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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막둥이와 딸 아이가 나로호 발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막둥이와 딸 아이가 나로호 발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 김동수

"아빠, 오늘은 성공하겠죠?"
"응. 당연히 성공해야지."

지난 30일, 나로호 발사 30분 전. 막둥이는 기대감과 초조함이 뒤섞인 채로 발사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2009년 8월 25일 1차 발사와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가 실패 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10월 26일·11월 29일 3차 발사가 연기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습니다.

"아빠, 이제 20분 남았어요."
"조금만 더 기다라면 올라가니까. 걱정하지마."
"아빠 이제 5분 남았어요."
"5분만 기다리자."
"누나! 20초부터 우리도 소리 지르자! 19, 18...10, 9, 8, 7, 6, 5, 4, 3, 2, 1, 0, 발사! 아빠 드디어 발사했어요!"
"그래, 그래.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 봐야해. 1차와 2차도 발사는 했지만 나중에 실패했잖아."

 나라호 발사 1초전. 로켓이 불을 뿜고 있다. kbs생중계 촬영화면
나라호 발사 1초전. 로켓이 불을 뿜고 있다. kbs생중계 촬영화면 ⓒ 김동수

 나로호가 하늘을 향하 치솟아 오르고 있다.
나로호가 하늘을 향하 치솟아 오르고 있다. ⓒ 김동수

드디어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습니다. 막둥이는 두 주먹을 불끈쥐고 좋아라 합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 더 기다려야 합니다. 1단 로켓이 분리와 2단 로켓 분리 그리고 페어링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궤도 진입까지 성공해야 합니다.

 나라호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본 막둥이 좋아한다.
나라호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본 막둥이 좋아한다. ⓒ 김동수

"아빠 더 기다려야 해요?"
"몇 분만 더 기다려."
"빨리 성공하면 좋겠어요."
"아빠가 생각하기에 성공한 것 같다."
"아빠 나로호 성공했어요. 자막이 나와요. 성공했어요!"
"그래 나로호 발사 성공했다. 성공했어!"

 나로호 발사 장면을 보여주면서 나로호 발사가 성공됐다는 자막이 나오고 있다. 막둥이는 껑충껑충 뛰었다. kbs생중계 촬영하면
나로호 발사 장면을 보여주면서 나로호 발사가 성공됐다는 자막이 나오고 있다. 막둥이는 껑충껑충 뛰었다. kbs생중계 촬영하면 ⓒ 김동수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자 두 손을 번쩍 든 막둥이 "아빠 성공했어요!"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자 두 손을 번쩍 든 막둥이 "아빠 성공했어요!" ⓒ 김동수

막둥이는 두 손을 번쩍 들고, 방안을 뛰었습니다. 딸 아이 역시 환호했습니다. 나로호 발사 성공에 가족 모두가 기뻐했지만, 막둥이는 방안을 뛰어다니면서 기뻐했습니다. 막둥이가 뛸듯이 기뻐하는 모습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을 2-0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땄을 때 이후 처음입니다.

"아빠, 저기 보세요. 우리나라 태극기가 잘 보여요. 태극기와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보여요!"
"아빠보다 막둥이가 낫네, 태극기와 대한민국 글자도 다 보고."

"정말 멋져요. 태극기와 대한민국을 보니까. 마음이 쿵쾅거려요."
"그렇게 좋아?"
"응. 아빠 그런데 나로호 발사가 왜 성공했는지 알아요?"
"나로호 연구원들과 기술자들이 밤을 새워가며 연구하고, 일했기 때문이지. 그분들 아니었다면 성공 못했지."

"나도 그건 알아요. 하지만..."
"하지만, 뭐?"

"내가 지난 12월에 나로호 발사장에 다녀왔잖아요."
"응, 12월 15일에 다녀왔지."
"내가 가서 그 분들에게 힘을 불어넣었어요. '힘내시고 반드시 성공하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렇구나 막둥이가 연구원과 기술자 아저씨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성공했구나. 나로호 발사 성공에 막둥이도 큰 일을 했네."

"그럼요."

 태극기와 대한민국에 선명하게 보인다. kbs생중계 촬영화면
태극기와 대한민국에 선명하게 보인다. kbs생중계 촬영화면 ⓒ 김동수

자기가 나로호 발사장을 방문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막둥이 말이 황당했지만 온 국민들이 막둥이 마음같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맞습니다. 엄마가 학원을 다녀오자 막둥이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엄마 나로호 발사 성공했어요!"
"그래 드디어 성공했구나."
"엄마, 4시에 나로호가 발사됐고. 필리핀에 잔해가 떨어졌어요."
"무슨 잔해?"
"잘 모르겠어요. 아빠, 무엇이 떨어졌어요?"
"아빠도 잘은 모르겠는데 아마 페어링 잔해라고 하는 것 같더라."
"아 맞아요. 페어... 페어... 아빠 뭐라고 하셨어요?"

"페어링."
"그래 페어링이 떨어졌어요. 그리고 이제는 지구 주위를 돌고 있어요."

"와 우리 막둥이 모르는 게 없네."
"정말 멋졌어요. 나로호 올라가는 것 보고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엄마도 기분 좋다!"

비록 100% 우리 기술은 아니지만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 발사체가 대한민국 하늘을 열었습니다. 지난 11년 동안 밤을 새워가며 수고하신 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연구원과 기술자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성공은 없었습니다. 이름없이 빛없이 오직 나로호 발사 성공만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린 그 수고를 국민들은 반드시 기억할 것입니다. 더 높은우주를 향한 연구원과 기술자들의 열정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맞습니다. 2013년 1월 31일 '대한민국 항공우주의 날'입니다.


#나로호#우주발사체#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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