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후보 순위 선정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칩거에 들어갔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가 심대평 대표의 간절한 호소에 마음을 돌렸다.
이회창 전 대표는 29일 오후 4·11총선 선거운동 첫날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대전지역 후보자 합동 거리유세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가 정치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21일 이후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총선 자유선진당 명예선대위원장 자리도 '사의'를 표했었다. 이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심대평 대표는 지난 25일 선대위 발대식 자리에서 이 전 대표가 다시 이 자리에 나와 줄 것으로 믿는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결국, 심 대표의 눈물어린 호소는 얼어붙은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녹였고, 선거운동 첫날 대전의 한복판인 으능정이 거리에서 심 대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백의종군 하겠다"며 자유선진당에 힘을 보탰다.
"새누리당, 거대한 의석 가졌지만 뇌 없는 공룡"
이 전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다시 한 번 여러분께 호소 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섰다, 지금 우리는 두 골리앗을 상대로 싸우는 다윗과 같은 작은 정당"이라면서 "이번에도 대전 시민 여러분의 그 뜨거운 애정과 사랑으로 다시 한 번 두 골리앗을 멋지게 꺾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지금 이 나라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두 거대 정당이 국회를 망치고 나라의 미래를 망가트리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170석 넘는 거대한 의석을 가졌지만, 뇌가 없는 공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얼빠진 정당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더니 내부에서는 친노 세력에, 외부에서는 통합진보당에 붙들리고 말았다"면서 "민주당은 북한과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있다, 해적기지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있다, 이런 민주당에게 표를 주어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나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대전에 와서 자유선진당은 작아서 일 못하니 큰 당을 뽑아달라고 말한다, 그러한 정당은 그야말로 정신 빠지고 간, 쓸개 빠진 정당"이라고 비난하고 "이번 총선에서 우리 자유선진당 후보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당선되어 대전 시민 여러분과 충청도,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열심히 뛰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심대평 대표도 "지금 자유선진당이 죽어나가고 있다, 자유선진당이 죽어나가면 그 다음에 그 서러움은 누가 받겠는가, 충청인 여러분이 받는 것"이라면서 "선진당의 존재는 지역의 차별을 없애고 충청이 차별받지 않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 자유선진당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가슴을 찢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 선진당이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당의 결집력을 이끌어내지 못한 심대평의 잘못이 크다"며 "그러나 심대평을 죽이지 않으실 것을 믿는다, 심대평과 함께 충청을 살려주실 것을 충청인, 대전시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다시는 차별받지 않는 충청, 다시는 멍청도 소리 듣지 않는 충청, 다시는 핫바지 소리 듣지 않는 충청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며 "저 심대평이 여기 와 계신 이회창 대표님과 함께 반드시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날 첫 합동유세에는 이회창, 심대평 두 전현직 대표를 비롯해 변웅전 최고위원, 박선영 의원, 문정림 대변인, 임영호(동구), 권선택(중구), 송종환(서구갑), 이재선(서구을), 송석찬(유성구), 이현(대덕구) 후보, 당원 및 선거운동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