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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20대에게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린 충분히 흔들리고, 부딪히며 인생을 살고 있다. 기성 언론에서는 우리를 '삼포세대'라고 하지만, 우린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도 정치에 대해 할 말이 많고, 나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 우리 이야기를 대신 전달하는 '언론'이 있다.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열심히 청년 관련 공약의 실효성을 분석하고 기사를 쓴다. 대선 특별 기획으로 릴레이 인터뷰 특집으로 텔레마케터, 26세 새신랑, 20대 독립남 등 20대 청춘 100명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기도 한다. <고함20>이라는, 아직은 낯선 언론 매체의 이야기다. 20대 독립언론을 표방하는 <고함20>의 김선기 대표를 만났다.

20대가 직접 만드는 <고함20>

 '고함20'의 김선기 대표
'고함20'의 김선기 대표 ⓒ 차현아

- <고함20>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20대가 만드는 20대 언론이다. 나부터 수습기자들 모두가 20대다. 20대의 목소리를 확대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 20대를 대표하는 언론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기성 언론들이 다루지 않거나 미치지 못하는 실제 20대의 이야기가 많다. 20대는 다른 세대들보다 언론에게 '핫'한 세대라고 생각한다. 다른 40~60대 등과 비교해봤을 때 20대 관련 이야기는 언론에서 언급되는 빈도가 높다. 우리가 연재하는 '언론유감'이라는 코너에서도 항상 다뤘지만, 언론에서는 20대 여자들은 명품을 좋아하고, 20대 남자가 여자를 살해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진짜 20대의 삶이 아니다. 실제 우리의 목소리를 스스로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함20'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언론유감'이라는 코너를 통해, 기성 언론들의 20대 관련 보도 행태를 비판한다.
'고함20'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언론유감'이라는 코너를 통해, 기성 언론들의 20대 관련 보도 행태를 비판한다. ⓒ 차현아

- <고함20>을 창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9년 4월부터 'fun20'이라는 강연 단체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미디어 관련 강의를 듣던 친구들끼리 뒷풀이를 하며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우리가 쓰고 싶은 칼럼이나 글을 쓸 공간을 하나 마련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게 시작이다. 처음에는 '세상을 향한 20대의 솔직한 외침' 정도의 의미를 가진 공간이었다. 20대 대표언론이라는 타이틀도 없었다.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과 여러 회의를 거치면서, 20대 독립언론으로서 정체성을 갖춰나가게 됐다."

- <고함20>는 비교적 인지도가 낮다. 취재하고 기사 쓰는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심지어 대학 학보사들과 비교해도 <고함20>은 인지도에서 불리하다. 전화취재 시 <고함20>이라고 밝힐 때마다 인지도가 낮다는 걸 많이 느낀다. 우리가 하는 언론 활동은 기성 언론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기존 언론매체들은 취재처가 있고, 현장에서 여러 취재원들을 만나 기사를 슨다. 우리는 학생인만큼 그런 취재과정을 똑같이 실행하기가 어렵다.

기사만 두고 본다면, 다른 언론매체들은 20대 관련 기사를 쓸 때 어느 연구소장이나 교수들의 이야기들을 먼저 듣는다.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20대로서의 평범한 삶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등록금 문제 때문에 힘들고 어려워도 꿋꿋이 이겨내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등 실제 사례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다른 매체와 전략 자체가 다르다."

- 다른 인터넷 매체 홈페이지와 달리 광고가 거의 없다.
"온라인을 기반이기 때문에 운영 비용이 들지 않는다. 글은 재능기부 형태로 이뤄진다. 인터넷 매체들은 회사이니 자금이 필요하고, 광고로 그걸 해결한다. 우리는 사무실 운영이나 이번 대선특별판 오프라인 잡지 발행 등을 위해 회원들에게서 만 원의 회비만 받는다. 그동안은 책을 내거나 기고를 해서 받은 원고료 등으로 운영을 해왔다."

- 소속기자들이 총 48명인데, 소속 지역도 각기 다르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자도 꽤 많은데, 회의는 어떤 식으로 하나.
"회의는 지역 별로 팀을 나눠서 한다. 두 달에 한 번씩 전체 모임을 하고, 기자로 활동하는 분을 섭외해서 강연회를 열거나 친목 다지는 총회를 연다."

- 이번 대선 특집으로 <고함20>에서 100일 간의 20대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터뷰를 진행하자는 의도로 20대의 여러 분류들을 정리했다. 그 분류에 맞는 사람들을 실제로 섭외해서 인터뷰를 했다. 일반인들에게는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20대로서 그 사람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뒀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조차도 20대 삶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알바로 등록금을 모두 충당하는 학생을 인터뷰 하기 전에는, 그가 무척 힘들어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자기 나름대로 괜찮다고, 씩씩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그냥 그들의 삶을 '보여주기' 방법으로 보여주는 게 우리의 의도다."  

- 김선기 대표나 다른 기자들은 취업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취업하고 싶어도 못할 것이라 판단해 대학원을 갈 계획이다. 보통 <고함20>에서 활동하는 기자들도 기업 채용 시즌이 돌아오면 활동과 취업준비를 병행하는 걸 힘들어 한다. 하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자기 삶에 충실해야 20대로서의 기사를 잘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표로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 대선에서 청년 정책은 취업과 등록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청년 정책들이 매우 단기적인 시야에서 준비된 것 같다. 또한 구체적이지 않고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 단순히 취업할당을 의무로 한다고 해서 취업난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 후보의 해외취업지원 정책도을 보자. 굳이 왜 국외여야 하는지 설득력이 없다. 스펙초월채용시스템도 매우 비현실적이다. 고스펙 보유자들과 저스펙 보유자들 간의 차이를 모두 없애고 똑같이 기업에서 대우할 리가 없지 않나? 문재인 후보는 철학이나 비전을 통해 반값등록금의 가치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단순히 '퍼주기'식 정책을 편다고 해서 20대들이 바로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20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투표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투표가 민주주의의 꽃이고,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 투표는 기본이자 시작일 뿐이지 민주시민으로서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투표 한 번으로 5년을 바꾼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누가 되든 당장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투표 이후에도 정치에 어떤 방식이든 관심을 꾸준히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 20대뿐만 아니라 모두 같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고함20>의 대선특별판. 기사는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고함20>의 대선특별판. 기사는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 차현아

-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대선특별판 잡지를 소개해달라.
"대선특별판에는 20대가 왜 투표를 안 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있고, 20대 중에서도 소수자인 고졸이나 전문대 출신 20대를 위한 정책은 없다는 목소리도 담겨있다. 아까 말한 20대 100명 인터뷰 특집인 '그럼이만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20대의 삶을 보여준다. 대선특별판의 처음 의도는 다양한 20대들의 삶과 시각을 담아 정치 정당이나 사회 각계에 전달할 인쇄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은 정당 및 사회 단체뿐만 아니라 20대들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서울 내 대학과 대전, 대구, 부산 등에도 배포한 상태다. 독자들이 대선특별판을 통해 대선 전에 후보선택의 기준이나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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