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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18대 대선 첫 TV토론이 열립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얼굴을 맞대는 토론회가 대선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대선 토론에 앞서 예상되는 쟁점을 중심으로 양자 토론을 가상으로 진행하고 전문가 평가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주제는 외교통일안보 분야입니다. [편집자말]
[공약검증팀 : 김종철 김시연 최지용 강민수/ 그래픽: 고정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정책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정치개혁 등 정책의 '큰 제목'들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세부적인 공약으로 들어가면 일부 차이가 있다. 개혁적인 사안이 많지만 박 후보는 그 안에서도 변화를 최소화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의 모습이 뚜렷하다. 문 후보는 같은 주제라고 해도 보다 개혁적인 내용으로 차별화에 애쓴다.

4일 두 후보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를 주제로 처음 TV토론을 진행한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참석이 변수로 꼽히기도 하지만 지지율이 미약해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이날 다뤄지는 주제에서는 두 후보의 차이가 확연한 편이다. 대북정책의 경우 두 후보 모두 '관계개선'을 말하지만, 그 방법이나 적극성에서는 다른 모습를 보이고 있다. 외교통상 분야에서는 한미FTA로 대립이 예상되고, NLL 논란과 제주해군기지 문제로도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오마이뉴스>는 앞서 두 후보가 내놓은 정책과 발언을 바탕으로 정치분야 가상토론을 붙여 봤다.(관련기사 : <문재인 7점-박근혜 4.2점... 안철수-한상대 효과?>) 이어 두 번째 '미리 보는 대선토론'이다. 물론 이번에도 기존 발언과 정책을 근거로 한 '가상' 토론이다.

박 "남북 신뢰 쌓아야" vs. 문 "평화, 경제, 안보 선순환"

박근혜-문재인 후보 외교통상-통일안보 주요 쟁점
 박근혜-문재인 후보 외교통상-통일안보 주요 쟁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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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입니다. 현 정부에서 악화된 남북관계를 개선할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 "북한은 핵과 미사일 협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젊은 유권자들은 동족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봉건세습 북한정권에게 마음이 돌아선 지 오래됐습니다. 남북관계는 튼튼한 안보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상화해야 합니다. 남북관계 개선 방안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안합니다. 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대화체널을 만들겠습니다. 신뢰가 쌓이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보다 다양한 대규모 경제협력사업을 벌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3일 새누리당 논평, 후보 정책자료)

문재인 : "북한의 로켓발사는 새누리당의 실패한 대북정책의 증거입니다. 당선 되면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대북 특사를 보내 즉시 대화를 재개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반도 평화구상'을 추진하고 남북경제연합을 이룩해 통일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남북경제연합은 한반도 경제시대의 개막이 될 것이며 이를 토대로 평화와 경제, 안보가 선순환하는 남북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남북이 더불어 잘 살고 자유롭게 왕래하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겠습니다." (3일 문 후보 발언, 후보 정책자료)

- 두 후보 모두 현재의 남북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데, 개선방안에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상대방의 정책을 반박한다면? 이번에 문 후보가 먼저 말씀하시죠.
문재인 : "'신뢰가 쌓이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대규모 경협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박 후보의 대북정책은 '선비핵화 후 남북관계 개선'입니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그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신뢰프로세스'를 말하지만 어떻게 신뢰를 쌓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호검증 자료)

박근혜 :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당선 직후로 시기를 구체적으로 잡을 경우 북한의 협상 전략에 말려들 우려가 있습니다. 국민적 합의 조성에 대한 고려 없이 남북관계 개선을 너무 서둔다는 인상입니다. 북핵문제와 평화체제 구축 방안의 구체성도 떨어지며 선후 관계가 불확실합니다. '남북경제연합'은 제도적 통일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호검증 자료)

문 "제주 해군기지 목적 벗어났다" vs. 박 "제주도 하와이처럼 만들어야"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담은 영화 <잼다큐강정>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담은 영화 <잼다큐강정>
ⓒ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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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을 앞두고 한참 NLL(북방한계선) 논란이 있었습니다.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NLL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밝혀주십시오.
박근혜 : "우선 NLL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 논란은 노무현 정권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NLL은 우리 안보와 직결된 서해의 생명선입니다. 우리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가겠습니다. 문 후보와 민주당은 천안함 장병들의 안타까운 희생에 재조사 운운하며 북한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생명선과 같은 NLL 수호 의지도 불투명합니다."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2주기 추모분향소 발언 외 다수)

문재인 :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다고 주장하는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박 후보가 책임져야 합니다. NLL포기 대화록이 있다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민주정부의 서해 NLL 수호 의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철저한 안보능력을 바탕으로 서해상에서 군사적 대결을 종식시키는 한편 평화증진을 위한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서해교전같은 불행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0월 12일 후보 발언, 정책자료)

-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문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최근에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국방위원회에서 예산처리를 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이 사업은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것인데 최근에 문 후보께서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셨어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문재인 : "제주해군기지는 원래 2007년도에 참여정부 때 계획이 돼서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될 때 전제조건이 민·군 복합항이었습니다. 민간 항구는 관광 목적의 항구였고, 군항은 기항 목적의 군항이죠. 그래서 근본 취지는 군항 부두와 민간 부도가 병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전체를 군항으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군항의 방파제 안쪽에 크루즈 선박이 접안 허용하겠다면서 민군 복합이라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방향이 잘 못된 것입니다. 때문에 작년에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로 금년 예산을 아예 삭감한 바 있습니다." (11월 22일, 후보단일화 토론회)

