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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진주의료원..홍준표 지사는 시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였다.
경남진주의료원..홍준표 지사는 시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였다. ⓒ 김동수

취임한 지 6개월이 안 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103년 역사를 지닌 경남진주의료원을 폐업을 발표했다.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29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와 도의회에서 수십 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자구노력은 전혀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고자 하는 노조원들의 모습에서 진주의료원의 회생 가능성을 발견할 수가 없었기에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히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발표했다.

박 직무대행은 기자회견 뒤 진주의료원으로 가, 현관 등지에서 농성 중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에 대한 퇴거 명령을 요청하겠다면서 "조합원들이 퇴거명령에 불응하면 체증해서 강제이행금을 부과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노조와 시민들은 '불복종'을 선언했다. '의료공공성 강화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는 29일 오후 2시 진주의료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끝까지 싸울 것임을 천명했다.

 의료공공성 강화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가 진주의료원 앞에서 폐업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의료공공성 강화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가 진주의료원 앞에서 폐업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김동수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김동수

이들은 "진주시민들과 경남도민, 수많은 국민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103년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부경남의 대표 서민병원 '진주의료원'을 취임한 지 160여일 밖에 안 된 홍준표 지사가 끝끝내 폐업하겠다고 일방 선언한 데 대해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 없다고"고 주장했다.

시민대책위는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279억 원의 누적 적자를 갚아주고 매년 70억 원씩 발생하는 손실도 보전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이렇게 투입된 세금은 도민 전체의 의료복지가 아니라 강성귀족노조원들의 초법적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변질돼 사용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이들은 "진주의료원 재정문제는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도 아닐 뿐더러, 서민들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이기에 불가피한 '건강한 적자'"라며 "진주의료원 경영문제도 그 책임이 대부분 경남도와 병원 관리자들에게 있음이 경남도 자체 감사를 통해서 확인 됐다"고 주장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 ⓒ 김동수

이들은 "절차와 인권, 민심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된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 불복하며, 폐업 철회를 위한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돌입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시민대책위는 마지막으로 홍준표 지사를 심판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책임을 묻기 위해 범국민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5가지를 요구했다.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 ▲진주보건소는 진주의료원 폐업 신고서 반려 ▲보건복지부는 즉각 진주의료원 업무개시 명령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진주의료원 사태 입장과 정상화에 나설 것 ▲국회는 진주의료원 청문회, 국정조사 실시, 폐업 결정 철회 및 의료원 정상화 대책 마련 등.

 누구의 손일까? 폐업을 반대하는 손? 아니면 폐업을 밀어붙이는 손. 분명한 것은 홍준표 지사는 소통을 거부해 먹통지사가 되었다.
누구의 손일까? 폐업을 반대하는 손? 아니면 폐업을 밀어붙이는 손. 분명한 것은 홍준표 지사는 소통을 거부해 먹통지사가 되었다. ⓒ 김동수

 103년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이 29일부로 문을 닫았다. 저 문이 열려야 한다.
103년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이 29일부로 문을 닫았다. 저 문이 열려야 한다. ⓒ 김동수

진주의료원 폐업이 결정된 29일 진주의료원 문은 굳게 닫혔다. 수많은 환자들과 보호자 그리고 직원들이 나다녔던 문에 비친 손바닥은 진주의료원 현재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누구의 손일까? 폐업을 찬성하는? 아니면 반대하는 손인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홍준표 지사는 폐업 과정에서 시민과 노조 그리고 중재단과의 소통을 거부했다는 점이다. 대화 없이 밀어붙였다. '불통지사', '먹통지사'라 불러도 무방하다.

103년된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여섯달도 안 된 지사가 불도저처럼 밀어붙인 것이다. 다 양보해, 경남도가 주장하는 모든 근거가 옳다고해도 생존권과 생명권을 다루는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킨 것은 그 어떤 논리로도 설득할 수 없다.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10억 원의 적자가 나도 생명을 살려야 한다. 하지만 홍 지사는 이를 거부했다. 홍 지사가 생존권과 생명권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병원에 경찰 병력이 왜 배치되어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경찰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된 것이 아니다. 경찰 존재 이유를 스스로 망각한 것이나 다름없다.

 진주의료원에 배치된 경찰병력
진주의료원에 배치된 경찰병력 ⓒ 김동수

 진주의료원에 배치된 경찰병력과 폐업을 반대하는 펼침막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왜 경찰이 병원에 배치되어야 할까? 진주시민으로서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진주의료원에 배치된 경찰병력과 폐업을 반대하는 펼침막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왜 경찰이 병원에 배치되어야 할까? 진주시민으로서 이해를 할 수가 없다. ⓒ 김동수

 진주의료원 주차장에 경찰버스가 세워져있다.
진주의료원 주차장에 경찰버스가 세워져있다. ⓒ 김동수

"폐업으로 인하여 이 시설물 출입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누구든 허락없이 출입할 시 무단 침입, 업무방해, 재산권 침해 등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진주시민들이 왜 진주의료원에 들어갈 수 없는지 홍지사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진주시민들이 왜 진주의료원에 들어갈 수 없는지 홍지사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김동수

하지만 진주의료원 폐업은 철회해야 한다. 생명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진주의료원을 지킬 이들은 경찰 병력이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직원들이다. 진주의료원의 문은 활짝 열려야 한다.

 폐업결정 철회하라
폐업결정 철회하라 ⓒ 김동수



#진주의료원#홍준표#진주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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