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적한 섬진강변 상류와 마을사이에 자전거 길이 생겼다.
한적한 섬진강변 상류와 마을사이에 자전거 길이 생겼다. ⓒ 김종성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시작해 남도 오백 리 이 땅을 아우르며 흐르는 섬진강. 이름도 정다운 섬진강은 특히 강변의 정취가 가장 한국적인 강 아닐까 싶다. 큰 하천이지만 다행히 4대강 공사에 포함되지 않아, 물이 맑고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섬진강에 지난  주 3년 걸려 만들었다는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옥정호 호수를 만든 섬진강댐에서 전북 임실군 강진면, 곡성역, 구례구역, 화개장터, 평사리 들녘, 하동역, 광양의 남해안까지 약 150㎞의 자전거 길이 그곳. 산간오지를 이룬 상류, 들판과 오랜 고을이 많은 중류,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를 지나는 하류 모두, 자전거 애호가라면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에라도 한 번 달려보고 싶은 유혹을 느낄 만하다.

그 중 워낙에 산간오지라 자동차 이외에는 가볼 수 없었던 임실과 순창, 남원의 섬진강 상류지역을 애마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았다. 이곳은 기차마을이 있는 곡성군에서 북쪽으로 섬진강 가를 거슬러 올라가 임실군 강진면까지의 자전거 길로 특히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의 작은 오지 마을 구담마을도 지나간다.

더불어 섬진강변 가까이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싶어 자전거에 캠핑 장비를 실었다. 바퀴 크기가 20인치인 작은 미니벨로 자전거에 어울리게 미니멀리즘(최소주의)을 최대한 실천하여 야영 장비를 싣는다. 흔히 자전거 캠핑 장비수납에 사용하는 패니어 가방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자전거 캠핑여행 스타일을 '울트라 라이트 미니멀 바이크 패킹'이라고 거창하게 부른단다. 자전거에 집을 한 채 올려놓고 보니 달팽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진짜 '금속말 탄 유목민'이 된 것 같기도 해 뿌듯하고 흐뭇하다.

머리 모양이 똑같은 곡성시장의 아낙네들

 곡성시장의 대장간을 지키는 아주머니 대장장이.
곡성시장의 대장간을 지키는 아주머니 대장장이. ⓒ 김종성

 곡성군 시장통에 찾아온 할머니들의 머리 모양이 서로 비슷해 재미있다.
곡성군 시장통에 찾아온 할머니들의 머리 모양이 서로 비슷해 재미있다. ⓒ 김종성

 코돌백기, 결맹자, 구키자.. 순박한 글자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코돌백기, 결맹자, 구키자.. 순박한 글자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 김종성

오랜만에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곡성역에 내렸다. 자전거 인구가 많이 늘더니 무궁화호 기차 안에 자전거 거치대가 생겼다. 매점이 있는 카페 칸 안에 대여섯 대의 자전거용 거치대가 있어 이젠 접이식 자전거가 아니어도 기차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철도공사 누리집에서 기차표 예약 시 자전거 거치대도 같이 예약할 수 있으며 따로 이용료는 없다.  

강변을 따라 증기 기관차처럼 생긴 옛 기차를 타볼 수 있는 기차마을 곡성에 주말이나 오일장이 열리는 매 3일, 8일에 오면 전통시장을 만날 수 있다. '장옥'이라 하여 지붕이 있는 현대식 시장통엔 가게의 간판도, 노점들도 깔끔하게 새것으로 바뀌어 생소했다. 하지만 상인들과 주민들이 어우러져 풍기는 장터 분위기는 여전히 푸근하기만 하다.

시장 구경, 사람구경, 먹거리 구경을 하다 문득 시장통 상인들과 찾아온 주민 할머니들의 머리 모양이 비슷하다는 걸 발견했다. 앞머리가 특히 짧고 조밀한 파마에 까맣게 염색을 했다. 요즘 곡성에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은 아닐 거고, 내 어머니도 그랬던 것처럼 아마 가장 경제적이고 친생활적인 이유에서 탄생한 머리 모양일 듯싶다. 조폭 아저씨들의 깍두기 머리는 무섭지만 곡성시장 할머니들의 파마머리는 귀엽다.  

무뚝뚝하게 뻥튀기 무쇠 기계를 돌리는 할아버지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일하는 젊은 외국인 며느리가 왠지 고맙게 느껴져 "수고하세요!" 먼저 인사를 건넨다. 코돌백기, 결맹자, 구키자…. 상인 아낙이 평소 발음하는 대로 쓴 씨앗 이름 푯말 앞에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군 생활 시절 답장으로 온 어머니의 짧은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순박한 글자다. 혼자 실실 웃고 서 있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상인 아주머니가 씨앗 사진만 찍지 말고 자기도 찍으라며 주변분들과 웃는다.

