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금촌가는 길에 종묘상에 들렸습니다. 가게 앞에 놓인 파릇한 상추와 적겨자가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한 포기에 200원씩, 상추 2포기, 적겨자 2포기, 도합 800원치의 모종을 샀습니다.
제 수염을 보고 웃는 농부의 순박한 웃음은 덤으로 가슴에 담았습니다.
예전에 신다가 뒷굽이 터져서 신지 못한 저와 처의 흰고무신에 흙을 담고, 네 포기의 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집 밖은 아직 차기 때문에 그것을 햇볕이 잘 드는 서재의 창가 바닥에 두었습니다.
하루에 한번 물을 주는 것과 수없이 눈길을 주는 것 외에는 정성을 들인 것이 전혀 없음에도 무난히 활착이 되어 잎이 쑥쑥 자랐습니다. 네 포기의 상추와 적겨자를 바로보고 있으면 마치 제가 농부라도 된 듯 뿌듯했습니다. 집안에 초록의 생명이 자란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 한 느낌입니다. 서재에서의 영농, 게으른 제게 가장 적합한 영농법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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