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성주씨와 그의 아들 민국이 맛조개를 캐면서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다. 이날 방송분에선 맛조개를 캐면서 아들 윤후의 기를 살려준 윤민수씨 교육법도 단연 화제였다.
여름철엔 꼬막정식보다 맛조개 정식이 '탁월'맛조개가 제철이다. 맛조개잡이는 충남 태안 갯벌도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곳이 있다. 남도의 기름진 갯벌 순천만과 고흥반도이다. 맛조개가 유명한 여름철에는 꼬막정식보다는 맛조개 정식을 먹는 게 탁월한 선택이다. 모든 식재료는 제철에 먹어야 최고의 맛이기 때문이다.
"이거 하나 맛보세요, 정말 맛있어요."맛조개를 손질하던 아주머니(51·이초희)가 고흥산 맛조개라며 맛보기를 권한다. 짭쪼름한 갯내음에 달큰한 맛이 순간 미각을 사로잡는다. 알큰하고 배릿한 벌교꼬막 맛 못지않다. 이렇게 맛이 좋은 이유는 맛조개가 제철인 까닭이다.
주방 가장자리에는 해감 중인 맛조개가 가득하다. 매일 산지에서 직송한다는 맛조개는 싱싱하게 살아 움직인다. 맛조개 정식을 주문했다. 1인분에 1만5000원, 2인 상차림이다. 조개 중 으뜸이라는 맛조개의 참맛 속으로 함께 풍덩 빠져들어 보자.
지인은 '대박이다'며 함박웃음... 감동을 주는 진짜 맛집기본상이 차려졌다. 제일 먼저 선보인 건 맛조개찜이다. 처음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함께 한 지인은 "대박이다"며 함박웃음이다. 이어 은박지에 쌓인 맛조개구이다. 얼마 전 순천만 갯가에서 맛조개구이를 맛봤었는데 가격대비 그곳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참 세상에는 이렇듯 감동을 주는 맛집들이 참 많다.
맛조개무침에 눈이 번쩍 뜨인다. 비주얼은 봄철의 별미 바지락회무침의 느낌이다. 그 맛을 보니 튼실한 조갯살 때문인지 식감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입안 가득하게 전해지는 풍성함이 좋다. 맛조개 된장뚝배기와 맛조개 탕에 이를 때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낸다. 맛조개 된장뚝배기는 된장의 강한 맛에 맛조개 맛이 다소 억눌린 느낌이 있지만 맛조개탕은 조개 특유의 맛을 한껏 뿜어낸다. 시원한 국물은 한없이 입맛을 희롱한다.
3월 중순에 선보인 맛조개 정식은 이곳에서 10월 초까지 맛볼 수 있다. 이쯤 되면 다 나왔겠거니 했는데 또 있단다. 뭐가 나올까 자못 궁금해진다. 맛조개 전이다. 속살이 튼실하고 맛깔난 맛조개 전도 먹음직하다. 맛조개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칼슘과 철분 아연 등이 풍부해 영양식으로 아주 그만이다.
맛조개 비빔밥도 있다. 대접에 맛조개 무침을 듬뿍 넣어 쓱쓱 비벼낸다. 맛조개의 모든 맛보기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비빔밥을 먹지 않아도 포만감이 들 정도로 맛조개 요리가 넉넉하게 나온다. 오랜만에 만난 제대로된 남도의 참맛이다.
맛조개살 쇠고기 꽈리고추와 함께 만든 맛조개살 장조림도 맛볼 수 있다. 참 요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찬도 깔끔한 맛이 돋보인다. 가짓수만 많은 여느 밥상과 달리 실속이 가득하다.
상차림을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행복밥상이다. 맛조개찜과 구이, 맛조개무침, 맛조개탕 등 맛조개의 모든 것을 맛보는 재미가 제법이다. 정말 기막히게 맛있는 남도의 진짜배기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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