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굴을 아름답게 하는 의사다. 그런데 과연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의 얼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아름다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 기자 말우리는 표정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표정을 통해 감정을 드러낸다. 기분이 좋을 때는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우리는 미소를 보기 좋아한다. 환한 미소는 호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데일 카네기는 미소는 친구를 얻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미소짓는 사람이 미소짓지 않는 사람보다 더 유쾌하고, 더 사교적이며, 더 매력적이고, 더 유능하며, 더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미소짓는 사람이 같은 죄를 지어도 더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는다고 한다. 이를 '미소-관용 효과'라고 부른다.
입술로 미소를 표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 입꼬리가 바깥쪽 위로 올라가는 미소가 가장 일반적이다. 일명 '모나리자 미소'라고도 불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표현하는 표정이다.
반면, 입꼬리가 먼저 올라가지 않고 윗입술 전체가 비슷하게 올라가는 미소가 있다. 일명 '송곳니 미소'라고 불린다. 윗입술 전체가 올라가면서 송곳니가 두드러지게 보여서 이런 명칭이 생겼다. 때로는 잇몸이 많이 보이기도 한다.
웃는 표정을 많이 연습한 사람들은 윗니와 아랫니를 모두 보이도록 미소를 짓기도 한다. 이 표정은 위 아래 치열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표정은 아니고 정치가나 연예인들이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해 연습하는 표정이다.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미소를 짓는데 관여하는 표정근육들의 발달 정도나 구조가 사람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어서이다. 대관골근이라는 근육이 크게 관여하면 모나리자 미소가 생기고 윗입술올림근이 크게 관여하면 송곳니 미소가 생긴다.
표정의 차이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모나리자 미소는 자연스러운 호감으로 느껴지는 반면, 송곳니 미소는 약간 그렇지가 않다. 잇몸이 많이 노출되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동물들, 특히 육식동물들에게서 송곳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윗입술을 들어올려 이 송곳니를 내보이는 것은 위협의 표현이다. 위협을 느끼면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상대방과 적대적인 관계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런 감정표현의 기억이 뇌리에 남아있어서, 송곳니 미소를 보게 되면 호감의 표현이라고 인식하면서도 불편한 느낌이 조금 있을 수 있다.
웃을 때 입꼬리를 억지로 아래로 당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표정은 억지로 웃거나, 웃음을 참고자 할 때 주로 생긴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억제할 때 주로 생기는 표정이다. 이런 표정을 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마음이 복잡할 것이다. 가정환경이 엄하거나, 감정표현을 자제하게끔 교육을 받으면 이런 표정이 자주 나온다. 상대방은 감정을 숨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표정이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고, 나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다.
감정을 참거나 긴장된 상태에 있을 때는 입술 주변 근육들이 긴장되면서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간다. 턱끝의 근육도 긴장하면서 턱끝에 자글자글하게 주름이 생긴다. 이를 자갈턱이라고 하는데, 평상시에도 턱 끝이 이렇다면 그 사람의 성향이 감정을 억제하거나 쉽게 긴장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관상학에서는 입술을 복을 담는 그릇, 혹은 물 위에 떠 있는 배로 비유한다. 그릇이나 배는 양 끝이 올라가 가운데가 파여있다. 그래야만 무언가를 담을 수 있다. 입술을 그릇이나 배라는 이미지로 비유해서 입꼬리가 올라가야 복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입술 양끝쪽에는 볼굴대라는 부위가 있다. 볼굴대는 중간 얼굴 근육의 주된 근육 8개가 하나의 지점에서 합쳐진 것이다. 볼굴대의 위치는 사람에 따라서 입꼬리 바로 가쪽에서 입꼬리와 교근 앞부분까지 다양다. 모양 역시 원뿔모양에서 세로로 두꺼운 모양 등 다양하다.
볼굴대의 위치에 따라 웃음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고, 무표정한 상태에서 입꼬리 위치가 달라진다. 표정이 없을 때는 볼굴대 방향으로 입꼬리가 당겨진다. 볼굴대가 위에 있을수록 입꼬리가 올라가며, 아래에 있을수록 입꼬리가 내려간다.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입술이 웃는 상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고, 시무룩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백인은 볼굴대가 입꼬리보다 위에 위치하고 있고, 흑인은 입꼬리와 같은 위치에 있으며, 일본인과 한국인은 입꼬리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웃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입꼬리가 내려갈 확률이 높다.
한국이나 일본에 온 외국인들이 '한국인, 일본인의 표정은 무거워보인다'고 하는 것은 그 이유이다. 볼굴대가 낮은 부위에 있는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우울해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입꼬리가 더 내려가기 때문에 자주 웃는 연습을 해서 입꼬리를 올리는 근육들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나이가 들면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아래로 처진다. 동시에 표정근육의 힘도 줄어든다. 그러다보면 웃을 때 윗니는 윗입술에 덮히고 아랫니만 보이는 미소를 짓게 된다. 이를 일면 '틀니미소'라고 한다.
자연스럽고 밝은 미소를 평생 동안 유지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입모양을 통해 다양한 표현을 하도록 표정운동과 노력이 필요하다. 입 주변의 표정 근육은 수의근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입꼬리를 올릴 수 있다. 웃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는 입꼬리가 처져서 웃어도 웃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제 거울을 보고 슬며시 미소를 지어보자. 나의 미소는 어떤가? 자연스럽게 호감을 전달하는가? 만약 잇몸이 많이 보인다거나 입꼬리를 내리는 습관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는 습관이 들게끔 연습을 하자. 어느 새 인상이 달라질 것이다. 정 힘들면 간단한 의학적 도움을 빌릴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면 윗니와 아랫니를 동시에 노출하는 표정을 지어보자. 처음에는 얼굴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지만, 시기적절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