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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진포 별장 지대 속으로 화진포 '이승만 대통령, 김일성, 이기붕 부통령' 별장을 'DMZ 박물관과 통일 전망대 팸투어 2일차 관람을 하며 찍은 동영상을 소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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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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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좋은 풍경도 내 집만 못해 지난 2003년 12월 24일 북한의 금강산 관광을 떠날 때 동해 기슭에 우뚝 선 '금강산 콘도'에서 북한 입국 서류를 작성할 때 저토록 아름다운 풍경이 함께하는 금강산 콘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부러운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뜻밖에 'DMZ 박물관과 통일전망대' 팸 투어 (2012.5.12) 하루 일정을 마치고 뜻밖에 우리 일행이 '금강산 콘도'에서 1박을 한다며 DMZ 관광 (주) 유재성 대리는 내 나이를 배려해 풍경이 아름다운 바닷가 쪽 방을 배정해주어 부푼 기대를 하고 '금강산 콘도'에 투숙하니 싱그러운 바닷바람과 함께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낭만적이다.
그러다 보니 우스갯소리로 '일어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더니 이 아름다운 풍경이 함께하는 여행지에 아내와 함께 오지 못하고 나 홀로 온 것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아쉬움이 남지만 모처럼 나에게 주어진 오붓한 여행의 기회를 최대한 기쁘고 즐겁게 보내리라 다짐을 하며 한두 시간 보내다 보니 입실할 때 기대했던 기대와 달리 바다풍경이 너무 단조로와 무료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다 한방을 쓰게 된 '룸메이트[roommate]'와 나이 차도 크고 처음 대하는 만남이다 보니 조금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은 스마트폰에 열중이고 난 텔레비전 시청만 하다 그도 시들해져 일찌감치 잠을 청해 보지만 위층에서 쏘아대는 '불꽃놀이' 폭죽 소리에 모처럼 동해안 여행의 밤을 꼬박 선잠으로 설치고 말았다.
화진포 설화 이야기에 감동하다아침 일찍 창문을 열고 바닷가를 내려다보니 벌써 일부 관광객들이 바다 어디선가 떠밀려온 미역 줄기 부스러기를 채취하느라 세차게 밀려오는 파도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미역 줄기 채취 경쟁이라도 하듯 큰 비닐봉지와 자루에 가득 채워 자동차로 나르고 있다. 그런데 이중 현지 주민은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할머니 말씀으로는 저런 미역은 말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채취하지 않는다며 할머니는 얇은 미역만 골라 따고 계신다.
아침을 금강산 콘도 한식당에서 먹는데 우거지 해장국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오랜만에 시골 밥상 같은 아침을 맛나게 뚝딱 해치우고 우리는 팸 투어 2일 차 일정에 따라 "화진포"로 향한다. 화진포 해수욕장은 군사 통제지역으로 묶여 있다가 1973년에 개장되었다.
"화진포 설화" 옛날이 마을에 "이화진"이란 부자가 살았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인색하고 인심이 고약했다. 어느 날 스님이 시주를 왔는데 곡식 대신 소똥을 퍼주었고, 스님은 소똥을 들고 말없이 돌아서 나갔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며느리가 얼른 쌀을 퍼서 스님께 드리며 시아버지를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스님은 시주를 받으며 "나를 따라오면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뒤를 돌아보지 마라"라고 했는데 며느리는 고총 고개에 이르러 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돌아보니 이화진이 살던 집과 논밭은 모두 물에 잠겨 호수가 되어 있었다. 며느리는 애통해하다. 그만 돌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착한 심성을 가진 며느리의 죽음을 고총 서낭신으로 모셨는데 이후로 농사도 잘되고 전염병도 사라졌다고 한다. "화진포"는 이화진의 이름 "화진"에서 유래 되었다. 지금도 청정한 날에는 화진포 가운데에 잠겨 있는 금방아 공이에서 누런 광채가 수면에 전해진다고 한다. (며느리 비문 발췌)
화진포 호수 주위에 피는 아름다운 해당화가 고성군의 꽃이 되었다고 한다 화진포는 동해안 최대의 호수로 둘레가 약 16㎞나 되며 명사십리(明沙十里)에 버금가는 경치를 이루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조개껍데기와 바위가 부서져서 이룩된 이 호수는 잉어 등 민물고기와 도미·전어와 같은 바닷물고기가 많아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다. 넓은 백사장과 아름다운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여름철에 피서객이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화진포에는 "이승만 대통령, 김일성, 이기붕 부통령" 등 세 분의 별장이 있다. 우리는 먼저 "이승만 대통령 별장"을 찾았다. 입구에 도착하니 고성군에서 'DMZ 박물관 통일전망대' 팸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한 우리에게 화진포 안내를 위하여 "함지수"란 문화 해설사 분을 보내 주셨다 그런데 이분 억양이 영락없는 북한 말씨로 해설하시며 유머를 섞어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해설을 잘 해주시는지 인상적이다.