- 박근혜 후보에게 반박 기회 드리겠습니다.
박근혜 : "제주 해군기지는 건설 중단이 아닌 안보와 제주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국민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만들어야 합니다. 해군기지는 안보를 위해서 꼭 필요하고 제주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인데 갈등과 반목으로 이어져 안타깝습니다. 제주를 하와이처럼 세계적인 휴양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뢰의 위기에서 앞으로 도민들이 갖고 있는 걱정이 없도록 국민들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만들어야겠습니다." (5월 1일, 새누리당 제주도당 제주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

박 "한미FTA에 ISD 독소조항 아니다" vs. 문 "국회도 이미 재협상 결의"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2011년 11월 3일 오후 국회 진입을 시도하던 시위대가 한강둔치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물대포를 맞고 있다.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2011년 11월 3일 오후 국회 진입을 시도하던 시위대가 한강둔치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물대포를 맞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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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외교정책을 설명한다면? 박 후보 부터 말씀하시겠습니다.
박근혜 : "국익을 굳건히 지키며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능동적 외교, 신뢰받는 외교를 펼치겠습니다. 미국과 포괄적 전략동맹을 심화시키면서 한중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조화롭게 발전시키겠습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통해 주변 4강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안보 및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EU의 중요성에 부응하는 '유라시아 경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 홈페이지 공약설명)

문재인 :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발전시켜 나가면서 한중관계 등 주변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균형외교'를 추구하겠습니다. 평화공영의 동북아를 실현하기 위해 '평화선도국가'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려고 합니다. 국민다수의 행복과 이익을 추구하고 국가 간의 호혜적 이익을 추구하는 국민중시통상외교를 추구하겠습니다. 국제사회에서 EU의 영향력 등을 고려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EU의 기여를 확보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문재인 후보 공약자료집)

- 다들 좋은 말씀뿐이네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한미FTA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재협상을 주장하고 계시죠?
문재인 : "네, 재협상을 통해 불이익을 바로잡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한미FTA는 국회에서도 이미 재협상을 촉구를 결의했고, ISD(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에 대한 국민적 우려도 큽니다. 또 FTA(자유무역협정) 무역이득공유제를 도입해 농업분야 등 손해를 보는 분야의 피해를 보전하는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현재 정부가 과잉입법이라고 무역이득공유제를 반대하고 있지만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선후보 초청 농정대토론회, 11월 19일)

- 반대로 박근혜 후보는 재협상에 반대하시죠?
박근혜 : "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문 후보처럼 주변에 말에 끌려서 하게 되면 안 됩니다.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하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 주장을 하고 이제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 문 후보는 지난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자신이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건설조차도 야당이 되자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소신 없이 말을 바꾸었습니다. 최근 론스타 ISD도 한미FTA 문제가 아닌데 독소조항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입니다." (11월 23일 새누리당 논평, 11월 30일 후보 발언)


외교통일안보 분야 전문가 지수 박4.6, 문6.0
토론회 미리보기가 끝났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두 후보에게 어떤 점수를 줄 것인가. 통일외교와 대북정책 분야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음 점수를 받았다. 박 후보의 대북정책에는 추상적이고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외교통상 분야에서는 박 후보에게 실리적이라는 좋은 평가와 함께 '무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미 FTA 재협상을 말하는 문 후보의 공약에는 문제점을 고치려는 노력이 좋게 평가 받은 반면, 이상적이라는 쓴소리가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렸다.

서보혁 서울대학교 평화통일연구원 HK연구교수는 "박 후보의 신뢰 프로세스는 인상적이기는 하나 이중적인 면이 있다"며 "북핵문제에 남북관계가 종속될 우려가 있는데, 이는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문 후보의 정책과 관련해 "정책비전과 전략이 적극적이면서 일관성이 있다"면서도 "남북관계 발전 전략이 선의와 기존 합의에 기초하고 있는 대신 변화된 정세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문 후보에게 보다 높은 점수를 줬지만 점수차가 크지 않았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박 후보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후보의 발언과 정책이 엇갈리는 지점이 자주 있었다, 대북정책 메시지가 혼란스럽고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비교적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김 교수는 "핵을 버리면 협력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효성을 놓고 보면 이명박 정부와 다르지 않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문 후보의 정책에 김 교수는 "분야별 이행로드맵까지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단순 선거국면에 들어와 만들어진 정책이 아니라 과거부터 일관성 있게 주장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 후보가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주요 사업의 시점을 명시한 것과 관련해 "북에 주도권을 넘겨준다고 하지만 이는 단지 목표 시점인 것이고 오히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구하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통상 분야에서 그동안 한미FTA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박 후보에게는 통상분야의 정책이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통상분야에 발생하는 사회 갈등 문제에 무대응과 무정책이라고 한다면, 결국 재벌 편향적이고 반경제민주화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 부분재협상을 말하는 문 후보에게는 그보다는 높은 점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한미FTA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박 후보가 외교, 통상 분야의 국내외 상황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전체 국가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실리외교노선을 지향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반대로 문 후보에게는 "다소 이상주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그러한 이상을 구체적으로 관철할 수 있는 수단의 구비와 국제적 공조체제 구축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일안보 분야의 전문가들이 두 후보에게 부여한 점수의 평점은 박 후보가 4.6, 문 후보가 6.0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개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는다.

외교통일안보 전문가 평가단: 서보혁 서울대학교 평화통일연구원 HK연구교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태그:#박근혜, #문재인, #TV토론, #북핵,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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