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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염홍철 대전시장.
2014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염홍철 대전시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새누리당 소속 염홍철 대전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염 시장은 27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젯밤 잠을 좀 설쳤다"는 말로 입을 뗀 뒤 "저는 오늘 예측가능한 정치적 관행을 만들고, 안정적인 시정운영을 위하여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이어 "사실 저는 2010년 민선5기 대전시장에 취임하면서 이번이 마지막 임기라고 결심했으며 이 같은 결심에 대해서는 이미 가족과 상의를 마쳤었다"며 "뿐만 아니라 오래 전 지역의 정치 지도자에게 저의 결심을 설명 드렸고, 몇 달 전부터 극소수 지인에게 결심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염 시장이 말한 지역의 정치지도자는 강창희 국회의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 같은 설명은 자신의 불출마가 최근의 어떤 심경의 변화 또는 정치 상황 때문에 결심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이다.

염 시장은 또 "이러한 결심을 임기가 1년여 남은 시점에서 발표하는 것은 선거 구도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시민들로부터 과분한 지지를 받고 있으나, 출마하지 않는 사람이 선거구도의 상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발표시점을 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염 시장은 "(불출마 선언 이후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그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저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고, 오히려 제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대전시정이 정쟁대상에서 자유로워지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 시장은 또 "저의 임명직 1번과 민선 2번의 대전시장직 수행은 일이 아니라 삶이었다, 앞으로 남은 1년은 제 평생 가장 열심히 일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면서 "대전발전을 위해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멈출 때는 멈추어야 한다, 늘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소망해 왔다"며 "저의 진정성을 이해해 주시고 남은 기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꿈돌이 동산' 수사 질문에 '불쾌'... 대전시장 선거구도 '요동'

질의응답에 나선 염 시장은 '지금 불출마 선언을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는 그 동안 일체의 선거 관련 준비를 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제 노트에 수천 명의 이름이 있었지만, 이번 3년 동안은 아무런 선거와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취임 3주년이 되는 지난 7월 초 제 결심을 밝히려고 준비를 다 해놨는데, 과학벨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혼란스러워 미뤄왔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남은 1년의 기간 동안 제 인생의 새 출발에 대해서 구상할 것이다, 앞으로 선거를 하거나 공직을 맡는다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는 없고, 아직 구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염 시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질문도 나왔다. 한 취재기자는 '염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 최근 수사가 시작된 '꿈돌이 동산'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염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다가 상당히 불쾌하다는 어투로 "상식적으로 성립이 됩니까, 상식적으로 성립이 됩니까"라고 반복해서 되물었다. 그러면서 "꿈돌이 동산 수사의뢰 했다는 것 알고 있는데, 물론 관련도 없지만, 혹시 제가 행정적 책임을 져야 하면 지는 것이다, 출마 안한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인가, 대한민국이 그 정도 후진국인가, 정말 말문이 막힌다, 그런 나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전략공천을 요청하는 정치적 승부수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있다'는 질문에는 "제가 그 정도 고단수는 아니다, 그런 능력도 생각도 없다"면서 "그래서 순수하게 저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기자회견을 마치면서도 "오해가 있을까 봐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무슨 문제가 있어서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저의 명예를 위해서 끝까지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나 지금은 좋은 상태다, 저는 이런 상태에서 물러나는 것을 꿈 꿔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염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내년 대전시장 선거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내 공천구도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인 염 시장이 빠지면서 현재 출마의사를 품고 있는 경쟁자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특히, 염 시장의 강력한 공천 경쟁자였던 박성효 의원이 대전시장과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경험을 앞세워 타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나갈 것으로 보여, 박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경우 자칫 대전 대덕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도 치르게 될 전망이다.

현재 대전시장 선거 출마예상자로 새누리당에서는 박성효 의원과 정용기 대덕구청장, 이재선 전 의원,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이 있으며,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의원과 이상민 의원, 선병렬 전 의원 등이 있다.


#염홍철#대전시장#대전시장 선거#새누리당#201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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