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소 2년, 그 시간 동안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공사 강행이라니…. 결국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인가?"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이 부품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은 재차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는 신고리원전 3·4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울산-기장-양산-밀양-창녕 구간에 걸쳐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부북면에 사는 한옥순 할머니가 외치는 모습.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부북면에 사는 한옥순 할머니가 외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전은 내년 여름 전까지 신고리원전 3·4호기를 완공할 예정인데 이번 부품성능시험에서 불합격을 받았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송전선로 공사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신고리 3호기의 제어케이블이 부품 성능 테스트에서 불합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밀양 주민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공사 강행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는 국무총리, 산업부장관, 한전 사장 앞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여름철 전력수급과 신고리 3호기의 절박성을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만 강변했을 뿐"이라며 "지난 보름여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의 삶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얼룩졌다"고 주장했다.

밀양 주민들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오로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만 혈안이 되어 밀양 주민과 정치권의 신고리 제어케이블 불량 부품 문제제기를 외면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며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관련한 의사결정에 개입한 국무총리실, 산업부, 한전, 경찰청, 밀양시의 실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도 요구했다. 대책위는 "신고리 3·4호기 준공은 최소 2년 이상 준공이 유예될 것이 확실하다"며 "이미 언론을 통해 밀양 송전탑에 얽힌 건강권의 문제, 재산성의 피해 문제, 타당성과 대인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적 공론으로 떠올랐고, 밀양 송전탑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부와 한전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피해를 배상할 것"과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헬기(원안)로 84번 철탑에 공사장비를 옮기고 있는 모습.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헬기(원안)로 84번 철탑에 공사장비를 옮기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공사 재개 뒤 진입로에서 4개면 주민 모여

이날 기자회견에는 밀양 송전탑 경과지 4개면(산외·부북·상동·단장면) 주민들이 모였다. 한전이 지난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뒤 4개면 주민들이 모이기는 지난 12일 단합대회 이후 두 번째로  공사 재개 뒤 진입로에 함께 모이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한옥순(66·평밭마을)씨는 "우리는 길바닥에서 이슬을 맞으면서 노숙하고 있는데, 죽기를 각오하고 송전탑을 막아낼 것"이라며 "유서를 써서 갖고 다니며, 목숨을 내놓고 싸우면 절대 철탑은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천병기 이장(고답마을)은 "2005년 8월 마을에서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해서 참석했는데, 나중에 보니 찬성 주민 명단에 올라와 있더라. 한전이 거짓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숙 이장(보라마을)은 "이전 이장이 송전탑에 찬성해서 2012년 3월에 마을 이장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버겁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재산 손실이 큰데 보통으로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한 할머니가 주민 발언을 들으면서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한 할머니가 주민 발언을 들으면서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성미산학교 권희중(43) 교사는 "이곳에 와서 학생들이 할머니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요즘은 아이들이 먼저 가자고 한다"며 "주민과 대치하는 현장에서 경찰대원들이 '위에서 시켜서 한다'고 하는 말을 아이들이 들었다. 아이들이 커서 아무리 위에서 시키더라도 부당하면 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루시아(단장면)씨는 "분하고 억울하다, 쏟아지는 것은 눈물 밖에 없다"며 "우리의 재산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다. 아름다운 이 강산에서 오래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에 경찰이 입구에서 차량 통제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현장에 배치된 경찰을 향해 "한전의 X냐"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현장에 있던 <TV조선> 카메라 기자를 보고 달려들어 멱살을 잡기도 했다. 또 주민들은 "<조선일보>는 취재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대책위는 오는 18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108배 행사를 갖는다. 대책위는 주민들이 버스 2대를 타고 상경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공사 재개 16일째인 17일에도 송전선로 84, 85, 86, 89, 95, 109, 125, 126번 현장에서 시공업체 직원을 포함해 총 250여 명을 투입해 공사를 벌였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TV조선 기자의 취재를 못하도록 하며 멱살을 잡는 모습.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TV조선 기자의 취재를 못하도록 하며 멱살을 잡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대책위의 회견문을 읽고 있는 모습.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케이블 부품 성능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17일 오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주민들이 대책위의 회견문을 읽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밀양 송전탑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