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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울산시당이 지난 7월 21일 울산 남구 달동 시당사앞에서 불우이웃돕기 나눔장터를 열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시당이 지난 7월 21일 울산 남구 달동 시당사앞에서 불우이웃돕기 나눔장터를 열고 있다
ⓒ 새누리당 울산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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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 의원 ○○ 국비 ○○○억 원 확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17일부터 22일까지 언론에는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이 국가로부터 지역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는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지역은 6개 선거구 중 6명이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선거철만 되면 평소보다 더 활발히, 일종의 관례행사처럼 언론에 제공하고 있고, 언론은 일제히 비슷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같은 최근의 '예산확보' 홍보는, 예년에는 총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왔지만 이번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두고 일제히 나오고 있다. 이들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혹은 조만간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은 전국 최고의 국세 부담을 지는 도시인데 반해 국가로부터 확보하는 예산은 타도시보다 월등히 적다는 점에서 자칫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이점을 앞세운 이같은 예산확보 홍보는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야권과 견줘 불평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새누리당 의원들, 예산확보와 종북몰이 열중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울주군)과 김기현 의원(남구 을)은 22일 일제히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의 내년 예산이 올해 740억 원보다 약 92억 원(13%) 늘어난  832여억 원의 정부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중구)도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 경상좌도 병영성(사적 제320호) 보수정비사업 국비증액과 관련해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 '내년도 국비요구액 21억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국비 13억 원보다 대폭 증액된 규모라는 것.

앞서 강길부 의원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17일 "SOC 사업인 동해남부선(부산∼울산∼포항) 복선전철화 사업예산 2000억 원을 증액해 모두 6천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고, 김기현 의원도 20일 "내년 울산지역 사회간접투자(SOC)를 위해 5600억 원 규모의 예산 반영을 정부 측에 강력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의원들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 이후 소위 종북몰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시당은 지난 9월 2일 울산시당 차원에서 "통합진보당의 심장부가 울산이고 이는 곧 울산의 안방까지 간첩과 적화세력이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언론에 공표한 바 있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다음 날인 3일 이를 문제 삼아 검찰에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로 구성된 울산지역 국회의원협의회는 고소를 당한 다음 날인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겸한 협의회를 갖고 "체제전복세력이 민주와 진보로 가장해 활개를 치는 이번 '이석기 사태'와 관련해 모든 당력을 총결집해 울산 지키기에 앞장서겠다"고 언론에 공표했다.

여기다 더해 정갑윤 의원은 지난 21일 "'위헌 결정을 받은 정당이 해산될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정당에 설립 이후부터 해산 직전까지 지급해온 보조금 전액을 환수토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일부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새누리당 울산시당 소속 강길부, 김기현, 정갑윤 의원이 추석민심을 잡기 위한 지역 예산확보 홍보와 더불어 여론이 악화된 통합진보당에 대한 공격에 나서는 것을 두고 "내년 울산시장 선거를 앞둔 포석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 울산 국가예산 대거 확보? 실상은...

울산시 산하 울산발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울산시민의 1인당 국세 납부액은 912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590만 원, 전남 369만 원, 충남 215만 원, 대전 184만 원, 인천 175만 원 등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이에 반해 중앙정부가 자치단체가 교부하는 재원인 지방교부세는 울산이 홀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는 홍보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울산시의회 천병태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도 결산 결과 울산의 지방세 교부액은 1479억 원으로 전년보다 281억 원 감소했고, 특히 다른 광역시는 갈수록 지방세 교부액이 증가하는 반면 울산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지방세 교부액이 울산은 8754억 원인데 반해 부산 4조1892억 원, 대구 3조261억 원, 광주 2조6370억 원, 대전 1조9584억 원, 인천 9200억 원으로 인구 비율로 보면 타 대도시보다 훨씬 낮은 액수다.

천병태 의원은 "이처럼 울산의 지방세 교부액이 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재정자립도와 자주도가 높아 울산의 교부율이 낮게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지방교부세 산정기준이나 항목을 울산에 유리하게 바꾸고, 국가산업단지와 관련한 도로개설 및 유지보수 비용, 안전관리 비용 등을 항목에 추가해 지방교부세를 확충해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울산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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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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