그러다 전통시장의 명물 중 하나인 대장간 앞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쇠와 불을 다루는 대장장이가 아저씨가 아닌 분홍색 블라우스를 입은 아주머니다. 목장갑을 끼고 불꽃을 튀기며 칼을 갈고 있는 모습이 거침이 없다. 아저씨가 일하다 다쳐서 대신 일하시는 걸까. 칼 가는 요란한 소음에 말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아마 전국 유일의 아주머니 대장장이가 아닐까 싶다.

자전거도로가 아닌 자전거길

 마을앞 길을 지나다 만난 반가운 그늘 정자와 섬진강변 동네 주민들.
마을앞 길을 지나다 만난 반가운 그늘 정자와 섬진강변 동네 주민들. ⓒ 김종성

 은빛 모래톱으로 운치있게 아름다웠을 섬진강변, 잡풀과 자갈만이 무성한 곳이 많아 허전하고 안타깝다.
은빛 모래톱으로 운치있게 아름다웠을 섬진강변, 잡풀과 자갈만이 무성한 곳이 많아 허전하고 안타깝다. ⓒ 김종성

더운 여름날의 보약이자 자전거 여행자의 좋은 간식인 뜨끈뜨끈한 옥수수를 가방 속에 넣고 곡성군에서 가까운 섬진강 가에 다가가면 자전거길이 나타난다. 섬진강댐 방향인 상류 쪽으로 본격적인 섬진강변 자전거 여행길에 나선다. 섬진강의 오지 지역답게 강변과 주변 풍경이 고요하고 한적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사람의 손길을 덜 탄 천연의 강변에 흔히 보이는 모래밭은 없고 초록 수풀만이 무성한 채 드문드문 굵은 자갈밭이 보인다.

모래사장 풍성한 하동군의 섬진강변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모래톱에 들어가 발 담그고 쉬어가는 상상은 이후 한참을 달려도 실현되질 못했다. 그러다 물도 마실 겸 들른 동네 정자에서 만난 동네 주민 할머니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의문이 풀렸다.

약 40년 전 곡성군청에서 섬진강 상류 쪽에 형성되어 있던 강변 모래밭들을 죄다 퍼내서 경제개발로 한창 부흥기를 맞고 있었던 건설 회사에 팔거나 일본에 수출을 했단다. 모래밭에 물놀이 가서 놀다보면 요즘같이 날이 더운 날에도 피서가 따로 없었다며 할머니들의 추억이 이어진다.

가난한 나라들이 국토의 광물자원을 팔아 당장의 호구지책으로 삼는 것처럼, 당시 딱히 돈벌이가 없었을 곡성군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모래톱이 없는 강변은 언제 봐도 허전하고 친근감이 가질 않는다. 강변의 주민들은 물놀이할 곳을 잃어버렸고 나 같은 여행자는 발 찜질을 하며 쉬어갈 운치있는 쉼터가 사라져버렸다.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모래가 없으니 상류지역 강물도 혼탁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의 회복력으로 모래밭이 다시 생겨날 만도 하건만…. 위쪽에 강물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게 하는 섬진강댐이 가로막고 있어 자연의 복원력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도 여행자에게도 모래톱 없는 강변은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관상용 강물일 뿐이다. 내가 사는 동네의 한강처럼.

 금속말 탄 여행자에게 호기심어린 눈길을 보내는 소들의 눈망울이 정답다.
금속말 탄 여행자에게 호기심어린 눈길을 보내는 소들의 눈망울이 정답다. ⓒ 김종성

 얼음골같이 서늘해 자전거 여행자의 땀을 식혀주는 300여미터의 산밑터널.
얼음골같이 서늘해 자전거 여행자의 땀을 식혀주는 300여미터의 산밑터널. ⓒ 김종성

총 길이 212㎞로, 규모로는 4대강에 들지만 유역인구가 적고 수해가 적은 산간지대를 흘러가는 섬진강은 그 덕에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새로 만든 현대식 제방, 준설, 보 등의 인공물이 별로 없이 비교적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그때문일까, 섬진강 자전거 길은 다른 강변의 자전거도로와는 조금 다르다.

뚝방과 마을길을 살리지 않고 습지 위에 만들어진 아스팔트 도로가 대부분인 4대강 변 자전거도로와 달리 섬진강변의 습지와 농로를 거의 건드리지 않고 기존의 뚝방(제방)을 활용했다. 새로 만든 포장도로이지만 자전거도로가 아닌 자전거길이라 할 만하다.  

