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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 심규상
"내부 자료를 국회의원에게 제공하는 직원은 조직을 향해 돌을 던지고 내분을 일으키는 배신자다. 그런 직원이 발견되면 재빨리 솎아내는 것이 제일 단순한 방법…." (지난 해 10월, 국회의원에게 자료 제공한 내부제보자 색출 발언)

"전 직원은 KTX 민영화 관련 기사에 찬성 댓글 달고 실적 제출할 것"(지난해 1월 전 직원 댓글달기 강제지시,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언론에 폭로한 노동조합사무국장을 파면 조치함)

""귀신 씻나락 까는 소리 그만하고, 어떻게 해서 목표 달성하겠는지 설명하세요"(2011년 11월, 직원의 업무추진계획 보고서를 다시 돌려보내면서 보고서 여백에 적은 글)

"노조전임자는 열심히 일하는 개미 옆에서 계속 놀기만 하다 얼어 죽는 배짱이" (2011년 11월 전 직원에게 이메일 발송)

2011년 11월 취임한 한국철도시설공단 김광재 이사장의 어록 중 일부입니다. 그의 어록에는 직원에 대한 강압적 태도와 노조에 대한 반감이 배어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어록과 관련,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사용자는 동일한 부당노동 행위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감사원은 신이냐"... 김 이사장의 계속되는 '어록'  

그런 그가 최근 또 다른 어록을 남겼습니다.

"감사원과 지방노동위원회가 사내 비리, 비위자를 비호하고 있다, 노조가 비위행위자를 비호하는 것과 똑같다, 감사원 보고서는 신이냐."

지난 달 28일 노사교섭장에서 감사원 감사결과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한 말입니다. 감사원은 최근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감사결과를 통해 '법령과 절차를 무시한 무리한 직원 징계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실제 노동위원회는 지난해 철도시설공단 직원들이 구제 신청한 13건 중 9건을 부당해고로 판정했습니다. '부당 해고'를 남발하지 말라는 지적에 감사원과 노동위원회가 비리, 비위자를 비호한다고 받아친 것입니다. 당연 감사원은 신이 아닙니다. 그럼 신만이 김 이사장의 업무를 평가할 수 있습니까? 

김 이사장의 인식에 대한 철도시설노조 조합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지난 달 노조 측은 조합원(1058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모두 803명이 응답한 설문결과를 보면, 조합원들은 '노사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779명(97%)이 '이사장의 독단경영과 자질부족(72.3%), 임원들의 소신 없는 업무추진'(23.6%)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696명(87%)이 '김 이사장(60.2%)과 임원진(25.2%) 퇴진'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런 경우 기관장과 임원들은 '직원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해 변화, 혁신하겠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김 이사장과 임원들은 "노조가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무사안일에 젖어 이사장 및 임원 등의 퇴진을 목적으로 설문조사하고 왜곡된 결과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화답(?)했습니다. "의도에 맞게 결과를 조작했는지와 객관성, 오차범위 등을 확인할 수 없다"며 조작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이를 보도한 <오마이뉴스>에 대해서도 설문조사 결과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항변했습니다. 김 이사장과 임원들은 숱한 어록에도 불구하고 정말 조합원들이 호평할 것으로 기대했던 걸까요?    

물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인 만큼 사측에선 조사의 신뢰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에 <오마이뉴스>는 시설공단 측의 '반론'을 여과 없이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김 이사장이 <오마이뉴스>에 대해서도 이런 어록을 남겼습니다.

"왜 찌라시 같은 신문에다가…".."

"'찌라시 같은 신문'... 무심코 나온 표현, 이를 알린 노조가 문제"

 철도시설공단 노조가 지난 달 조합원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문항
철도시설공단 노조가 지난 달 조합원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문항 ⓒ 심규상

그가 노사교섭장에서 한 말입니다. 노조 측 대표들과 협의도중 노조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오마이뉴스>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며 "왜 찌라시 같은 신문에다가 이런 얘기를 했느냐"며 따지듯 말한 것입니다. '찌라시'는 신뢰하지 못할 소식을 전하는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오마이뉴스>는 김 이사장에게 정중한 사과를 요청했습니다. 최근 답변서가 왔습니다. 전문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언론사 폄훼 발언에 대한 입장 알림>

- 귀사에 대해 '찌라시 같은 신문'이라는 속된 표현으로 모욕하고 비방했다는 것은 전후 사정을 생략한 단어만의 문제가 아닌가합니다. 이는 우리공단 노사 간 단체교섭과정에서 노사 교섭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한정된 장소에서 교섭중 노조 측이 허위사실로 사측을 음해하는 비이성적 행위 등을 논의하던 중 노조 측이 일방적인 허위 주장만을 언론으로서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고 그대로 보도한  귀 사의 기사가 다중에 유포되어 우리 공단과 임직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취지로 말하던 중 무심코 나온 표현으로 절대 귀사를 폄훼하거나 비방할 의도가 아니었으며, 노사교섭은 비공개이어야 하는 것인데도 노조가 이를 귀사에 그대로 전달하여 본의 아니게 시민기자 등의 명예를 훼손하고 실추시킨다는 인식을 갖게 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그동안 귀사가 우리공단 노동조합의 음해성 주장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한 데에 대해 우리 공단이 항의한 것은 귀사를 공정 언론사로 인정하고 건전한 여론형성과 공공복리 향상을 위한 언론의 책임을 다하는 언론사로 영향력이 지대함을 충분히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찌라시같은 신문'이라고 생각했다면 귀사의 편파보도에 대해 절대 항의나 사과, 반론 개진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임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  

압축해보면 ' 편파보도 했다고 말하던 중 무심코 나온 얘기다,  발언 내용을 <오마이뉴스>에 알린 노조가 문제다, 정말 '찌라시 신문'이라고 생각했으면 편파 보도한 것에 항의했겠느냐'는 것입니다.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고 편파보도하지 않았냐고 어깃장을 놓고 있습니다. 상식 밖의 해괴한 궤변에 시시비비를 가려내려는 의지마저 접게 합니다.

자신을 편들지 않으면 편파보도로 단정짓고 노조는 물론 심지어 감사원, 노동위원회까지 공격대상으로 삼는 그가 연 10조가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차관보급 기관장이라는 현실이 두렵기만 합니다.


#철도시설공단#김광재 이사장#철도시설공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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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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