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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새로운 준중형차 K3를 내놨다. 회사쪽에선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을 갖췄다고 밝혔다.
 기아차가 새로운 준중형차 K3를 내놨다. 회사쪽에선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을 갖췄다고 밝혔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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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사회초년생이 이 차를 과연 살 수 있을까요?"

박아무개 기자의 말이다. 그는 자동차 전문지에서 일한다. 국내외에 소개되는 다양한 차를 소개하고, 타보고,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게 그의 일이다. 그는 기아가 새롭게 내놓은 준중형차 K3에 유달리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30대 초반인 그 역시 이번 기회에 준중형차로 갈아타볼 생각이었다. K3 역시 유력한 후보였던 셈이다. 기자 이전에 또 하나의 소비자 입장에서 과연 살만한 차인가를 봤던 것이다.

반나절 넘은 시승 등을 마치고, 다시 그에게 물었다. 살 만한 차인지를. 그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다른 젊은 기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봤다.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까지… 물론 그들의 생각이 정답일 순 없다.

지난 2009년 이후 42개월 동안 3000억 원의 개발비. 'K9', 'K7', 'K5' 등 이른바 기아차의 K시리즈의 완성이라는 K3. 기아차는 "차의 가치는 극대화했고, 착한 가격을 통해 시장에서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디자인과 편의장치] BMW 디자인 표절 논란속, 시선 모은 첨단 UVO 시스템

K3의 외부 모습. 기존의 K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 헤드램프는 강렬한 눈썹모양이다.
 K3의 외부 모습. 기존의 K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 헤드램프는 강렬한 눈썹모양이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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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기아차의 핵심코드다. K5와 K7, 표절 논란을 빚었던 K9에 이르기까지 그렇다. K3 역시 마찬가지다. 앞모습은 K9을 연상시킨다. 얼굴의 '눈'에 해당하는 헤드램프의 앞트임 역시 독일차인 비엠더블유(BMW) 3시리즈와 흡사하다. 유선호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은 "BMW 3시리즈가 나왔을 때 이미 우리 디자인도 완성돼 있었다"면서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옆모습은 예전 포르테와는 사뭇 다르다. 포르테가 직선을 강조한 반면, K3는 곡선이 더 눈에 띈다. 일부 기자는 현대차 아반떼의 그림자가 보인다고도 했다. 회사쪽에선 실내공간을 최대로 넓히고, 공기저항을 줄이는 디자인이라고 했다. 스포츠 쿠페 느낌도 살렸다. 개인적으론 좀더 기아차다운 느낌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뒷 모습은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하다. 양쪽 램프 역시 가로로 길게 늘여놓았다. 특징이 없어 보이듯 하면서도, 불빛이 들어오면 엘이디(LED) 조명이 멋스럽다. 물론 이같은 LED가 들어있는 램프 역시 옵션이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예전 포르테보다 약간 길어졌고, 높이는 낮아졌고, 너비는 넓어졌다. 

K3의 내부모습. 운전대와 계기판 등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첨단 텔레메틱스시스템 등도 들어갔다.
 K3의 내부모습. 운전대와 계기판 등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첨단 텔레메틱스시스템 등도 들어갔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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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전보다 한껏 나아졌다. 운전석 시트나 재질도 고급스러웠다. 중앙계기판은 운전석쪽으로 약 9도 정도 틀어놨다. 운전자가 쉽게 각종 장치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비게이션도 선명했다. 특히 K3 들어간 텔레메틱스시스템인 유보(UVO)는 인상적이었다. K9에도 적용됐었다. 차 내부의 유보버튼을 누르면, 센터 직원이 나온다. 가고자 하는 곳을 말하면, 내비게이션을 원격 조정해 설정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도 있다. 또 차를 도난당해도, 유보센터에 연락하면 차를 세울 수도 있다. 신기했다. 하지만 얼마나 실생활에서 쓰일지는 미지수다. 원격시동 장치 등이 이미 오래전 상용화됐지만 많이 쓰이지 않는 점이나, 차량 도난 역시 대체로 고급차에서 발생하는 점과 CCTV의 대중화 등을 감안하면 그렇다.