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도 유모차를 끌고 밭일을 하러 나온 주민 할머니, 팔다리를 걷고 강물에 들어가 허리를 숙여 다슬기를 잡고 있는 주민들, 축사에서 맛나게 식사 중인 한우들이 금속말 탄 여행자가 신기한지 호기심 가득한 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정취 있고 조금은 애잔하기도 한 한국적 강변의 서정이 느껴지는 섬진강의 이미지가 남아 있어 무척 반갑다. 강변 길목마다 서 있는 섬진강 종주 km수 안내 푯말에 나오는 종주니 완주니 하는 말보단 강변 여행의 느린 정취가 어울리는 곳이다.

시골에 흔히 있는 개 사육장 앞을 지나기도 했는데 외지인이 탄 자전거를 보고 추격 본능이 깨어난 수십 마리의 개들이 짖어대며 난리다. 문득 어느 자전거 여행책에서 읽었던 기발한 개 대처법이 떠올라 한 번 써먹어 보았다. 그 대처법이란 으르렁 거리는 개 앞에서 활짝 웃는 것. 으르렁 거리던 개도 웃음 앞에선 무장 해제된다는 그럴 듯한 얘기에 선글라스까지 벗은 후 개들 앞에 다가가 양팔까지 벌리고 '하하하!' 맘껏 웃어 보았다. 하지만 웃음이 너무 가식적이었는지 덩치 큰 개들이 더욱 흥분해 짖어대며 목줄이 끊어져라 날뛴다. 제발 저 목줄이 끊기지 않길 기원하며 '페달아 나 살려라' 광속의 페달질을 하며 도망쳤다.

섬진강가의 군민 체육공원 화장실엔 고맙게도 샤워실이 따로 있어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라이딩 하느라 한껏 뜨거워진 몸을 잘 식혔다. 이날은 수도권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이었지만 섬진강이 옆에 흘러서인지 주의할 정도의 폭염은 아니었다. 샤워실 외에도 얼음골 같은 곳이 섬진강 가에 있는데 '향가터널'이 그곳이다. 사용하지 않은 폐 터널이 자전거 길로 다시 태어났다. 300여m 길이의 산 밑 터널 속은 정말 얼음골을 연상할 정도로 시원하고 서늘해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밟게 한다.  

샤워와 세탁을 같이 해준 소나기

 최상류로 갈수록 길은 좁아지고 섬진강 산하의 너른 풍경이 눈 시원하게 펼쳐진다.
최상류로 갈수록 길은 좁아지고 섬진강 산하의 너른 풍경이 눈 시원하게 펼쳐진다. ⓒ 김종성

 장군목 유원지의 흥미로운 요강바위들.
장군목 유원지의 흥미로운 요강바위들. ⓒ 김종성

 비가 내려 풍성해진 물에 들어가 다슬기를 잡으며 물놀이 중인 장군목 유원지에 놀러온 아이들.
비가 내려 풍성해진 물에 들어가 다슬기를 잡으며 물놀이 중인 장군목 유원지에 놀러온 아이들. ⓒ 김종성

섬진강 자전거 길은 맑은 물, 깊은 산, 맛깔스런 고추장으로도 유명한 순창군의 최상류 지역을 지나면서 길은 좁아지고 강과 산들이 어우러진 너른 풍경이 펼쳐져 눈이 즐겁다. 험하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심심산골에 웬 길쭉한 현수교 다리가 나타나고 그 밑에 보이는 놀라운 풍경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자연이 만든 천혜의 수석공원이라고 하는 장군목 유원지(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다.

민박집과 식당도 있고 흐르는 물에 들어가 수영도 하며 쉬어갈 좋은 쉼터이기도 한 장군목유원지는 주변의 회문산 등지에서 계곡물이 흘러 내려와 늘 수량이 풍부하고, 소와 여울이 많아 물놀이는 물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놀러왔다. 장군목이라는 이름은 그곳이 풍수지리상 두 개의 험준한 봉우리가 마주 서 있는 형세 즉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 명당이라 하여 붙여졌으며, 장구목이라 불리기도 한다.

장군목에는 수만 년 동안 흐른 거센 물살이 다듬어 놓은 크고 기묘한 바위들이 강가에 드러나 있는데 마치 용틀임을 하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그중 강물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요강바위'가 아주 유명하다. 바위 가운데가 요강처럼 움푹 파였다 하여 요강바위라 불리는 이 바위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진다니 크기와 모양새가 그럴만하다. 특히 10여 년 전 섬진강 적성면에 세워질 계획이었던 댐 건설을 막아내는 데 공이 컸다고 한다.

