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를 하자 부산·경남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물론이고, 민주당·노동당 등 다른 야당도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으며, 여성단체, 학생단체들도 나섰다.
통합진보당 지방공직자들은 7일 낮 1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머리카락을 깎는 삭발식과 삼보일배를 가졌는데, 경남에서는 강성훈·석영철·이천기 경남도의원과 김미영·김경애·류재수 진주시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날 석영철 의원은 발언을 통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지금 지역에서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다. 어제 급히 서울에 올라와서 상황을 접하고, 지금 이 상황이 당 전체적으로 위기로 와 있다는 것을 절감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당은 지방의원이 117명이나 되고, 우리는 지역에서 새누리당, 민주당과 맞서서 주민 여러분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의정활동을 해 왔다"며 "3년 6개월 동안 우리는 그 어느 지역에서도 가장 우수한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급식지원조례 우리가 만들었고, 건설노동자 체불임금 지급 조례와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조례도 우리가 만들었다"며 "그 어느 당, 어느 의원보다도 훌륭하게 풀뿌리 정치의 선두에 서 있다고 자부하고, 우리가 활동했던 3년 6개월 세월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노동당 경남도당 논평 "공안통치"다른 야당들도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7일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허성무)은 "박근혜 대통령의 보복정치와 공안통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주당 도당은 "지난 대선 때 TV 토론회에 참가한 이들의 현재 모습이 너무나 대조적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영국에서 황금마차를 타고 웃고, 문재인 의원은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 응했으며,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당 해산을 강요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보복정치의 현주소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도당은 "현재 우리나라의 주권은 집권세력에 예속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기본이 사라진 것"이라며 "지난 세월 독재에 맞서 싸우며 민주화를 이뤄낸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는 성숙돼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인 기본질서에 반한다면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고 밝혔다.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허윤영)은 하루 전날인 6일 "국무회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의결, 노동당도 그리하라"는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와 정치사상, 정당활동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당은 강령에서 '사회주의 대전환을 실현할 정치적 무기'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탈자본주의 경제체제 전환'을 선언했다"며 "박근혜 정부는 헌법의 이름을 더럽히며 정당 해산에 나서려면 노동당도 그리하라"고 밝혔다.
부산 여성단체 8일 시국선언... 마산YMCA 14일 아침논단시민사회·학생단체들도 나섰다. 부산여성회를 비롯한 부산지역 여성들은 8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행동하는 부산여성'이란 이름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규탄 부산여성 시국선언"을 발표한다.
부산여성회는 "부산여성 시국선언에는 부산여성회를 비롯하여 부산지역 진보적 여성단체의 대표와 활동가, 회원 및 풀뿌리 지역 운동 단체의 회원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한다"고 밝혔다.
부산청년연대, 부산청년회, 젊은벗, 청년모임 파도,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부산대모임,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청년학생위원회 등 학생·청년단체들은 7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생·청년단체들은 "부정집단 사기집단 박근혜정부는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시도 중단하라"고 외쳤다.
마산YMCA는 오는 14일 오전 7시 회관 월남실에서 '제61회 아침논단'을 열면서 이은진 경남대 교수(사회학)를 초청해 '민주주의의 위기-박근혜정부의 민주주의 시계'라는 제목으로 강연회를 연다.
마산YMCA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이를 시민사회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보고 있다"며 "사회학자는 눈으로 바라본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 지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자리를 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