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안'이 오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 상정된 가운데, KAIST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도 서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KAIST 교수협의회(회장 경종민)는 18일 오후 교내 KI빌딩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서남표 총장은 해임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교협은 성명에서 "이사회가 서 총장의 독선적이고 무능한 학교운영의 책임을 물어 '계약 해지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한 것에 대해 우리 교수협의회는 적극 지지한다"며 "아울러 서 총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 총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 달라'고 항변한 것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우리는 그 동안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하여 '왜 서남표 총장이 해임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근거를 밝혀왔으며 이를 총장에게도 전달해 왔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협은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서 총장이 해임되어야 하는 이유를 명백히 밝힌다"면서 ▲ 부정직 ▲ 위선적 행동 독선적인 리더십 ▲ 철저한 사익 추구 ▲ 학교 사조직화, 방만한 조직 ▲ 교수·학생·이사장에 대한 무차별 공격 ▲ 재정 경영의 실패 ▲ 구성원의 불신과 학교의 혼란 가중 ▲ 지속적 개혁의 실패 등 8가지의 이유를 명시하고, 별도로 A4 4쪽 분량의 구체적인 사례를 첨부했다.
교협은 또 "서 총장의 독선과 탐욕 경영실패로 학교가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지금까지도 서 총장은 자신의 이익과 명예만을 지키는 일에 전력투구하며 구성원을 폄하, 매도하고 고소까지 하며 학교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교육자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교협은 끝으로 "우리는 이사회가 KAIST 최고의결기관으로서 즉각 서 총장을 해임하여 KAIST가 다시 정상화되고 미래 발전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결정하여 달라"고 요청한 뒤 서 총장에 대해서도 "설령 해임이 아니고 계약해지로 3개월의 유예기간을 얻더라도 그 기간을 다 채울 필요 없이 '무엇이 KAIST를 위해 최선인가?'하는 질문에 답이 되는 행동으로 총장직을 마무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KAIST 교수평의회도 '서남표 총장 퇴진 재촉구 결의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서에서 "우리는 현재 KAIST가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였으며, 이를 더 이상 방관한다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으리라 우려한다"며 "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서남표 총장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의사결정 방식과 시대착오적인 교육철학에서 기인한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이스트 역사상 초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서남표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뿐임을 다시 한 번 명백히 한다"며 "대다수 교수와 학생, 그리고 카이스트를 걱정하는 다수의 동문들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서남표 총장의 사퇴를 거부할 아무런 도덕적인 명분이 없음을 서 총장은 반드시 직시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KAIST 총학생회도 18일 성명을 통해 "서 총장 취임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징벌적인 차등 등록금 제도, 전면 영어강의, 연차초과자에 대한 등록금 부과 등의 개혁으로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그 동안 우리가 꾸준히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학교 측은 독선적인 태도로 이를 무시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더군다나 서 총장은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쓴 학우를 고소하고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키기까지 했다"면서 "학생 설문조사에서 서 총장의 사퇴에 찬성하는 의견이 절대적 다수를 차지한 만큼, 서 총장은 구성원들의 퇴진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서남표 총장은 자신에 대한 '계약해지안'이 이사회에 상정된 것과 관련,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임을 하려면 해임 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해임 사유가 없다, 해임 사유 없이 해임하면 우리가 법정에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계약 해지'라는 편법을 쓴 것 같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