길게 펼쳐진 요강바위 위를 산책하기도 하고 옆구리에 양파 그물망을 달고 수경까지 쓰고 마치 해녀처럼 물질을 하며 신나게 다슬기를 잡는 아이들과 얘기도 나누며 잘 쉬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하늘이 꾸물꾸물 흐려지는가 싶더니 소나기가 세차게 내린다. 유원지에서 물놀이 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꺅~' 소리를 지르며 피신한 후에도 장대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하는 수 없이 방수천으로 짐 가방을 감싸고 이어지는 임실군 섬진강가를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소나기가 내려 물이 불어난 강변길을 상쾌하게 건너간다.
소나기가 내려 물이 불어난 강변길을 상쾌하게 건너간다. ⓒ 김종성

 국지성 호우의 장대비에서 자전거 여행자를 구해준 구담마을 정자.
국지성 호우의 장대비에서 자전거 여행자를 구해준 구담마을 정자. ⓒ 김종성

산골마을에 내리는 소나기는 폭염 속에 참았던 걸 다 쏟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1시간이 훌쩍 지나도 기세가 여전하다. 다른 계절이라면 입었을 비옷도 안 입은 덕분에 자연 샤워도 하고 땀에 젖은 옷은 저절로 세탁을 하게 된다. 비는 여름날 자전거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다. 장군목 유원지를 지나면 임실군 섬진강가의 산골마을 덕치면을 만나게 된다. 오지마을인 천담마을, 섬진강이 나은 김용택 시인의 시 속에 자주 나오는 진메마을 등이 덕치면에 있다. 그 마을 중에 슈퍼도 없고 버스도 가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마을 구담마을이 강변에 있다.

천담마을로 가는 강변 자전거 길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틀어 구담마을로 향한 건, 이 마을까지 강변 자전거길이 나 있고 비가 그칠 생각을 안해 이왕이면 풍광 좋은 곳에서 피신을 하고자 해서였다. 전에 자가용으로 한 번 와보았지만 섬진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찾아가는 기분은 무척 특별하다. 방향을 바꾼 지 20여분 만에 도착한 높고 막다른 산골에 위치한 구담마을은 어떻게 이런 곳에 집을 짓고 논밭을 가꾸며 살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하는 마을이다.      

팔 벌리면 품에 안길 듯한 작은 마을이지만 골목에서 마주치는 집 담벼락의 커다란 토란잎과 호박 넝쿨이 정답고, '이 빗속에 자전거를 타고 이곳에?' 하는 표정으로 마루에 서서 비에 젖은 여행자를 쳐다보는 주민 할아버지의 얼굴엔 안쓰러움과 호기심이 겹친다. 일단 비를 피하기 위해 구담마을 최고의 명당, 정자로 바로 달려갔다. 뜰과 그늘 짙은 큰 나무들이 모여 있는 당산 숲이 옆에 있어 주민에게도 여행자에게도 더할 나위없는 피서지다.

이후 소나기라 불리는 국지성 호우는 그칠 줄 모르고 두세 시간 동안 쏟아졌다. 동네 주민 할머니가 말하길 이맘때쯤 이런 비는 흔하게 내린단다. 가까운 마을회관에 가서 양해를 구하고 정자 한구석에 텐트를 쳤다. 비를 비해 새들이 재잘거리며 날아들고 메뚜기도 자전거 안장 밑에 자리를 잡았다. 빗소리에 섞인 라디오 음악소리들 들으며 텐트 속에 잠깐 누웠는데 그만 깜박 잠이 들어버렸다.

비 그친 늦은 밤, 누군가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여행자의 단잠을 깨운 건 가까운 섬진강에 사는 수많은 개구리들의 합창소리. 소나기에 불어나 힘차게 흘러가는 물소리, 당산 숲에 사는 온갖 풀벌레들의 노랫소리도 더불어 들려온다. 섬진강이 들려주는 자장가를 감상하며 하루가 저문다.    

ㅇ 주요 자전거 여행 길 ; 곡성 기차역 - 섬진강변 자전거길 - 향가 터널 - 유등면 - 적성면 - 장군목 유원지 - 구담마을 - 진메마을 - 섬진 중학교 - 강진면 버스 터미널

덧붙이는 글 | ㅇ 지난 6월 29일에 다녀왔습니다.
ㅇ 강진면 버스 터미널에 임실군과 전주시로 가는 수하물칸이 있는 직행버스가 수시로 오간다.



#자전거 여행#섬진강 자전거길#곡성#장군목#구담마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