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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한과 만들기 체험을 마친 우리들은 다시 담양읍으로 이동하여 숙소 근처에 있는 돼지갈비전문점에서 돼지갈비와 막걸리로 저녁식사를 했다. 난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지방에 가면 늘 지역 막걸리를 한잔씩 한다.

돼지갈비 정식 막걸리도 한잔
▲ 돼지갈비 정식 막걸리도 한잔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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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온 '무등산 쌀막걸리'와 담양의 '죽향 생막걸리' '담양 대잎 동동주'를 맛보면서 농주에 푹 빠져들었다. 특히 대나무 향기가 물씬 풍기는 '죽향 생막걸리'는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친 일행은 인근에 숙소를 잡고, 종일 내린 비로 얼룩진 옷과 신발을 말리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담양의 죽향막걸리 대나무 향이 난다
▲ 담양의 죽향막걸리 대나무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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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가 많이 오는 밤이다. 다음 날(15일) 우리는 숙소 인근에 위치한 떡갈비와 대통밥 전문점 식당에서 죽순된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부터 고기를 먹기는 부담스러워 된장국을 먹었는데, 담양에서는 죽순이 들어가지 않은 반찬이 없을 정도로 온통 대나무 요리다.

죽순된장국 맛이 좋다. 깔끔하고
▲ 죽순된장국 맛이 좋다. 깔끔하고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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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향이 된장의 잡내를 전부 잡아주어 맛이 좋았다. 난 반찬으로 나온 도토리묵과 죽순무침에 반하여 정말 맛있는 아침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일행은 아침 일찍 혹은 저녁 늦게 가야만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서둘러 갔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은 길로 차가 다니지 않고, 아스팔트포장도 걷어내어 정말 걷기에 좋은 길이고, 연인들 아침산책에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길이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중국이 원산이 나무다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중국이 원산이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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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원래 담양읍 담양군청 동쪽의 학동교차로에서 금월리 금월교에 이르는 옛 24번 국도로 바로 옆으로 새로운 국도가 뚫리면서 산책로로 바뀐 길이다. 산책로로 바뀐 초기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로로 이용되었다.

그러나 자전거가 너무 많아져서 숫자를 제한하기도 해보았지만,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아 지난해부터 자전거 통행을 전면금지하고 흙길을 복원해 탐방로를 조성했다. 대신 흙길을 걸으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담양군은 올 초부터 이 길의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을 위해 어른은 1000원, 어린이는 500원을 받고 있다. 원래 이 길은 지난 1972년 가로수 조성사업 때 중국산인 3~4년생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은 것이 현재의 울창한 가로수길이 된 것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이곳은 반드시 둘이 와야 한다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이곳은 반드시 둘이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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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국도 24번 확대포장 공사 시 사라질 뻔 했던 것을 담양군민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지켜낸 결과 현재는 대나무와 함께 담양을 상징하는 또 다른 명소가 되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지난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운동본부' 등에서 주관한 '아름다운 거리 숲' 대상을 수상했고, 2006년 건설교통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의 최우수상을 수상한 길로도 유명하다.

이 길은 사계절 전혀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의 육감을 사로잡으며 각종 드라마, 영화, CF 촬영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평일에는 1일 1000여 명, 주말과 관광성수기에는 1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 장승군락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 장승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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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으로 특화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성공으로 담양군은 지난 2011년에 이 길을 포함한 '담양 수목길'을 조성하여 걷기 좋은 명품 길을 만드는 데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담양읍의 죽녹원~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금월교~경비행기 체험장~담양리조트로 이어지는 8.1㎞ 길이의 탐방로는 성인걸음으로 세 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오전 8시 30분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도착한 우리들은 정말 신나게 사진도 찍고 걸었다. 비가 온 다음이라 공기도 시원하고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아 정말 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간혹 오가는 연인들의 모습을 발견하면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기 바빴고, 한복은 입은 사람이나 스님, 특색 있는 모자를 쓴 사람, 귀여운 꼬마아이가 나타나면 모두가 열광을 했다. 나도 산책하는 연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지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기도 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 굴다리갤러리, 이런 것을 응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듯 하다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 굴다리갤러리, 이런 것을 응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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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중간쯤 도로변에 설치된 장승군락과 초입의 도로 아래 사람이 오가는 굴다리를 이용한 '굴다리갤러리' 같은 것은 특색 있는 전시장이라 다른 지방에서도 적용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보였다. 화장실도 남다른 느낌이 있었고, 죽은 나무를 이용한 커다란 장기알도 특이해 사진을 한 장 찍어 왔다.

