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 유성호
비영리 독립언론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이하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는 최근 논란인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 "(언론이) 댓글 사건이라 하며 의미를 축소시키고 있지만, 이것은 단순한 댓글 사건이 아니라 국기를 문란케 하는 엄청난 사건"이라며 "대다수 언론들이 거의 무보도 수준이라, 이는 사실상 언론도 은폐에 가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는 언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고 언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뉴스타파>가 시즌3 시작 후 거의 매주 국정원 사태에 대해 심층 보도한 것에 대해 "국정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는데 기성 언론, 특히 방송이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취재내용을 거론하며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는 경찰 수사보다 진전되었으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제외한 불법행위 당사자에게 면죄부를 줘 국민 불신만 키웠다"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 왜 생겼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대선 때 국정원 도움 안 받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당시 토론회에서 이것을 여성의 인권 유린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문재인 후보에게 책임지라고 했다"면서 "이것은 어느 정도 검토한 후에 발언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 와서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이 모른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고 일갈했다.

"많은 사람들이 조사회피처를 알게된 게 가장 큰 변화"

<뉴스타파>는 5월 말부터 9차례에 걸쳐 '조세회피처'에 대한 뉴스를 보도해 오고 있다. 참여하게 된 계기에 김 대표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지난 4월 초부터 '조세회피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조세회피처를 악용한 저명인사를 발표했다, 한국의 여러 언론사도 참여하길 원했지만 ICIJ는 <뉴스타파>를 한국 유일의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보도 후 달라진 것에 대해 "이름도 생소한 '조세회피처'라는 곳들을 대중들이 많이 알게 됐다는 점"을 꼽으면서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과 알게 된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국세청이나 검찰 등이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서 이 사회에 정의를 제대로 세우는지 우리 국민들이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조세회피처를 취재하면서 "우리 사회의 돈 많고 힘 센 사람들이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해외비밀계좌를 만들어 운용하는 행태가 만연돼 있다는데 놀랐다"면서 "2000년대 이후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도 우리 조세당국이나 수사기관은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검찰과 국세청을 질타했다.

다음은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나눈 1문 1답을 정리한 것이다.

-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협회(이하 ICIJ)와 함께 취재한 '조세회피처'를 보도한 지 한달이 지났는데 보도 후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우리나라의 재벌, 대학총장, 문화계 스타, 심지어 전직 대통령 아들까지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란 사람들이 그동안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모르게 그 이름도 생소한 '조세회피처'를 애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드러났고, 그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변화겠죠.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과 알게 된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이 탈세와 비자금 은닉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죠. 이제 국세청이나 검찰 등도 조세회피처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이곳을 이용한 사람들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조세정의를 세울 절호의 기회가 사상 처음으로 생겼다고 봅니다. 저희 <뉴스타파>에서 많은 데이터들을 공개했으니까, 국세청이나 검찰 등이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서 꼬박꼬박 세금 내는 서민들의 박탈감을 해소하고, 이 사회에 정의를 제대로 세우는지 우리 국민들이 잘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 이번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습니까.
"ICIJ가 지난 4월 초 '조세회피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유럽 국가 중심으로 조세회피처를 악용한 저명인사들의 명단을 발표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희 <뉴스타파>도 ICIJ에 연락을 취해서 프로젝트를 같이 해 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 후 여러 과정을 거쳐서 <뉴스타파>가 ICIJ의 유일한 한국 파트너로 선정됐습니다."  

- KBS에서 이 보도를 할 때 <뉴스타파>라고 정확히 하지 않고 인터넷 한 매체라고 축소보도 했는데 어땠어요?
"<뉴스타파>라고 그냥 표현하면 될 것을 굳이 한 인터넷 매체라고 부른 것은 그야말로 졸렬함의 산물이죠. 한국에서 가장 큰 언론사가 왜 그렇게 졸렬하게 됐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물론 곧 <뉴스타파>라고 부르긴 했습니다. 많은 비난이 쏟아진 이후이긴 했지만…."

- 이번 '조세피난처'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돈 많고 힘 센 사람들이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해외비밀계좌를 만들어 운용하는 행태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는 데 놀랐습니다. 특히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행위가 지난 2000년 이후에 급속도로 증가했고, 특히 2007년, 2008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 때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서민들이 경제 위기 속에 큰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한국 사회 지도층들은 자산을 안전한 곳으로 빼돌리거나 탈세를 자행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겁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2000년대 이후 조세회피처에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세당국이나 수사기관은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뉴스타파>가 조세회피처 한국인 명단 발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국세청이 아직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뭔가 석연찮습니다. 말로는 세무조사 등을 철저히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제대로 하는지 유심히 지켜봐야겠죠."

