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꽃 잔치가 열리는 4월입니다. 꽃구경은 좋은데 사람들 구경하려니 불편합니다. 전남 여수가 총선 후보들의 진정과 고소로 '잔인한 4월'을 맞고 있습니다. 4.11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전남 여수갑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성곤 후보가 '여사무원 취업비리 진정 사건'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강용주, 무소속 김충조 후보 그리고 기자 2명을 명예훼손으로 여수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김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진정인인 주모씨에 따르면 김모씨에게 돌려받지 못한 잔여채무를 받기 위해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 전 시의원이 진정서 작성을 실질적으로 대신 해주었고 제출일자도 상의했다"며 "이는 치밀한 기획에 의한 폭로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 후보측은 "이 사태에 대한 언론의 보도 양태를 보면 폭로 기획자와 기자 간의 커넥션이 제기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통합진보당 강용주 후보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강용주 후보 "중앙당 차원에서 문제 제기하겠다"강 후보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곤 후보는 얼마 남지 않은 선거 일정을 염두에 두면서 이런 정치적 술수를 부리고 사건을 물타기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선거 이후 법적,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강 후보는 또 "주모씨와의 녹취파일이 존재한다. 이 녹취파일에 주모씨와 윤모씨 간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돈 거래 내용이 있다"며 "선거 당락과 관련 없이 선거 이후 중앙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곤 후보 측은 여수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덟 명의 후보 중 왜 굳이 강용주, 김충조 두 후보만 고소했을까요? 김 후보 측에 이유를 물으니 "상대적으로 강자이기 때문"이랍니다. "군소후보까지 다 걸고넘어지면 선거판이 옹색해지고 혼탁해지기 때문에 두 후보만 고소했다"고 말합니다. 덧붙여 "나머지 후보들도 경각심을 갖게 됐을 것"이랍니다.
한편, 김 후보 측은 지난 6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최초 진정서를 제출한 주모씨를 고소했습니다. 이로써 이번 취업비리 진정 사건으로 고소된 사람은 다섯 명으로 늘었습니다. 화려한 사월이 왔는데 선거후에도 경찰 조사로 여수가 한바탕 몸살을 앓을 듯합니다.
덧붙이는 글 | 황주찬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