난 혹시 북한에서 월남하신 분인가 짐작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 강원도 고성지방 말씨가 북한말투와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작은 나라 안에도 이렇게 다양한 말씨가 있는데도 몰랐던 내가 바보 같다. 그러다 보니 전날 팸 투어 "DMZ 박물관, 통일전망대" 일정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일정을 마쳤는데 이날은 아침부터 울창한 소나무 숲 피톤치드 향기 속에 시종일관 웃음꽃이 함께하는 가운데 '이승 대통령 별장'을 하러 간다.
화진포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에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은 '한지수 씨'의 해설에 의하면 일제가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원산에 있던 외국인 휴양촌을 화진포로 강제로 옮기게 했다. 서울YMCA 학감이던 1911년 처음 이곳에 들렀던 이 전 대통령은 1954년 현재 별장 건물의 위쪽에 있는 이승만 기념관 자리에 단층 건물로 별장을 지었다.
십년 세도 없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 없어
그 후 별장 건물은 방치되어 허물어졌다가 1999년 육군에서 복원해 이 전 대통령의 유품과 역사적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건평 수는 89.1제곱미터라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 별장을 돌아보며 서예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 작품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셨던 '이승만 대통령과 프렌치스카' 두 분께서 소파에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시는 표정 모습을 보며 두 분의 말로가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화진포 해수욕장 남쪽 끝에는 울창한 금강송 숲 속 중턱에 바닷가에서 채취한 자연석으로 외벽을 장식한 '화진포의 성'이 유럽의 고성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애초에는 외국인 선교사들의 예배당이었다가 1948년 이후 북한이 귀빈 휴양소로 운영하면서 '김일성과 그의 가족들'이 여름휴가를 즐겼던 곳인데, 그 후 여기를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이곳 김일성 별장엔 반공 관련 자료와 북한 자료들을 전시해 놓고 별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관람할 수 있게 했다. 관람을 마치고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코앞에 쪽빛 맑고 투명한 화진포 앞바다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초도랑 건너편, 광개토대왕의 능이 있었다는 전설이 깃든 화진포 앞바다의 작은 섬 "금구도"가 손에 잡힐 듯 섬 위에 떠있다.
우리는 '김일성 별장' 관람을 마치고 건물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금강송 어우러진 계단 길을 별 하나, 나 하나, 별을 세듯 하나, 둘 내려서 이번에는 화진포 해수욕장을 우측에 끼고 잠시 걷다가 관광안내소 뒤편에 있는 '이기붕 부통령 별장'으로 가는데 오나가나 이어지는 '함지 수' 해설사님의 코믹한 해설에 일행들 너도나도 배꼽을 움켜쥐고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관람이 이어진다.
이곳 '이기붕 부통령 별장'도 마찬가지로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소나무숲 사이에 지은 1층 빨간 슬레이트 건물로 온통 파란 담쟁이넝쿨이 별장을 뒤덮어 '소나무 숲과 빨간 지붕과 진녹색 담쟁이넝쿨'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그림 같다.
이승만 대통령, 이기붕 부통령 "초심(初心)"을 잃지 말았어야
나는 이승만 대통령 자유당 정권 말과 '이기붕 부통령' 가의 말로를 지켜본 세대 한 사람으로 이날 권력과 부정부패에 대한 욕심으로 모두를 잃고만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 두 분의 별장을 돌아본 심정이 착잡하다. 두 분께서 제2 건국의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오늘에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화진포 (이승만 대통령, 김일성, 이기붕 부통령) 별장을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니 11시 40분이다. 생각 같아선 인근에 있는 "건봉사"라도 한 곳 더 관람을 하고 싶지만, 일요일 귀갓길 교통체증을 우려해 우리는 화진포 관광안내소 앞에서 1박 2일간 우리 'DMZ 박물관 통일전망대' 팸 투어 여행에 초대해주신 DMZ 박물관 관장님과 고성군에 감사를 드리며,
떠나는 날 끝까지 시종일관 우리 'DMZ 박물관 통일전망대' 팸 투어 일행 단 안내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물심양면 협조하여 주신 'DMZ 박물관 김영식 주관임'과 '고성군청 한지수' 해설사님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받으며 고성군청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선물을 들고 귀갓길에 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