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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 나무에 불이 붙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단풍.
오대산. 나무에 불이 붙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단풍. ⓒ 성낙선

단풍철이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해서 강원도에 있는 산들이 서서히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강원도에서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국립공원인 설악산과 오대산 그리고 치악산을 최고로 꼽는다. 설악산은 이미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오대산이 바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치악산도 조만간 단풍이 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치악산 중턱에서 바라다본 산자락. 단풍이 드문드문 물들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치악산 중턱에서 바라다본 산자락. 단풍이 드문드문 물들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 성낙선
단풍이 절정에 다다르는 시기는 앞으로 2~3주일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절정이 코앞인 셈이다. 기상청은 설악산의 경우 9월 30일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오는 10월 18일경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대산은 4일에 단풍이 들기 시작해 20일경에 절정에 이르고, 치악산은 10월 9일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10월 25일께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예고했다.

지금 당장 단풍여행을 떠나려면, 설악산으로 가는 게 가장 좋다. 설악산은 이미 산등성이 여기저기에 단풍이 물들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조금 이른 편이긴 하지만, 오대산도 단풍 구경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를 맞고 있다. 오대산의 경우 기상청이 예고한 것보다는 며칠 더 앞서 단풍이 들고 있는 셈이다.

오대산은 등산로를 따라서 여기저기 단풍이 짙게 물들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제 겨우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치고는 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별다른 기대 없이 등산을 하러 온 여행객들이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를 보고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오대산은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다음 주쯤에는 더욱 더 화려한 풍경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치악산에서는 단풍이 물든 풍경을 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치악산도 단풍으로 유명한 산 중에 하나다. 치악산은 원래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붉을 적'를 써서 '적악산'이라 불리던 때도 있었다. 치악산에서는 나무 가지 끝에 겨우 물이 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제대로 단풍이 든 풍경을 보려면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치악산, 붉게 물든 단풍.
치악산, 붉게 물든 단풍. ⓒ 성낙선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 등산로에 물든 단풍과 부도 모양의 석등.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 등산로에 물든 단풍과 부도 모양의 석등. ⓒ 성낙선

강원도 단풍 명소들... 먼 곳도 좋지만 가까운 곳도 괜찮아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는 '온 산에 불이 붙는다'는 표현을 쓴다. 그럴 때는 그 산 어디를 가든지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그래도 명소는 따로 있다. 설악산 단풍 명소로는 '흘림골'과 '주전골' 그리고 '천불동 계곡' 등을 주로 꼽는다. '백담계곡'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중에 하나다. 산행을 오래 할 생각이 없다면 백담계곡 쪽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 성낙선
오대산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올라가는 '선재길'에서 보는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 선재길은 오대천을 따라가는 좁은 숲길이다. 이 길은 원래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개설되기 전에 불교 신도들이 오가던 길이다. 이 길이 지금은 트레킹 코스로 개발돼, 걷기 좋은 길로 거듭나고 있다. 길은 6km 거리에 경사가 완만해 큰 힘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

치악산은 설악산과 오대산에 가려 빛을 덜 보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단풍이 아름답기로 다른 산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치악산은 구룡사에서 비로봉까지 가는 길이 특히 더 아름답다. 이름에 '악'자가 들어가 있는 산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치악산도 산세가 비교적 험한 편이다. 단풍 구경만 하려면, 중간에 세렴폭포가 있는 곳까지만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좋다.

매년 단풍철이 되면, 설악산을 비롯한 강원도의 산들이 모두 몸살을 앓는다. 주차난이 심하다. 그 바람에 도로가에 차를 버려둔 채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등산로가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때 단풍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면 가능한 한 주말은 피하고,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치악산 단풍. 푸른 잎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치악산 단풍. 푸른 잎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 성낙선

이런 저런 점들이 부담스럽다면,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강원도에는 설악산 같은 국립공원 말고도 단풍여행을 다녀올 만한 곳이 여러 군데 있다. 찾아보면,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단풍 구경을 할 만한 곳이 꽤 많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춘천시에만 해도 오봉산·삼악산 같은 훌륭한 산들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오봉산 아래 청평사관광지에서 청평사까지 올라가는 길이 단풍으로 무척 유명하다. 이곳은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갈 수도 있는데, 배 위에 바라다보는 단풍 구경이 남다르다. 그리고 남이섬도 단풍이 물들 때 꼭 한번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 인제에는 자작나무숲이 있다. 자작나무숲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로 물드는 광경이 꽤 볼 만하다.