- 국세청과 검찰이 정말 몰라서 수사를 안 했을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의지가 없었을까요?
"이번에 <뉴스타파>와 ICIJ가 공개한 자료들은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설립을 대행해 주는 회사인 PTN와 CTL이라는 곳의 고객정보들입니다. 이런 내밀한 정보들이 유출될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을 못했죠. 물론 국세청이나 검찰은 이런 정보들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이 급증하고, 재산 해외도피나 불법적인 외환거래가 만연하다는 기본적인 흐름은 아마 파악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거나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국세청이나 검찰이 이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가 없었다고 봐야겠죠."

"<뉴스타파>는 외압이 들어올 수 없는 조직"


- <뉴스타파>는 이 보도를 한 번에 하지 않고 여러 차례에 나눠 했어요. 그 과정에 외압은 없었나요.

"의도적으로 나눠서 한 것은 아니에요. 200여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확보했는데 이들의 구체적 신원을 확인하고, 페이퍼컴퍼니 설립 목적이나 활용 행태 등을 정밀하게 취재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시간이 오래 걸렸고 여러 번으로 나눠서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데 그 과정에 외압은 일체 없었습니다. 그리고 <뉴스타파>는 외압을 넣으려 해도 기본적으로 그럴 소지가 없는 조직이죠. 우리가 광고를 받는 것도 아니고, 정파적 입장을 가진 조직도 아니고. 그래서 이런 취재를 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언론 조직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 취재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람들은 기록에 다 나와 있는데도 처음엔 설립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서류를 들이밀면 그제야 시인을 하는데, 그러면서도 만들기만 하고 실제 활용은 하지 않았다고 변명들을 하지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의 거짓말, 변명 등을 깨 가는 과정 자체가 힘들었어요. 또 검색 시스템에서 이름은 나오지만 우리나라엔 동명이인이 많지 않습니까? 그 이름만 가지고 신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도 어려운 일이죠."

- 김 대표께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세회피처보다 국정원 사건이 더 중요한데 주류 언론은 조세회피에 대한 것만 보도한다"고 씁쓸해 하셨어요. 국정원 사건은 정치권력이고 조세회피처 건을 경제 권력으로 보면 아직 우리사회는 정치 권력이 경제 권력 위에 있는 것 아닐까요.
"어떤 권력이 더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긴 아직 어렵지만 경제 권력의 힘이 매우 막강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이번 CJ 사건 등에서 보듯이 정치권력이 한시적으로 개별 재벌을 제압하는 경우는 있겠지요. 국정원 사건은 막강한 권력기관이 취재 대상이라는 점, 또 대선이라는 매우 민감한 이슈가 핵심에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현 청와대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류 매체들이 접근 자체를 꺼려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국정원의 대선여론 개입을 정면으로 거론하는 것은 지난 대선의 결과로 탄생한 박근혜정권의 정당성과도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주류 매체들이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에 반해 조세회피처는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런 이슈죠. 그래서 지상파 방송 등 주류 언론매체들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다뤘다고 봅니다."

- 그럼 이게 외압일까요? 아님 알아서 그렇게 하는 것일까요?
"둘 다라고 봅니다. 얼마 전 YTN에서 단독보도 형태로 국정원의 SNS 관련 리포트를 내보낸 적이 있는데 단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아침에 4번째 정도에 보도되고 중단돼 버렸죠. 근데 그 중단된 배경에 국정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국정원이 정보원을 동원해 뉴스를 막는 유신 독재 스타일의 언론통제가 부활한 것이죠.

MBC의 시사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에서도 국정원을 다룬 프로그램이 결방됐는데, 그건 외압이 아니라 내부에서 알아서 한 사례죠. 방송사 보도국 간부들이 부담스런 아이템을 원천봉쇄해 버린 것입니다. 이런 일이 빈번하게 되면 일선 취재 기자들도 권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아이템은 취재해봤자 어차피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감이나 패배의식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알아서 몸을 낮추는 분위기가 뉴스룸 전체에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 얘기 나온 김에 더 가보죠. <뉴스타파>가 끈질기게 보도한 게 국정원 사태잖아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그리고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이뤄지는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저희들이 3월 1일 시즌3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거의 매주 국정원 의혹 사건을 보도해 왔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보도를 집중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기성 언론, 특히 방송이 이 사건을 철저하게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이라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 해서는 안 될,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을 했는데 국민들은 그 문제를 주류 매체를 통해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국정원은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기관이지 정권의 안위를 책임지는 기관은 아니지 않습니까?

검찰 수사에서도 드러났지만 국정원의 여론조작과 대선개입은 말 그대로 국기 문란에 헌정 질서를 파괴한 행위죠. '지상파 방송들이 이에 대해 침묵하면 우리 <뉴스타파>라도 이 사건을 제대로 보도해 보자'라고해서 시작한 거죠. 특히 사건 초기에 '여직원 인권 침해' 식으로 사안의 본질이 왜곡되고 물 타기 되면서 진실이 조롱당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었고, 국정원의 대선 여론 개입, 특히 트위터 상에서의 여론 조작 행태를  집중 추적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600여 개 국정원 연계 트위터 계정이 10개 그룹을 형성해 대선 여론 조작 등을 감행했고, 이 중 한 대장 계정을 운영한 사람이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이란 사실도 밝혀냈죠.

