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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당장 중단하라."

한국전력공사가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된 속에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지 사흘째인 4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아래 대책위)위와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주민 건강 위협'과 '경찰의 인권유린' 등을 지적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민선활동가는 "지난 1일 저녁에 서울에서 내려와 인권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주민들은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된 속에 재개된 공사에 대해 불안과 초조 속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주민의 안전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는 한국전력이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이 현장에서 복면으로 활동하는 것을 언급했다.

이 민선활동가는 "현장에서 경찰이 집단으로 복면을 하고, 그런 상태에서 사람들을 제압하고 연행한다"며 "공권력은 당당해야 하는데, 복면을 썼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경찰이 현장에서 채증을 하면서 기자로 사칭하는 사례가 있었고, 사복경찰이 개인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데 그것에 대해 따져 물으면 무시하기도 한다"며 "경찰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 "공권력, 즉각 밀양에서 철수하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4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4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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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주민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대책위는 "여든 한 살 할머니가 손주뻘 경찰과 몸싸움을 하다 손과 팔에 피멍이 들고, 피가 난다"며 "벌써 11명이 산을 오르다 탈진해서 쓰러지고, 온몸에 피멍이 들고, 허리를 다치며, 몸싸움을 하다 쓰러져 구급차 신세를 졌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대책위는 "다수가 고령의 노인인 대치 현장에서 공권력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민들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음식물 반입도, 통행도 제한되고, 무엇보다 주민들이 극단의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도록, 분노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 유린' 주장도 나왔다. 대책위는 "경찰은 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 공권력 투입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이 보기에 지금 주민들의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가 바로 경찰"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그들은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던 김영자(57)씨 사례를 언급하면서 "126번 철탑 현장에서 지난 1일 첫날 단식을 시작한 김씨는 당시에 건강이 그리 나쁘지 않았음에도 담요로 둘둘 말아 강제로 이송 당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외부세력? 자발적으로 밀양 찾아온 사람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4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헬리콥터는 계속 반복적으로 운행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4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헬리콥터는 계속 반복적으로 운행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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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지난 1일 밤 89번 철탑 진입로 대치 현장에서 주민들은 오랜 시간 불빛도 없이 캄캄한 상태에서 있어야 했고, 경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경찰은 주민들의 진입을 막는 데만 정신이 팔려 어두운 밤 산 속에서 노숙하는 주민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모든 현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이중, 삼중, 사중으로 막아서고 현지 주민들의 통행조차 봉쇄하고 있다"며 "경찰은 텐트를 쳐놓고 그 안에서 자면서 주민들이 천막을 치려 하자 천막을 빼앗아 갔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126번 철탑 현장에서 주민들이 라면이라도 끓여먹으려고 불을 피우자 산불 위험이 있다면서 소화기로 불을 꺼버렸다"며 "법 집행이 아니라 주민들을 자극하고, 기를 꺾고, 그래서 싸움을 포기하게 하기 위한 극악하고 반인륜적이기 이를 데 없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의 '외부세력' 논란에 대해 대책위는 "송전탑 공사 현장에 함께 연대하고 있는 이들은 여러 정당과 시민단체 회원, 종교인들"이라며 "대부분 지난 2년간 밀양 송전탑 현장을 직접 다녀가면서 밀양 어르신들을 알게됐고, 공사 강행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밀양을 찾아온 분들"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공권력은 즉각 밀양에서 철수할 것" "정부는 밀양 현장에서 저질러진 공권력의 남용과 인권유린 사태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 조사할 것" "보수 언론의 보도 형태는 밀양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또 하나의 폭력으로, 이념적 매도를 중단하고 진실을 보고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 주민과 오랫동안 주민들과 함께 해왔던 장영달 민주당 민생특별대책위원장(전 국회의원), 문정선 밀양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한국전력은 헬기를 통해 공사장비를 실어다 나르는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4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사진은 헬기가 장비를 실어 나르는 모습.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4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 주민들이 위험하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사진은 헬기가 장비를 실어 나르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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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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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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