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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올해부터 '찜e시민기자'로 선정된 시민기자에게는 오마이북에서 나온 책 한 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편집자말]
예비군 훈련만 다녀오면 경험담을 쓰는 장교 출신 시민기자, 지금껏 그가 보여준 기사는 '빙산의 일부'인 듯했다. 11월 둘째 주 '찜e시민기자'로 선정한 김종훈 시민기자의 이메일 인터뷰 답변을 받아들고서 문득 든 생각이다.

단순히 내가 사는 안양에 산다는 이유로 호기심을 갖게 된 그였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을 약 2년 반 정도 두루 다닌 풍부한 여행경험 소유자이며 문화, 예술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청년노동자이다. 그의 이력과 이메일 인터뷰를 보니 적어도 5년 이상은 시민기자로 왕성한 활동을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왜 그를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지,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김종훈 시민기자가 쓴 기사 보러가기

'사람' 이야기, 제대로 한 번 풀어보겠다는 포부

 김종훈 시민기자가 2010년 월드컵 기간에 이른 아침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아는 누나를 배웅할 때 세수도 못하고 찍힌 사진.
김종훈 시민기자가 2010년 월드컵 기간에 이른 아침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아는 누나를 배웅할 때 세수도 못하고 찍힌 사진. ⓒ



- 자기소개부터 간단히 부탁합니다.
"경기 안양에 사는 청년 노동자입니다. 현재 영어를 가르치며 밥벌이하고 있습니다. 남들과 약간 다른 이력 하나 꼽으라면 2009년 10월 31일 전역 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을 약 2년 반 정도 두루 다녔습니다. 작년 어버이날에 맞춰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 김 기자님께서는 장교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네요.
"작년 가을, <오마이뉴스> 이준호 편집기자님께 기사 쓰기를 배웠습니다. 저는 주로 외국에 나가려는 친구들(워킹홀리데이+유학)에게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2년 6개월 동안 여행하고 때론 정착하며 영어 때문에 고생이 컸습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건 공부한 노력에 비해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하는 우리나라 친구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원인이 토익 때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언어를 소리 내어 익히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 후로 한국에 돌아와 (안산) 영어마을 강사를 거쳐 지금은 작은 규모로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시민기자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오마이뉴스>는 대학 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 건, 작년부터 김종배 선생님 <이털남>과 <오마이뉴스> 이준호 편집기자님의 수업 듣고 나서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었는데, 마음만 컸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써야 하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 <오마이뉴스>가 기회를 줬습니다. 2012년 9월 말에 첫 기사를 썼습니다."

-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사 쓸 때 힘든 부분은 어느 것인지요?
"인터뷰 마치고 글을 쓸 때가 가장 힘듭니다. 서로에게 갖는 기대 때문인데. 글쓴이는 기사를 최대한 잘 나오게 만들려는 욕심이고, 인터뷰이는 자신을 어떻게 그려낼지 하는 기대입니다. 서로의 기대를 충족하면 좋은데, 항상 마음 같지 않아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 점이 항상 인터뷰해 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미안한 부분입니다."

- 특별한 분들을 찾아내 인터뷰한 기사도 인상적입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처음 시민기자 등록했을 때, 소개 문구에 '사람 이야기, 제대로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사람이 중심이 되면 좀 더 살 만한 세상 되지 않을까 하는 촌스런 로망이 있습니다. 뱉은 말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로 경기도 안양에서 활동하시는 듯합니다.
"서울 영등포 출신입니다. 대학 초년시절 집안 사정으로 안양까지 오게 됐습니다.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이제는 진짜 고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듭니다. 가장 큰 이유가 1인당 활동 면적이 다릅니다. 영등포는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어딜 가나 사람에 치입니다. 안양은 조금만 걸어나가면 안양천도 있고, 공원도 적지 않습니다. 마음이 좀 더 푸근해진 기분입니다. 물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면 불편함이 큽니다. 서울에 기반을 둔 경기·인천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 김 기자님께서 지금껏 쓰신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잉걸기사든 오름기사든 다 기억에 남습니다. 부끄럽지만 매 순간 글 쓸 때 최선 다해 썼습니다. 물론 결과에서 심한 차이를 보였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유방씨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국민의 젖줄' 유방씨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나이가 많지 않은 친구였는데 한 마디로 멋있었습니다. 꿈을 위해 고향 서천에 내려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 이런 청년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가 좀 더 살만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터뷰해주신 모든 분들 다 감사합니다."

