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반값등록금 투쟁을 시작으로 대학 전역에 불 붙은 전체학생총회가 올해 들어서까지 그 열기를 식히지 못한 채 연일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체학생총회란 모든 학생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일정 정족수 이상 모여 학내의 중대한 사항을 논의하는 최고의결기구이다. 대학내 만연한 개인주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 전체 학생의 1/10 내지, 1/5이 모이는 총회를 성사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평균 1000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등록금을 비롯해, 올들어 각 대학들이 여론의 뭇매를 못이겨 2~3% 생색내기용으로 등록금을 인하하였다는 점 뿐만 아니라, 작년 연말 여러 유수의 대학들이 회계장부를 조작해왔다는 사실 등이 들어났고, 각 대학이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채 학과구조조정과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1년부터 지속되어온 전체학생총회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2011년부터 불어온 대학가의 전체학생총회 열풍!
작년의 경우 반값등록금이 크게 이슈화되면서 지방,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전체학생총회가 개최되었다. 청주대, 인천대, 조선대, 충북대, 부산대, 영남대, 경원대, 카이스트, 대구대, 인하대, 우석대 등이 총회를 성사시켰다. 특히 영남대는 4326명을 모아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이어 부산대는 재학생의 1/4이 넘는 5440명의 학생들이 모여 학교에 등록금을 비롯한 학생들의 요구사안을 전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고려대, 이화여대, 서울대, 한성대, 성균관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서울시립대, 서강대, 숭실대, 단국대 등 서울 소재의 대학들도 잇따라 전체학생총회를 성공시켰다. 특히 서강대는 무려 22년 만에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켜 당시 고공행진 하던 등록금 인하를 의결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011년 30여 개 대학이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한 반면, 동아대, 전남대, 강원대, 건국대, 세종대, 동국대의 작년 전체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실패했다.
2012년 각 학교의 전체학생총회의 움직임은?2012년 해가 바뀌었지만 전체학생총회를 실시하거나 성사하시키는 학교는 더욱 늘고 있다. 중앙대와 동국대의 경우 학과구조조정 투쟁이 있었으며, 서울대의 경우 법인화 반대 투쟁이 있었다. 무엇보다 등록금이 절반으로 대폭 인하된 시립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학이 2~3%의 궁색맞추기 등록금 인하의 '꼼수'를 부려 올해 역시 3, 4월에 집중해 각 대학 별로 전체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올 들어 3월에만 22일 아주대, 27일 영남대, 28일 덕성여대, 29일 대구대, 30일 숙명여대 등이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특히 15일에는 작년에 총회 성사에 실패한 건국대가 총 165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12년 만에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건국대는 이 자리에서 등록금 추가 인하와 교양과목이 37개나 준 점을 성토하며 학교측에 압박을 가했다.
4월 4일 동국대 전체학생총회가 분수령 될 듯4월에는 경북대와 동국대 전체학생총회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동국대가 전체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최장훈 총학생회장과, 조승연 부총학생회장은 작년 말 부터 진행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했다가 징계(무기정학) 상태에 처해있다.
학교 측은 처음 징계로 퇴학 처분을 내렸으며, 이후 재심의를 거쳐 무기정학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학생들이 투표로 뽑은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을 무기한 정학 처분을 내린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동국대는 2012년 1학기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학생 대표 측에 총학생회장이 아닌 총여학생회장을 대리로 출석시켜 동롬금을 책정시켜 버렸다. 그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가장 심하게 학생 자치권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국대 총학생회가 4월 4일 전체학생총회를 준비하자 위기감을 느낀 학교는 여러 방면에서 전체총학생회 성사를 방해하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동대신문은 3월 26일자 신문에서 <총학생회 비정상적인 운영, 해결책은 없는가>를 1면 헤드라인으로 다룬 것을 비롯해 총 3개 지면에 걸쳐 총학생회에 대한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시켰다. 동대신문은 설문조사를 통해 동대 학생들이 학생회 운영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여론조사의 대상은 1만 3685명의 학생 중 고작 5%도 채 안되는 678명을 근거로 했을 뿐이다.
또한 학내 주요사안을 안내할 2면에는 총학생회 재선거 하라는 기사만 크게 타이틀을 붙여놓고 있을 뿐, 1만3000명의 동국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체학생총회에 관한 기사는 구석에 배치, 움직임 정도로 축약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 측은 갑작스럽게 '클린정책'이라며 총학생회에서 제작해 붙인 전체총학생회를 알리는 선전물들과 플래카드를 제거했다.
동국대가 과연 오는 4일 학생들 스스로의 의지와 결속으로, 제적인원의 1/5에 이르는 2600여 명이 모여 10년 만에 학생자치의 가장 큰 상징으로 여겨지는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킬지 여부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동국대 전체학생총회는 4월4일(수) 18:00 만해광장에서 열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