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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이냐" 국정원 사건 수사팀의 주임검사가 운동권 출신이라고 색깔론을 제기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이냐"며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진태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이냐"국정원 사건 수사팀의 주임검사가 운동권 출신이라고 색깔론을 제기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이냐"며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은 아니다. 정말 학생운동 하던 사람은 겸손하다. 진짜 고수는 어디 가서 자랑하지 않는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항변'이다. 그는 지난 17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한 수사 실무 검사의 운동권 전력을 공개했다. 그는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운동권 출신이 (주임검사를 맡으니) 공소장이 이렇게 나오는 것"이라며 검찰의 국정원 불법 정치·선거 개입 수사 자체가 잘못됐다는 '색깔론'을 폈다.

즉각 야당의 반박이 쏟아졌다. 특히,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그 시절 총학생회는 전두환씨가 광주에서 2000명을 죽이고 쿠데타로 대통령이 됐을 때 죽음을 각오하고 움직였다"며 "그런 정권이 들어섰을 때 아무것도 안하고 이기적으로 자기공부만 한 사람들이 과연 지금 총학회장들의 자기 헌신을 문제삼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왜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하는 세력에 말 못하나, 이러니 집권 못 하지"

김 의원은 18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서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먼저 그는 "서 의원이 어제 본인의 질의내용에 대해 이기적으로 공부만 하던 사람이 이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냐고 했다"며 "저는 서 의원에 대해서 학생운동 하느라 아는 게 없어서 법률지식도 부족한 사람이 왜 법사위에 앉아있느냐고 얘기하지 않는다, 인생에 있어서 각자 살아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애국 헌신하는 길은 각자 다르다,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은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울 때 빨간띠·파란띠 매면 어디 가서 자랑하지, 진짜 고수는 어디 가서 자랑하지 않는다"고 면박을 줬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옛날 운동권 출신들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학생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 한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운동권 출신 야당 의원들이 '종북좌파' 세력을 비호하고 있다는 힐난이다.

그는 "이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고 집권에 실패하고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운동권 출신의 그릇된 우월의식과 빗나간 행태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 떠나서 '이기적이니' '공부만 한 사람이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은 인신공격"이라며 "적어도 우리 국회에서 이런 인신공격, 무례한 언사가 나온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서 의원은 여기에 대해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장검사까지 지내서 잘 알텐데... 전력 갖고 수사 정당성 문제 삼다니"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이냐"며 사과를 요구하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이냐"며 사과를 요구하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당사자'인 서영교 의원은 당장 반박하고 나섰다. "학생운동 경력이 무슨 훈장은 아니다"는 김 의원의 말에 "훈장이 맞다"며 설전까지 불사했다.

서 의원은 "'주임검사가 학생운동을 했고,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다고 얘기하면서 그래서 이런 공소장이 나왔다'는 발언, 그 검사가 사회단체에 기부행위를 한 것을 갖고 마치 종북인양 몰고 간 발언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회 임원은 종북'이라는 공식을 먼저 만들어 공격했으면 방어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지 않나"라며 "학생운동 했던 사람이 검사가 돼 사회부조리를, 국가기관의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는데 한국의 여당 국회의원이 (국가기관의 잘못된 행위를) 감싸고 도는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서영교 의원이 지적했던 것은 '이기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그렇게 말해서, 저 자신을 포함해 사법시험을 해서 판사와 변호사를 했던, 그래서 민주주의 인식이 없는 먹물에 대한 일반적 경고라 생각했다"며 "김 의원이 스스로 나에 대한 모독이라고 자백하니 김 의원 양심이 많이 찔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이 공소장에 서명 날인한 검사의 전력을 갖고 수사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문제삼는 우를 범했다"며 "검사가 오로지 자기 하나의 판단만 갖고 공소장에 서명날인하지 않는 점은 부장검사를 지낸 김 의원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김 의원의 '색깔론'은) 집권여당과 박근혜 정부에 도움을 주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진태#국정원 선거개입#색깔론#서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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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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