70여명에 이르는 소위 대북심리정보국이라는 곳이 대북 심리전이 아니라 사실상 자국민을 상대로 한 대남 심리전을 펼쳤던 것이죠. 저희들이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공개한 국정원 트윗 23만여 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보시면 대남 심리전이라는 말이 실감나실 겁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수사라기보다는 국정원 사태를 은폐, 왜곡하는데 급급했고 검찰 수사는 경찰 수사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것이었지만 원세훈 전 원장을 제외한 불법행위 당사자들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처리로 국민들의 불신만 더 키우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새누리당과 보수언론들은 검찰 수사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73건의 인터넷 사이트 게시 글을 표적으로 삼아 고작 73건의 인터넷 댓글이 대선에 무슨 영향을 미쳤겠냐며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몰이에 나섰죠. 이 73건이라는 게 수개월에 걸친 증거인멸 과정에서 살아남은 극히 일부의 증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런 기만적 공세를 편 거죠. 이 과정에서 대학가의 시국선언과 촛불집회 등 국민적 저항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박근혜 대통령,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명해야 정상"

-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라도 여론조작을 시도한다는 것이 더 문제 아닌가요?
"물론 의도도 중요하고, 대선 여론에 개입한 사실이 검찰수사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죠. 그러나 숫자도 중요해요. 그런데 그 숫자가 검찰이 확인한 73건이 다가 아니라는 거죠. 실제는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사실 트위터상에 유포된 정치, 대선 관련 글들은 저희가 파악한 것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어요.

그래서 단순히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그런 여론조작이 실제 수많은 유권자들에게 노출됐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한 거죠. 저희가 취재과정에서 수집한 국정원 트위터 데이터 23만 건을 전격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도 그런 이유로 한 것입니다."

- 그럼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보세요?
"지금 시점에서 그게 대선에 영향을 줬는지 여부를 계량적으로 판단하긴 힘들어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핵심 정보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난 대통령 선거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부분을 명확하게 해주는 거죠. 특히 대선 막판에 경찰이 제대로 수사가 안 된 상황에서 국정원 댓글이 전혀 없었다고 서둘러 발표한 것은 국정원뿐만 아니라 경찰이라는 방대한 조직까지 사실상 선거에 개입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것들이 선거 막판 민심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란 추정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 그동안 침묵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달 24일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국정원 댓글 사건 왜 생겼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대선때 국정원 도움 안받았다"고 했는데.
"국가 정보기관과 경찰 수뇌부의 대선 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국정 최고지도자가 '나는 모른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해 보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토론회 때 "증거도 없이 왜 젊은 여성을 괴롭히느냐?"는 식의 발언을 했고, 당시 문재인 후보에겐 "만약 사실이 아니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으로 공격하기도 했죠. 유력 대통령 후보가 전 국민이 바라보는 대선 토론회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검토를 한 후였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요. 어쨌든 당시에 그런 말을 했는데 지금은 잘못된 말로 확인이 됐잖아요. 그럼 자신이 그런 잘못된 발언을 한 데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를 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명해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합니다."

-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가장 문제는 언론이 아닌가 합니다. 언론에서 전혀 다루지 않거나 다루더라도 본질보다 여야 정쟁으로 물타기 하는데 현재 언론에 대해 하실 말씀 많을 것 같아요.
"'댓글 사건'이라고 하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합니다. 사소한 것으로 느껴지죠. 단순한 국정원 댓글 사건이 아니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죠. 그리고 국기를 문란케 한 엄청난 사건입니다. 음모, 공작, 거짓말 등등의 요소가 깔려 있어서 미국의 워터케이트 사건에 비견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 주요 언론의 보도태도는 너무 미약했습니다. 거의 무보도 수준이었습니다. 왜곡이나 편파보다 더 나쁜 거죠. 언론도 사실상 은폐에 가담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언론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거지요."

- 이번 사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국정원 게이트의 경우 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으니까 국회에서는 검찰 수사와 달리 폭 넓고 깊이 있는 조사가 이뤄져 한 점 의혹 남김없이 제대로 진상이 규명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전례를 볼 때 국정조사가 그다지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여야 모두 국정원 사건은 단순한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기를 문란케 한 사건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사건의 실체를 명확하게 밝혀냄과 동시에 국정원 개혁 방안을 확실하게 마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김용진 #뉴스타파#국정원 데선개입#조세피난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북·미 직거래 가능성 99%"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