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콜텍 노동자의 집(옛 콜트악기 부평공장). 비 내리던 겨울 아침. 천막에서 잠을 자던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내쫓긴 그 곳. 용역 여러분들이 노동자들을 내쫓고 경찰 여러분들이 막아선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아십니까?
지금은 덩그러니 낡은 건물이 서 있는 그 곳은 노동자들의 삶터였습니다. 일하는 데 방해될까봐 창문도 없는 공장, 기타 목재의 분진이 날리는 곳에서 숨을 고르며 불평 한마디 없이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삶을 꾸려내며 일궈 온 회사, 콜트 악기가 있던 곳입니다.
그런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동으로 1200억대의 부자가 된 사장 박영호가 자기 배를 더 채우겠다고, 하루 아침에 노동자들을 내쫓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시설을 빼돌리고는 노동자들과 함께 내팽개쳐 버리고 간 공장 터입니다. 그렇게 지역경제를 흔들어놓고, 노동자들의 삶을 뿌리채 뽑아놓고 사장 박영호는 결국 그 공장터를 다른 이에게 팔아 넘겼습니다.
경찰과 용역 여러분! 여러분들이라면 그런 사장을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아, 어쩌면 여러분들은 기존의 법을 따를 수밖에 없을 뿐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런 자를 벌하기 위해 법적 다툼을 하는 동안에도 노동자들은 2100일 동안 고공철탑을 오르고, 길거리를 오가며 지내야 했습니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고, 눈이 쏟아지면 눈을 맞고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가족들과 떨어져 싸워왔던 것입니다. 부디 졸지에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입장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주십시오. 그들의 삶이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진 채로 살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늙은 노동자들을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 배부른 돼지처럼 고층 아파트에서 배두드리며 돈 장난에, 법 장난을 하는 악덕기업 사장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더욱이 그들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이 상황을 경찰과 용역 어러분들은 납득하실 수 있으십니까? 여러분들의 딸과 아들이 묻는다면, 여러분들의 가족들이 묻는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니까?
결과적으로 부당한 악덕기업을 보호하고 약자들의 삶을 짓뭉개고 있는 여러분의 현재 모습을 보아 주십시오! 법과 양심이 제대로 서게 하기 위해서라도 경찰과 용역 여러분들이 움직여주셔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런 기업들을 보호하는 짓을 못하겠다고 거부하십시오!
자랑스런 부모로서, 민주시민으로서, 정의의 집행자로서 여러분들의 당당한 삶을 선택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현재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이 공장안으로 들어가 항의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용역들의 침탈과정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작품들이 마구 훼손되었고, 밖에서는 여전히 한겨울 눈길 속에서 항의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용역들에 의해 쫓겨나는 바람에 제대로 챙겨나오지도 못한 상태로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