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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광 선생님의 <조선의 마지막 군마> 앞 표지 사진입니다.
 김일광 선생님의 <조선의 마지막 군마> 앞 표지 사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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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말을 부려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타고 다기도 하고, 훈련시켜서 전쟁에 사람과 더불어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말은 개와 더불어 오래전부터 사람과 친근한 반려동물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 라는 말이 있어왔습니다.

제주도가 아닌 우리나라 동쪽 땅 끝 호미곶, 호미반도를 가로지르는 넓은 땅에 오래전부터 말목장이 있었습니다. 호랑이 꼬리에 해당되는 곳으로 영일만을 사이에 두고 말목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을사보호 조약 이후 말은 일본에 끌려가고 지금은 그 발자취가 전혀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기른 말은 장기 말이라고 해서 군마로 인정받는 좋은 말이었다고 합니다. 장기(長鬐)군은 경상북도에 장기군 이었으나 지금은 포항시에 편입되었습니다. 이 장기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곳은 오래전부터 말과 깊은 인연이 있었던 곳입니다. 장기는 긴 장(長)에 말갈기 기(鬐) 자입니다.

포항에서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서 학생들과 더불어 살면서 동화를 써오신 김일광 선생님께서는 포항 부근 장기곶에 있었던 말 목장 이야기를 이곳에 오랫동안 살아오신 어르신들에 들었습니다.

김 선생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과 안타까움에 사무쳐 말 목장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수집하고, 말 목장이 있었던 현지를 방문하여 그들의 삶을 되새겨보았습니다. 그리고 말 목장이나 일본에 징발당한 말에 얽힌 사연을 조사하고 수집했습니다.

   김일광 선생님의 <조선의 마지막 군마> 뒤 표지 사진입니다. 말이 달릴 때는 앞발과 뒷발이 짝으로 움직입니다. 말 사진은 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일광 선생님의 <조선의 마지막 군마> 뒤 표지 사진입니다. 말이 달릴 때는 앞발과 뒷발이 짝으로 움직입니다. 말 사진은 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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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랄만한 사실은 김 선생님은 말에 대해서 더 많은 사실을 파악하고,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서 직접 말을 키우시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말에 대해서나 말을 타기 위해서 갖춰야할 여러 가지 사실에 대해서도 사실적이나 섬세하게 표현하셨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살고 있었던 가축이나 모든 것들이 일제의 압박과 강탈에 시달려야 했다는 사실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에서는 장기 말 목장에 마지막 말 목장지기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암말이 새끼를 낳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결국 마지막 말 목장지기는 말을 이동시키기 위해서 목장을 떠나고 목장지기 아들과 새끼 말이 커가는 모습,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일본 세력에 압박을 받으면서 살아가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 한반도를 지배하기 어떤 음모를 꾸몄는지, 그리고 그들이 우리 민족을 어떻게 착취하여 이익을 취하려 했는지 등에 대해서 등대 건설 공사나 쌀 고리대금업 등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곳 지역 사람들도 일본 사람들에게 당하지만 않고 그들을 공격하기도 하고,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춘향전이나 흥부전 등 고소설이 소설로서 기록되고 정착된 것은 입에서 귀로 구전되어온 것을 기록하여 작품으로 남겼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포항에서 어르신들의 입으로 전승되어온 역사적인 사실을 무시하지 않고 사실성을 바탕으로 작품을 쓰신 김 선생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땅의 더 많은 곳에서 김 선생님과 같은 작가가 많이 계셔서 사라져가는 역사적인 사실이나, 중요한 전승들이 새롭게 살아나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승마장에 있는 나이든 말입니다. 초식동물이 그렇듯이 말 눈은 좀 슬픈 느낌을 주기도 하고 겁에 질린 모습입니다. 말은 근시로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청력이나 후각이 발달되어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냄새로 자기 집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승마장에 있는 나이든 말입니다. 초식동물이 그렇듯이 말 눈은 좀 슬픈 느낌을 주기도 하고 겁에 질린 모습입니다. 말은 근시로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청력이나 후각이 발달되어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냄새로 자기 집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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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 김일광 선생님의 <조선의 마지막 군마> 내인생의책, 2011.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군마 - 잃어버린 우리 것을 찾아서

김일광 지음, 내인생의책(2011)


#장기말#김일광#조선의 마지막 군마#말#호미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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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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