다음에 담양에 올 때는 반드시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들었다. 독신이라면 반드시 애인과 함께. 비가 그친 시원한 아침에 산책을 마친 우리들은 다시 차를 타고 담양읍 향교리에 있는 대나무 정원인 '죽녹원(竹綠苑)'으로 이동했다.  
 
죽녹원  죽녹원 , 대나무 분재다
▲ 죽녹원 죽녹원 , 대나무 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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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하여 지난 2003년 개원한 약16만㎡의 울창한 대숲이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km의 산책로는 추억의 샛길, 성인산 오름길, 운수대통길, 선비의 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를 통과하여 우측에 있는 전망대로부터 산책로가 시작되는데, 전망대에서는 담양천을 비롯하여 수령 300년이 넘는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들로 구성된 관방제림과 방금 걷고 온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내려다보인다.

죽녹원  죽녹원 , 대나무 숲이 대단하다
▲ 죽녹원 죽녹원 , 대나무 숲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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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고운 산책로는 여름이면 맨발로 걷기에 좋은 곳이다. 생태전시관, 인공폭포, 생태연못, 야외공연장, 민박을 겸한 한옥 체험장, 죽로차 교육장, 주막 등이 있으며 더운 여름밤이나 눈 내리는 겨울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대숲에 다양한 조명도 설치되어 있다.

죽녹원  죽녹원의 숲길은 8코스가 있다
▲ 죽녹원 죽녹원의 숲길은 8코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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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왕대, 분죽, 신우대 등 토종은 물론이고, 오죽, 맹종죽 등 담양 바깥에서 들여온 것까지 온갖 종류의 대나무가 있다. 이곳의 대나무는 품종이 달라도 3~6월경에 죽순이 대부분 올라온다. 일단 죽순이 올라오면 한 시간에 2∼3cm씩 자라 30~40일 안에 5~10m 높이까지 쑥쑥 자란다.

더 놀라운 것은 대나무는 뜨거운 여름이 되면 피톤치드를 아주 많이 방출한다. 흔히 피톤치드를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편백나무보다 두 배 정도 많다고 한다.

여기에 산소 발생량도 생각보다 많다. 따라서 대나무 숲의 온도는 숲 바깥보다 4~7도 더 낮다. 대나무에서 품어 나오는 음이온은 우리의 뇌파 활동을 완화하고 알파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한다.

그래서 대나무 숲을 걸으면 시원하기도 하고, 상쾌함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세상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죽림욕은 편백나무 숲을 거니는 것 이상의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며 병 치료법이다. 

죽녹원  죽녹원 해설을 해준 송명숙 담양군 문화관광해설사
▲ 죽녹원 죽녹원 해설을 해준 송명숙 담양군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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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담양군의 문화관광해설사인 송명숙 선생과 함께 운수대통길과 철학자의 길을 걸었다. 사실 잘 모르는 곳에 가면 해설사랑 동행을 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쉽게 관광을 하는 방법인 것 같다.

송 선생에게서 우리들은 대나무의 속성이나 특징, 비오는 날 대숲은 시원해서 산책하기에  좋고 피톤치드도 무척 많이 나온다는 사실을 들었다. 여기에 담양군의 대나무 산업육성과 관광발전에 미쳐 사시는 열정적인 군수님 이야기 등도 들을 수 있었다.

채상 서한규 선생의 작업실에서 처음 본 채상
▲ 채상 서한규 선생의 작업실에서 처음 본 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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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한 바퀴 죽녹원을 둘러 본 우리들은 대나무분재 및 생태전시관을 본 다음, 옆문으로 나오는 길에 담양향교를 잠시 보고는, 곁에 있는 '채상장(彩箱匠) 서한규(徐漢圭)선생 작품전시관'으로 들어갔다.  


#담양군#죽녹원#채상장#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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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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