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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다시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기존 지역투어를 발전시킨 ‘2013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전국투어’가 4월부터 시작합니다. 올해 전국투어에서는 ‘재야의 고수’와 함께 지역 기획기사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시민-상근기자의 공동 작품은 물론이고,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삶의 문제를 고민한 시민단체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기사도 선보이겠습니다. 4월, 2013년 <오마이뉴스> 전국투어가 찾아간 첫 번째 지역은 강원도입니다. [편집자말]
춘사월, 정선 지역에 눈이 분분해도 봄은 오고 있다. 생강나무에 이어 벚꽃과 목련 등이 일제히 꽃봉우리를 터트리는가 싶더니 산자락에선 곰취와 나물취를 비롯한 향긋한 산나물이 촉을 키우기 시작했다.

정선아리랑 가락따라 낭창낭창 봄은 오고, 정선장터는 이내 산나물 사태를 이룬다. 봄을 맞은 들녘은 촌부들의 걸음을 재촉하고 밭갈이 나선 이에게 하루 해는 짧기만 하다. 그 봄의 길목에선 정선. 이번 주말 봄향기 가득한 정선에서 정선만의 고유한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매년 봄에 열리는 '2013 정선토속음식축제'와 '제21회 화암약수제'가 그것인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이럴 때 정선에 오면 꽃길 걷는 일 정도는 덤이 되겠다. 정선의 독특한 음식에다 톡 쏘는 약수, 정선사투리와 정선아리랑은 기본이고 여기에 어릴 적 추억여행까지 할 수 있으니 오감이 즐거운 곳이다.

[북평면 '2013 정선토속음식축제'] 준비된 음식만 304가지

농부가 논을 갈고있다
▲ 서래질 농부가 논을 갈고있다
ⓒ 북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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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정선토속음식축제'를 준비하는 정선의 북평면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한때 광산이 있어 작은 시가지가 출렁거린 적이 있었지만 이젠 언제적 일이냐는 듯 거름 냄새가 더 많이 나는 마을이 되었다.

하루 네 차례 정선선 꼬마열차가 오고가면서 내는 기적소리는 마을을 닮아 순하기만 하고, 정선에서 보기 드물게 너른 북평의 들은 옛부터 정선사람들의 식량 창고 역할을 했다. 넉넉한 곳간에서 인심난나고 했던가. 그러한 북평마을에서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북평면 나전역앞 시가지 일원에서 2013 정선토속음식축제를 개최한다.

올해가 두 번째 행사인데, 작년 첫 행사 땐 준비된 음식이 동 날 정도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올해 준비한 음식은 모두 304가지. 정선사람들이 즐겨 먹던 음식의 가짓수가 이렇게 많은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그 많은 음식이 각자의 맛을 낸다는 게 더 희한한 일이기도 하다.

밥만 해도 쌀밥과 나물밥은 기본이고 작두보리밥을 비롯 콩무거리밥, 메밀느쟁이밥, 술찌개미밥, 감자붕생이밥, 살쿠리밥 등등 이젠 이름조차 생소한 밥들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고 봉골죽, 능군강냉이쌀죽, 원반죽, 가수기, 귀리만두, 가시래, 적국, 덤불김치, 언감자채볶음, 뱁싸리떡, 오매두떡, 보리개떡, 수수부꾸미, 산초두부구이 등등 맛을 내는 재료가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304가지 음식 드시러 오세요!
▲ 정선토속음식 304가지 음식 드시러 오세요!
ⓒ 북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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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26일(금) 오전 11시에 개막식을 갖고 정선토속음식 체험·판매, 누들로드(국수) 특별시연장 운영, 산촌·농경문화 시연·체험 행사를 한다.

시연행사는 소타는 아저씨 시연, 소 밭갈기, 논 써래질, 모심기 등을 하고 체험행사는 소달구지 타기, 모심기, 콩타작, 곤드레나물 뜯기, 굴렁쇠 굴리기 등이 있으며 전시행사는 산촌문화 생활용품, 북평면 추억의 사진전, 2018 동계올림픽 홍보관 운영 등을 한다.

유환대 북평면장은 "축제의 목적은 사라져가는 토속음식을 보존하고 산촌 생활문화를 전승하는 것"이며 "특히 304가지나 되는 토속음식을 나누는 행사는 정선이 처음인데다가 그와 함께 하는 산촌놀이 체험은 도시인들에겐 어린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멋진 추억여행이 될 것"이라며 축제를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축제는 북평지역 20여개 마을에서 제각각 마을을 대표하는 전통 토속음식을 준비하였는데, 시식코너와 함께 1000∼3000원 단위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암면 그림바우마을 '화암약수제'] 몰운대·화암동굴 등 화암팔경은 덤!
 
젊은 연인이 약수를 뜨고 있다
▲ 화암약수 젊은 연인이 약수를 뜨고 있다
ⓒ 화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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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상류에 있는 정선은 산첩첩 물첩첩의 고장. 그런 이유로 골짜기마다 맑은 물이 넘쳐 흐르고 옥빛 개울은 사람이 다니는 길의 원류가 되었다. 정선하면 어느 지역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화암팔경인 소금강과 광대곡, 몰운대, 거북바위, 겸재 정선이 그렸다는 화표주 등이 있는 화암면은 특히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힌다.

바위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하여 화암(畵巖), 즉 그림바우마을이 된 화암마을은 실제로 온 동네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깎아지른 절벽이 있는가 하면 바위틈의 노송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면 인구가 1700명도 되지 않은 작은 마을이지만 버킷리스트에 넣어도 좋을 정도로 문화와 예술 또한 수준 높은 마을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마을에서 화암약수제가 열린다. 축제는 올해로 스물 한 번 째. 그동안은 마을 행사로 진행해 오다가 올해 처음으로 거리축제로 변모했다. '정(情)과 자연·문화가 어우러지는 웰빙화암' 주제로 펼쳐지는 '제21회 화암약수제'는 오는 27일부터 28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화암약수터와 화암면 시가지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27일(토) 오후 2시 화암면의 안녕을 기원하는 약수제례를 시작으로 면민화합을 위한 민속놀이 및 약수밥·약수물 빨리마시기, 약수물 시음회와 삼베의 고장 답게 삼베짜기 시연과 짚신삼기, 장석매기, 어르신아리랑경창대회, 향토음식경연대회, 다문화가정 외국음식 시식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일찌기 시인 정공채는 화암약수를 마시면 신선인냥 마음이 맑아진다고 했으니 화암약수는 신선들이나 마시는 물이었다. 그 약수물로 밥을 지으면 푸른 색이 감돌고, 밥맛도 깊었다. 사이다가 귀하던 시절엔 '당원'이나 '사카린'을 타 사이다 대용으로 먹었던 화암약수. 그 톡 쏘는 특유의 맛은 전국에서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정선을 찾아 정선 토속음식도 맛보고 화암약수도 마신다면 누구라도 신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관광객들이 약수빨리 먹기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 화암약수 관광객들이 약수빨리 먹기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 화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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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선군, #정선아리랑, #화암약수, #정선토속음식축제, #곤드레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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