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 ⓒ 남소연
비주류 좌장으로 통하는 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이 5·4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첫 일성은 "새로운 민주당·더 큰 민주당·이기는 민주당"이었다. 계파패권주의를 청산하고 혁신해 당을 일신시키고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지지층까지 끌어안는 야권의 재구성을 하겠다는 얘기였다.
그는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패배 이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에 더 화가 난다는 여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내부의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계파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계파의 이익을 당의 이익보다 앞세우고 계파의 이해를 국민의 이해보다 앞세우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면서 "새로운 민주당은 '당원이 주체인 정당'이다, 당권을 패권화했던 지도부의 기득권을 당원들에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친노·주류를 향한 비판이었다.
또 "계파와 지역과 세대의 벽을 허물고 우리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서 독한 마음으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계파에 관계없이 자리에 맞는 역량을 가진 분들이 당직을 맡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할 때 우리 민주당의 힘이 가장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만들지 않았고 속하지도 않았다, 이것이 김한길의 힘"비주류는 계파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주류에 속하지 못한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이들을 통칭해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는 자신에 대해서도 "계파를 만들지도 않았고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 계파의 힘에 기댈 수 없는 사람"이라며 "하지만 바로 이점이 김한길의 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세론이 형선된 그를 견제하기 위해 당내 '반(反) 김한길 전선'이 꾸려지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민주당, 아직 정신 못 차렸다고 걱정하실 것"이라며 "김한길 하나 잡겠다고 민주당을 다 태우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한길이 당대표가 되는 걸 용납지 않겠다면서 이제까지 당권을 장악한 범주류가 다시 뭉쳐서 기득권을 유지하게 되면 국민이 민주당을 어떻게 보겠나"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정해구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원로 및 다선 의원들은 당의 새로운 변화와 문화를 위해 어떤 길을 터주는 게 필요하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제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혁신위원장이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말을 하는 것은 결코 혁신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지지자, 크게 보아 우리 편... 독하게 혁신해 껴안아야 한다"한편, 이날 관심이 쏠린 것은 '더 큰 민주당', 즉 야권의 재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중심에 서서 야권의 재구성을 주도하겠다, 민주당 지지자와 진보개혁세력, 부동층과 중간세력까지 포괄하는 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지세력과 우호세력을 끊임없이 더해가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며 "시민사회와 노동세력, 청년층 등을 부지런히 규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예측되는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안철수 전 교수 측을 껴안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안철수 교수의 등장에 환호하고 기대하는 유권자들 대부분은 한때 민주당을 지지하던 분들이다, 크게 보아 우리 편"이라며 "독하게 혁신한 새로운 민주당으로 그 분들을 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이 중심에 없는 야권의 재구성은 무의미하다"며 "안 전 교수가 야권의 재구성을 생각하고 귀국했다면 그 고민을 당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교수가 출마한 4·24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공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테니 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일각에서 제가 안 전 교수와 만났는지 많이 물어보는데, (제가) 여의도에 돌아와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