정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공개한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의 공천 축하 문자메시지에서 이 장관은 공천 축하인사와 더불어 새누리당의 공천위원 3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인사할 것을 권유했다. 또 원래 문자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대상이 김유정 대변인과 이름이 비슷한 김희정 새누리당 부산 연제구 후보가 아니냐고 유추되면서 9일 발표된 김 후보의 공천 사실을 이 수석이 하루 전에 미리 알았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잘못 배달된 문자 메시지'에 대해선 "기자들이 아는 정도로만 정보를 입수했을 뿐 결코 공천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공천위는 공천작업 막바지에 '한미FTA 전도사'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4대강 사업 책임자'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 등 핵심 MB정책 추진 인사들을 공천했고, 비대위가 'MB노믹스' 입안자로 지목해 공천 재의를 요구한 이만우 고려대 교수의 공천도 재의결해 공천에 대한 청와대 개입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