화천은 '비수구미 마을'이, 양구는 '두타연 산소길'에서 보는 단풍이 아름답다. 최근에는 홍천의 은행나무숲이 또 다른 명소 중에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그밖에 대학 캠퍼스들도 단풍 구경을 하기에 적당한 곳들이 많은데,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그런 곳 중 하나다. 여유 있는 마음으로 단풍 여행을 다녀오려면 먼저 이런 곳들을 잘 찾아봐야 한다.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 정상.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 정상. ⓒ 성낙선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 정상에서 바라다본 하늘.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 정상에서 바라다본 하늘. ⓒ 성낙선

산행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 10월, 불법 산행 금지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안전하게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단풍철이라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 계절인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것도 많다. 단풍여행을 다녀올 때 꼭 주의해야 할 것이 '산행 안전'이다. 아무리 가까운 곳에 다녀온다 하더라도, 산에 오를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치악산 등산로를 따라 서서히 물들기 시작한 단풍.
치악산 등산로를 따라 서서히 물들기 시작한 단풍. ⓒ 성낙선
10월은 산행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다. 소방방재청은 최근 3년간(2010~2012년)에 발생한 산악 안전사고를 분석해 발표했다. 그 분석 결과를 보면, 산행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달은 10월, 5월, 11월 순이다. 그런데 5월에 비해 10월이 사고가 무려 두 배 가까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는 대부분 개인이 부주의한 데서 발생했다.

산행 사고 중에는 불법으로 산행을 하는 데서 발생하는 사고도 제법 많다.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이런 불법 산행은 특히 큰 사고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난 샛길로 등산을 하면, 중간에 길을 잃거나 절벽 위로 다가서 애를 먹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단풍철에는 등산로에 워낙 사람들이 오가다 보니 샛길을 이용하는 사례가 특히 더 많이 발생한다. 등산로가 아닌 샛길에서 조난을 당하면 조치를 취하기도 매우 어렵다. 설악산 같은 국립공원에서는 샛길을 이용하다 단속에 걸리면 1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돼 있다. 사고도 방지하고 벌금도 물지 않으려면 안전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게 좋다.

소방방재청은 산에 오를 때는 산행코스·난이도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고, 호우 등 기상특보가 있을 경우에는 산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외에도 산에 오를 때는 여분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산 속에서는 기온이 급격히 변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치악산 같은 곳에서는 산행 중에 마실 물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오대산 단풍.
오대산 단풍. ⓒ 성낙선

단풍철을 맞은 강원도에서는 지금 축제가 한창이다. 단풍 여행을 떠난 김에 강원도 가을 축제에 참여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양양과 강릉에서는 6일까지 '양양송이축제'와 '강릉커피축제'가 열린다. 같은 시기에 횡성에서는 '한우축제'가 열린다. 정선에서는 지난 9월 27일부터 시작된 민둥산 억새꽃축제가 11월 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단풍을 구경하러 오는 여행객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단풍 축제가 함께 열린다. 속초에서는 단풍철을 맞아 6일까지 설악산 일원에서 '산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11일과 13일 사이에는 설악로데오거리에서 '설악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오대산 월정사에서는 12일부터 20일까지 '오대산 문화축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이다.

 오대산 등산로에 깔린 다양한 모양의 낙엽들.
오대산 등산로에 깔린 다양한 모양의 낙엽들. ⓒ 성낙선

 오대산 계곡을 흐르는 물과 낙엽들.
오대산 계곡을 흐르는 물과 낙엽들. ⓒ 성낙선



#단풍#오대산#치악산#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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