"나름 열심히 군 생활 40개월 하며 착하게 살았는데..."

 김종훈 시민기자가 2011년 여행하다 돈 떨어져서 호주에 잠시 정착했을 때 기록입니다. 힘든 일상이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생겨 잘 웃었습니다.
김종훈 시민기자가 2011년 여행하다 돈 떨어져서 호주에 잠시 정착했을 때 기록입니다. 힘든 일상이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생겨 잘 웃었습니다. ⓒ


- 김 기자님께서 쓰신 기사들을 살펴보면 사는이야기가 묻어나는 글이 많습니다. 여행이나 책동네, 영화 분야에서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듯합니다. 앞으로 다른 분야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으신지요? 있다면 어느 분야로?
"예. 그 정도 역량이 된다면 계속 써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구 반 바퀴 돌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오마이뉴스>의 장단이기도 한데, 절대 글을 막 쓰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영글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배낭 매고 돌아다닐 기회가 있으면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주위 분들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하시나요?
"제가 먼저 '세상 바꿔가는 일'이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일단 글쓰기가 저를 바꿨고, 인터뷰한 개개인의 삶도 바꿨습니다. 그분들 각자가 해주신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최소 두 명은 바뀐 겁니다. 글 쓸 때마다 이렇게 세상을 바꾸고 있구나, 자족하고 있습니다. 그저 항상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 혹시 댓글이나 쪽지로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으신지요? 그중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군대 관련 기사를 두 편 썼습니다. 특히 '총소리가 나도 꾸벅... 죄다 잠만 자더라' 이 기사가 포털 다음에 연동됐습니다. 진짜 욕 많이 먹었습니다. "왜 죄없는 예비군 까냐?", "기자새끼 군대는 갔다왔냐?", "너 사진 왜 훈련 중에 찍냐?" 나름 열심히 군 생활 40개월하며 착하게 살았는데, 평생 먹을 욕 다 먹었습니다.

참고로 이 기사는 예비군 디스하는 내용 아닙니다. 예비군을 무성의하게 방치한 국방부 훈련 시스템을 고발하는 글이었습니다. 앞으로 훈련 때마다 계속 매의 눈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아 이 기사 관련해서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2박 3일 훈련 내내 '기사 써야지' 하는 생각으로 돌아다녔습니다. 훈련도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이 점이 교관들의 눈에 띄었나 봅니다. 현역 장교 시절에도 받지 못한 '훈련 우수 표창'을 받았습니다. 단상에 서서 대령님한테 받는데 뭔가 아이러니했습니다."

- <오마이뉴스>에 기사 중 누구의 글을 즐겨 보시나요?
"시민기자 중에는 강인규 교수님 글을 제일 좋아합니다. 기사 읽고 나면 마음이 정화되면서 뭔가 길이 보이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특히 초창기 강 교수님 칼럼에서 '스타벅스는 무관심을 파는 곳'이라 정의 내렸을 때, 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제 바람은 교수님 한국에 돌아오시면 꼭 한 번 찾아뵙고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그 외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님 글과 장윤선 기자님, 유성애, 소중한 그리고 강민수 기자님 글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마을의 귀환도 너무, 너무, 너무 X 100 훌륭했습니다."

- <오마이뉴스> 지면에서 개선할 점이 있다면요.
"주로 이동하면서 휴대폰으로 기사를 봅니다. 자연스레 모바일 버전으로 바뀌는데. 주요 기사에 대한 집중도는 높지만, 누가 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소소한 기사를 볼 기회가 적어 아쉽습니다. 물론 PC 버전으로 돌려보면 되지만. 번거로운 건 사실입니다."

- 앞으로 쓰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요.
"'즐거운 공부'란 타이틀로 5편의 기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1편 <안양시민대학>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두 번째 기사 '전주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를 위해 11월 5일에 내려갑니다. 11월에만 인천, 대구, 서울까지 두루 다녀볼 생각입니다. 막연하지만 계속 사람 만나 이야기 듣고 나누다보면 '세상 좋게 만들' 기사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 믿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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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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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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