[주행성능] 1.6리터급 엔진치고 가속력 좋지만... 시속 150 이상은 무리

K3의 엔진은 1.6리터급 가솔린 GDI다. 현대차 준중형급인 아반떼와 같다.
 K3의 엔진은 1.6리터급 가솔린 GDI다. 현대차 준중형급인 아반떼와 같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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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었다. 조용하다. 각종 소음을 잡기 위한 차단제 등이 들어간 결과다. 엔진은 1.6리터급 가솔린 지디아이(GDI)로 현대차 아반떼와 같다. 최고출력은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의 힘을 낸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가 힘을 조율한다.

가속페달을 꾹 밟았다. 생각보다 가속감을 잘 느낄 수 없었다. 툭 치고 나가는 맛은 없었지만, 속도계는 꾸준히 올라갔다. 시속 140킬로미터까지 나름 안정감있게 달린다. 그 이상 속도를 올리기엔 왠지 역부족해 보였다.

핸들링은 좋았다. 핸들을 돌리는대로 차는 정확히 움직였다. 스포츠(SPORT)와 컴포트(COMFORT), 노멀(NORMAL) 등 3가지 형태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컴포트는 무난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속페달로 전달해 오는 느낌부터 다르다. 곡선 구간에서도 핸들의 반응은 민첩했다.

운전대 바로 아래 수동모드로 차를 조정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까지 놓여있다. 이를 이용하면 변속레버에 손을 대지 않고, 좀 더 재밌는 운전을 즐길수 있다. 이 역시 옵션이다. 준중형급에선 다소 과하다는 평도 여전하다.

[경제성] 연비 괜찮지만 가격부담이... 풀옵션 2264만원, 차라리 K5로?

K3는 스포츠(SPORT)와 컴포트(COMFORT), 노멀(NORMAL) 등 3가지 형태로 운전을 즐길수 있다. 컴포트는 무난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속페달로 전달해 오는 느낌부터 다르다. 곡선 구간에서도 핸들의 반응은 민첩했다.
 K3는 스포츠(SPORT)와 컴포트(COMFORT), 노멀(NORMAL) 등 3가지 형태로 운전을 즐길수 있다. 컴포트는 무난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속페달로 전달해 오는 느낌부터 다르다. 곡선 구간에서도 핸들의 반응은 민첩했다.
ⓒ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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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강원도 평창일대서 K3를 탄 거리는 모두 250킬로미터. 고속도로와 국도 등을 오갔다. 평균 연비는 리터당 11.2킬로미터였다. 회사쪽에서 내놓은 공인 연비는 14.0킬로미터(리터당)다. 여기에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는 장치(ISG)를 달면 14.5킬로미터(리터당)로 올라간다.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연료효율은 높아졌다.

차값은 가장 낮은 사양인 디럭스급이 1345만 원이다. 가장 높은 사양인 노블레스급은 1939만 원이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팀장은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과 사양을 갖추고도 예전보다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그는 K3의 차값을 두고 "가장 착한 가격"이라고도 했다. 그만큼 가격 산정에 고민했고,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차값은 다를 수 있다. 회사 쪽에서 자랑하는 각종 편의장치를 느끼기 위해선 그만큼 돈을 써야 한다. 기자가 탔던 최고급 사양의 풀옵션 차량의 경우 가격이 2200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각종 세금 등을 포함하면 2500만 원에 육박한다. 기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이럴 바엔 (2.0리터급) K5를 타겠다"고 할 정도다.

K3 등 준중형차를 살 수 있는 소비자는 대체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다. 사회초년생 입장에서 뻔한 월급봉투를 감안하면, 2000만 원대 준중형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 K3에서 굳이 살 만한 가격대는 럭셔리급인 1677만 원짜리 정도다. 굳이 옵션을 더한다면 내비게이션과 버튼시동스마트키시스템 정도. 이렇게 해도 1809만 원이나 된다. 내비게이션에 유보시스템을 얹으면 50만 원이 추가된다. 30대 신혼인 박아무개 기자가 K3로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K3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4.0킬로미터다.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는 장치(ISG : 공회전방지장치)를 달면 14.5킬로미터(리터당)로 올라간다.
 K3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4.0킬로미터다. 브레이크를 잡았을 때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는 장치(ISG : 공회전방지장치)를 달면 14.5킬로미터(리터당)로 올라간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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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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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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