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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만 빽빽만 민둥산
나무만 빽빽만 민둥산 ⓒ 박솔희

부쩍 쌀쌀해진 공기. 완연한 가을이다. 변덕스런 날씨가 언제 홱 맘 돌려 겨울인 척 할런지 모르는 일이니, 카르페 디엠! 오늘의 가을방학을 즐길 것.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의 1박2일이나 수업 없는 날 당일치기에 딱 좋은 민둥산 억새꽃 코스를 소개한다.

* 함께하면 좋은 음악 ♬  가을방학 <속아도 꿈결>

민둥산? 왜 '민둥'산일까?

 2013 민둥산 억새꽃축제 포스터
2013 민둥산 억새꽃축제 포스터 ⓒ 정선군청

얼핏 보기엔 나무만 울창한 민둥산. 그런데 왜 '민둥산'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을까?

산 아래에서 볼 때는 특이점이 없는 보통 산이지만 정상에 올라 보면 빽빽한 나무 대신 너른 억새밭이 펼쳐져있다. 화전을 일구느라 나무를 불태운 자리에 억새가 자라게 된 것이라고. 특히 가을철이면 은빛 억새가 장관을 이뤄서 억새꽃축제도 열린다.

올해 민둥산 억새꽃축제는 9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민둥산 주변 축제장에서 강원도 특산 먹거리인 메밀전병, 메밀부침이, 옥수수막걸리 등을 판매하니 등산을 마치고 노곤한 몸을 풀기에도 제격일 터. 눈과 혀를 간지럽히는 은빛 축제를 놓치지 말자.

민둥산 가는 길

 가을하늘과 어우러진 민둥산 은빛 억새
가을하늘과 어우러진 민둥산 은빛 억새 ⓒ 박솔희

 민둥산 정상에서
민둥산 정상에서 ⓒ 박솔희

 은빛 억새의 향연 이룬 민둥산
은빛 억새의 향연 이룬 민둥산 ⓒ 박솔희

청량리역에서 아침 7시 10분, 9시 10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나 8시 7분에 출발하는 O-train를 이용. 민둥산역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린다. 운임은 무궁화호 일반실 기준 편도 1만3600원, O-train은 2만3900원.

올 봄에 처음 도입된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은 요금이 좀 비싸지만 관광에 특화된 열차라 내외관이 쾌적해 기분 좋은 가을소풍에 딱이다. 어느 열차든 간에, 나들이철 주말에는 진작 표가 동나기 때문에 예매는 필수. 이미 매진된 열차라도 예약대기를 걸어놓으면 취소표가 풀릴 가능성이 크니 지레 상심 말고 기다려보자.

민둥산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역명에서 알 수 있듯 민둥산은 민둥산역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다. 민둥산역 앞쪽으로 난 큰길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가면 나오는 증산초등학교에서 민둥산 등반이 시작된다. 증산초교 코스는 가파르지만 짧은 코스라서, 민둥산쉼터까지 1시간, 정상까지는 넉넉하게 2시간이 걸린다.

산이 높지는 않아도 가파르기 때문에 튼튼한 운동화나 등산화는 필수. 등산용 스틱 등 장비를 갖춘 등산객이나 캠핑족들도 꽤 보인다.

'민둥산 정상에서' 엽서 한 장 써 보세요

 민둥산 정상에서 엽서를 보낼 수 있다.
민둥산 정상에서 엽서를 보낼 수 있다. ⓒ 박솔희

'도대체 왜 '민둥산'이야?' 낙엽 진 나무들만 빽빽한 가을숲을 한참 오르며 산의 이름을 수차례 의심한 끝에, 가파른 경사에 꽤나 숨이 가빠서는 이윽고 정상부 진입. 갑작스레 나무 한 그루 없이 탁 트여오는 경치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산 정상의 맑고 찬 공기가 폐를 정화시켜주는 느낌. 은빛 억새꽃의 향연을 감상하며 나무데크로 된 계단을 오르면 민둥산역 정상에 닿는 것이다.

정상에 우체통이 있다. 실제로 우편배달이 되는 진짜 우체통이다. 기념엽서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민둥산 정상에서' 가을 향기 듬뿍 담은 은빛 편지를 띄워봐도 좋겠다.

+ info 민둥산역 주변에 모텔이나 펜션이 있고, 민둥산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엘카지노호텔 찜질방을 이용하면 따뜻한 목욕으로 등산의 피로도 풀고 가볍게 숙박을 해결할 수 있다. 요금 1만원. 문의 033-592-8222

 민둥산 정상부
민둥산 정상부 ⓒ 박솔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1020 참여형 미디어 펀미디어에도 실렸습니다. http://cafe.naver.com/rumorxfile/839858



#민둥산#정선#은빛억새#억새꽃축제#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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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2011년 <청춘, 내일로>로 데뷔해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을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2021년 10월 아기 호두를 낳고 기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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