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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특별 보상방안 실천계획'을 설명하고 "공사와 함께 대화를 지속 병행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보상은 필요 없고 이대로 살게 해달라"며 즉각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전력공사는 23일로 나흘째 재개한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모두 7곳에서 송전탑 공사를 시작했는데, 3곳은 정지작업 등을 진행시키고 나머지는 주민과 대치 상황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력 "공사와 함께 대화를 지속 병행"

 조인국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은 23일 오후 밀양지사에서 송전탑 주민과 관련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조인국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은 23일 오후 밀양지사에서 송전탑 주민과 관련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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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23일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에서 조인국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한국전력은 "밀양지역 주민과 대화·소통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특별지원에 대해 성의있고 유연하게 협의에 임할 것이며, 적극적으로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국 부사장은 "일각에서는 한국전력의 지원안의 실행 여부에 의구심을 가지시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특별지원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지원안은 정부에서도 시행을 보증하고 있고, 이를 위해 밀양시, 지역국회의원, 주민대표들로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지원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세부 실천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에 대해서는 발전소 주변지역과 마찬가지로 매년 일정금액을 지원할 것이며, 입법을 통해 선하지 보상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밀양지역에 대해서는 법안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매년 지원금을 지급할 것을 이미 약속드린 바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은 "빛고을 밀양의 '태양광 벨리(Valley) 사업'을 시행"하고, "송전선로 인근의 펜션을 장기 임차하여 한전에서 체련장 등으로 활용", "송전선로 인접지역의 주택에 대해서는 매입 또는 환경을 개선", "주민 소득창출을 위해 농산물 공동판매시설 신축과 특산물 판로 지원" 등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설비 주변지역 주민에 대해서는 한전병원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드릴 예정이며, 재경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 운영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지역주민의 자녀에 대한 한전 인턴사원 선발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 등은 이미 시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전력은 '밀양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지원안'으로 ▲지속적인 지역지원사업 시행 ▲태양광 사업 시행 ▲선로 인근 펜션 임차 체련장 활용 ▲선로 인접 주택 매입 ▲인접지역 주거환경 개선 ▲마을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치 창출 ▲농산물직거래장 공공판매시설 신축 ▲밤나무 항공방제 불가지역 소방 ▲특산물 판로 지원 직거래장터 ▲주변지역 주민과 자녀 인턴채용 우대 ▲재경 유학생 위한 기숙사 운영 검토 ▲지역주민 건강검진 지원 ▲중장기 지중화 시책 수립시 밀양지역 최우선 검토를 내놓았다.

대책위 "여론을 향한 쓸데없는 '쇼'로 주민 우롱"

이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밀양 765kV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 일동'은  "한국전력은 여론을 향한 쓸데없는 '쇼'로 주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하루 속히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23일 오전 한 주민이 헬기장에 있는 장비에 몸을 묶어 옮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가운데, 23일 오전 한 주민이 헬기장에 있는 장비에 몸을 묶어 옮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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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날 오후 낸 성명서를 통해 "한국전력 부사장이 발표한 밀양주민보상지원책은 이미 반대대책위와의 주민간담회를 통해서 발표한 것과 하나 다를 바 없는 내용으로, 이미 밀양시 4개면 1484세대 1813명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에서 재차 발표한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22일 새누리당과 정부의 당정 협의에서 나온 '보상 지원'의 연장선상에서 '뭔가 주민들을 위해 선물보따리를 던져 주고 있다'는 것을 여론을 향해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밀양 송전탑 경과지 절대 다수 주민들은 누차 말해왔듯이, 보상을 더 받아내기 위해 싸워온 것이 아니다"며 "나흘째 강행되는 공사로 인해 농번기 일손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모내기 준비를 못하고 있으며 비닐하우스 관리가 되지 않아 작물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무엇보다 줄줄이 주민들이 쓰러지면서 사고에 대한 공포감이 짙어간다"며 "한국전력은 여론을 향한 쓸데없는 '쇼'로 주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하루속히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 협의체를 통한 주민들과의 대화의 장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밀양 송전탑#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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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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