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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운명을 가를 경쟁명부 비례대표 사퇴 시한(25일 정오)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기갑)는 자진 사퇴를 거부하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제명 절차를 밟겠다는 최후통첩을 했지만 구 당권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대충돌이 임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24일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러 불명예가 생기고 곤혹스런 상태가 됐지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비례대표 후보들이) 당을 살려낸다는 희생의 정신으로 선당후사의 결의로 사퇴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내일(25일)은 혁신비대위가 약속드린 결단을 내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며 사퇴 거부 후보들에 대한 제명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자신 사퇴 뜻 밝힌 후보는 10명... 구 당권파는 사퇴 거부

 

현재 윤금순 당선자(비례대표 1번)와 이영희·오옥만·노항래·나순자·윤난실·박영희·김수진 후보 등 8명이 비례대표 후보 사퇴서를 중앙당에 제출한 상태다. 윤인갑재 후보는 사퇴서 사본을 제출했고 문경식 후보는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구 당권파에 속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사퇴 거부 의사가 강경한 상황이고, 장애인 몫 비례대표인 조윤숙 후보와 앞서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사퇴할 경우 의원직을 승계하게 될 황선 후보는 다른 이유에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구 당권파가 스스로 만든 '당원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혁신비대위의 최후통첩에 강하게 반발했다. 당원비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미희 당선자(성남 중원)는 "당의 생사존망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사퇴 권고를 결정하고 이를 어길 시 '최후 수단' 운운한 것은 혁신비대위가 할 바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사즉생의 각오로 당원과 함게 전당적으로 단합해 정치검찰의 공안탄압을 분쇄하고 당을 살려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구 당권파는 혁신비대위에 사퇴 요구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김미희 당선자는 "(혁신비대위와 구 당권파가) 공동 대응에 나서지는 못할망정 '최후 수단' 운운한 것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연 사퇴를 반대하는 청년학생' 모임도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의 단결을 해치고 공안탄압에 맞설 당원들의 강력한 의지를 꺾어버리는 강압적인 출당 논의와 사퇴시한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압박하고 있는 혁신비대위의 조치에 반대한다"며 "출당 조치는 혁신이 아니라 분열행위다,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단호한 혁신비대위... "마감시한 후 사퇴 거부자 처리 방안 결정"

 

구 당권파는 검찰 수사를 이유로 비례대표 후보 사퇴 논의를 중단하자는 입장이지만 혁신비대위는 검찰 수사에 대한 맞대응과는 별도로 당 혁신 작업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혁신비대위는 구 당권파가 어떻게든 19대 국회 임기 시작까지 이석기·김재연 당선인의 사퇴를 막기 위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당초 밝힌 대로 25일 정오까지 사퇴서를 받을 계획"이라며 "곧 이어 오후 2시 비대위 회의를 열어 사퇴서를 내지 않는 분들에 대한 처리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더 이상 시간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론전과는 별도로 혁신비대위는 사퇴 거부 후보들에 대한 면대면 접촉을 통해 설득에 나섰다. 이날 오후 강기갑 위원장은 황선 후보를 만나 자진 사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중으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 후보를 직접 만나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세 후보들과 연락 자체가 쉽지 않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국민 여론 악화와 시민사회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구 당권파 인사들의 자진 사퇴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25일 오후 소집되는 혁신비대위에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 사퇴 거부 4인방에 대한 제명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검찰 수사로 잠시 휴전에 돌입했던 구 당권파와 혁신비대위 사이에 정면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통합진보당#이석긱#김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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