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김밥'뱃사람들이 몇날 동안 고기잡이를 나갈 때 음식이 쉬는 것을 막기 위해 김에 밥만 따로, 무김치 따로, 낙지(요즘은 오징어) 따로, 어묵 따로 쌌던 것에서 유래된 경남 통영 음식입니다. 한 마디로 충무김밥은 뱃사람들 애환과 추억이 스린 통영 먹을거리입니다. 충무시에서 통영시로 바뀐지가 거의 20년이 되었는 데도 '통영김밥'이 아니라 '충무김밥'으로 부르는 것은 그 만큼 통영 사람들에게 충무김밥은 자신들 뿌리요, 삶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온 나라 사람들 중 모르는 분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 되었지요. 통영에 놀러 오는 사람 중 충무김밥을 먹지 않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원조'가 붙어 어느 집이 진짜 원조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통영에서 산지 얼마 되지 않는 분들도 별 다르지 않습니다. 1997년부터 3년 동안 통영에서 살았습니다. 아는 분들에게 물어물어 원조 충무김밥을 찾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00년 3월 통영을 떠난 후 한 번씩 그 때 먹었던 충무김밥을 반추하면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진주에서 사 먹었지만 그맛이 나지 않아 다 먹지 않고 수저를 놓았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어제(27일) 교회에 모임이 있었습니다. 통영에 사는 분들이 충무김밥을 한아름을 사 오셨습니다. 40여명이 함께 모여 먹었는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릅니다. "딱 이 맛이야"가 절로 나왔습니다. 다들 돌아간 후 아내와 옛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딱 이 맛이야!""정말 맛있어요."
"역시 충무김밥은 충무에서 만들어야해요.""당신하고 충무김밥 먹기 위해 갔던 식당이 어딘인지 아세요"
"기억은 안나요. 오늘 먹은 충무김밥은 교회 집사님이 만든 거래요.""13년 만에 진짜 충무김밥을 먹어보네요.""진주에서 몇 번 사 먹었지만 충무김밥이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수저도 몇 번이나 놓아버렸죠.""입 짧은 당신이 그럴 수밖에."충무김밥에 핵심은 누가 뭐래도 '어묵+낙지(오징어)' 무침과 무김치입니다. 이 맛이 바로 원조와 이른 바 모방 차이입니다. 생김새는 비슷하고, 같을 수 있지만 맛은 원조를 따를 수가 없습니다. 어제 먹었던 충무김밥은 원조가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당신 이런 맛 낼 수 있어요?""당연히 못내지요. 이런 맛 내면 충무김밥 장사하게요.""꼭 충무김밥 장사하기 위해 이런 맛 내나. 나에게 한 번씩 충무김밥을 만들어 달라구요."
"아니 됐네요."갑자기 욕심을 부러봤습니다. 충무김밥을 아내에게 만들어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혼자 앉아서 또 먹었습니다. 그것도 2인분을 말입니다. 배가 부리지도 않았습니다. 충무김밥 오래만에 포식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김밥에 햄 들어가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텁텁한 느낌이 싫습니다. 하지만 충무김밥은 깔끔합니다. 저녁에도 충무김밥을 먹었습니다. 점심때 2인분, 새참으로 2인분, 저녁에 2인분 반나절 만에 거의 6인분을 먹었습니다. 하루 종일 충무김밥만 먹다가 시간 다 보냈습니다. 무엇이든지 잘 먹는 딸이 나섰습니다. 2인분을 꿰차고 앉았습니다. 김밥보다 훨씬 맛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맛있지?""맛있어요.""김밥보다 더 맛있지?""비슷해요.""아빠는 충무김밥이 훨씬 맛있다.""엄마보고 싸달라고 하세요.""엄마는 못한다고 했어."충무김밥, 먹어보지 못한 분들 한 번 드시면 잊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