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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 마을 20분만에 후닥딱 봤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지만 현대식 한옥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
ⓒ 김동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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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습니다. 전주한옥은 적어도 이틀 이상 시간을 내 돌아봐야 하는데 20분 남짓 만에 후닥딱 했으니 말입니다. 한옥을 '겉맛'만 본 것입니다. 전주한옥마을만 아니라 한옥 한 채를 보는데도 어쩌면 하루 종일 걸릴 지 모릅니다. 그런데 700여 채가 되는 한옥마을을 20분 만에 보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듯합니다.
무너진 한옥...."아빠 한옥이 어디 있어요?""한옥이 안 보여? 아빠는 보이는데.""이것은 요즘 지은 한옥이잖아요. 그리고 저기 보세요. 한옥이 다 허물어졌어요."하지만 20분 만에 본 한옥마을도 이곳저곳이 쇠락해가고 있었습니다. 현대식 한옥과 허물어진 한옥은 마음을 씁쓸하게 했고, 한켠을 짓눌렀습니다. 아이들 말은 정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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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물어진 한옥. 쇠락해가는 한옥. 옛것을 대하는 우리 현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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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분 만에 본 것을 전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소나무 한 그루가 죽었다고 숲 전체가 죽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언제간 시간이 되면 긴 시간을 들여 한옥마을 전체를 보고 싶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면서 발길을 돌렸는데 이상하게 생긴 자동차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스페어 타이어'가 차 앞에 있었습니다. 차 뒷편이나 트렁크 아래있는데 이 차는 앞쪽에 있었습니다.
"아빠 앞에 툭 튀어나온 이것은 무엇이예요?""응 타이어.""타이어가 왜 여기 있어요?""아빠 차에도 있어. 타이아거 펑크나면 쓸 수 있도록 모든 차는 반드시 여분의 타이어를 가지고 있어야해.""아빠 차에는 어디 있어요?"
"응 트렁크 아래에 보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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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재미있게 생긴 자동차입니다. 스페어 타이어가 앞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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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개천을 콘크리트로 만들었네어떤 분이 실개천이 있다고 하기에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눈에 들어온 실개천은 콘크리트였습니다. 실개천은 살아있지만 이곳은 물만 흐를 뿐 살아있지 않았습니다. 실개천 앞에서 사진을 찍은 막둥이 얼굴도 씁쓸합니다. 이끼가 낀 모습을 보면서 실개천 '녹차라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한옥마을에 콘크리트 실개천을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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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한옥마을 '실개천' 앞에서 막둥이, 그런데 실개천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만든 작은 물길이었습니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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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도 굴러도 굴러가지 않는 굴렁쇠이끼 낀 실개천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렸는데 막둥이 눈에 이상한 것이 띄었습니다. 바로 '굴렁쇠'였습니다. 처음보는 굴렁쇠를 굴려 보려고 했지만 안 됩니다. 보면 쉽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림없습니다. 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자전거 타이어를 굴렁쇠로 만들어 다녔습니다. 누나가 보는 앞에서 굴렁쇠를 멋지게 굴러보고 싶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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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가 보는 앞에서 굴렁쇠를 멋지게 굴러보고 싶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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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굴렁쇠 굴러 봤어요?""아빠는 굴러봤지.""잘 굴러가지 않아요."
"당연하지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굉장히 어려운 곳이 굴렁쇠 굴리기야.""체헌아 나도 한 번 굴러보자.""누나는 더 못할거야."
"한 번 굴러보고 싶단 말이야."
"누나는 못한다니까. 아빠 그냥 가자."막둥이 마음대로입니다. 굴러 보다가 안 되니까 가자고 합니다.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굴러도 굴러도 굴러가지 않는 굴렁쇠를 뒤로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끝냈습니다. 막둥이가 굴렁쇠를 구를 수 있는 그날이 올 때 무너진 한옥도 깔끔하게 복원되고, 콘크리트 실개천도 사라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