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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방자치를 통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에 공동체로서 좋은 모델을 세우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방자치를 통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에 공동체로서 좋은 모델을 세우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물론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죠. 그야말로 보통명사로 '좋은 세상'에 대해선 다들 동의하잖아요. 그게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국민들 사이에서 합의가 필요한거고.예를 들어 버스 공영제로 가는게 나은지, 철도 민영화로 가는 것이 좋은지…."

인터뷰 마지막에 그가 생각하는 '좋은 세상'에 대해 물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다. 그의 명함에는 '좋은세상 원해요. 원혜영'이라는 글귀가 씌여 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뒤에 바뀐 명함이다. 그에게 명함을 받아들면서 "문구와 이름이 귀에 쏙 들어온다"고 했더니, 환한 웃음으로 답한다. 그는 "쉽지 않은 이름과 메시지를 잘 연결시켜 주는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이력만 보면 탄탄대로의 삶을 살았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기업도 창업해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부천시장을 거쳐 국회의원도 4선째다.  하지만 '원혜영' 의원은 이름만큼 쉽지 않은 생을 보냈다. 그의 인생 이력도 그랬고, 정치도 마찬가지였다. 1970년대 반유신독재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면서 서울대에서 제적당했고, 옥살이를 했다.

직장생활은 엄두도 못낸 채 유기농 선구자인 아버지를 따라 풀무원식품을 만들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농산물은 말 그대로 천떡꾸러기나 다름 없었다. 시장에서 제값은커녕 홀대받기 일쑤였다. '유기농'과 다소 거리가 먼 우리 식탁에 그는 끈질기게 '안전한 먹거리'로 승부했다. 그는 "풀무원 때는 자본의 뒷받침이 전혀 없었다"면서 "절체절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회고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그의 방 한켠에는 아버지 고 원경선씨와 함께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있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그는 "항상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왔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부천'이라는 위성도시의 시장을 맡을 때도 그랬다고 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그의 고민은 "시대정신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상곤 교육감의 안철수 신당 후보 출마, 명분도 실리도 없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소수가 아닌 국민 다수가 주인이 된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나라, 노사 대립을 극복한 노사 공동 결절 합의주의 시스템, 실업이나 파산 이후에도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좋은 일자리로 전업할 수 있는 사회,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키도록 하는 복지사회가 바로 좋은 세상이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소수가 아닌 국민 다수가 주인이 된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나라, 노사 대립을 극복한 노사 공동 결절 합의주의 시스템, 실업이나 파산 이후에도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좋은 일자리로 전업할 수 있는 사회,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키도록 하는 복지사회가 바로 좋은 세상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오는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그는 "모든 선거는 심판적 성격을 갖는다"면서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에 대한 현 정부 퇴진요구도 언급하면서 "불과 1년만에 경제민주화, 복지 등의 공약을 폐기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가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출마를 선언한 경기도지사는 현 김문수 지사가 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여야 후보들 사이에서 다른 어떤 지역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시장과 함께 이른바 '빅2'로 일컬어지는 경기도지사는 향후 정치권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에선 원혜영 의원과 함께 김진표 의원 등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 쪽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이미 김상곤 현 경기도 교육감이 안철수 신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설(說)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원 의원은 "김 교육감의 신당후보 출마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지방자치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야당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되면 지방행정과 교육자치가 잘 어우러져 좋은 교육자치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일문일답①] "야권 경기지사후보 가장 대중적 인물로 단일화해야")

이번 선거에서의 야권 후보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재의 박근혜후보 지지도 등을 감안하면 야권후보가 분열돼 있으면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야권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단순한 정치공학적 연대보다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연대기구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로 단일화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좋은 경기도·좋은 서울이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은 "풀무원 창업과 부천시장으로서의 성공은 일관되게 시대정신을 읽고 한 걸음 앞장서서 일했다"며 "부지런함이나 지적 능력보다 시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을 했고 자치 행정을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본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지사도 내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원 의원 뒤쪽으로 아버지 고 원경선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은 "풀무원 창업과 부천시장으로서의 성공은 일관되게 시대정신을 읽고 한 걸음 앞장서서 일했다"며 "부지런함이나 지적 능력보다 시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을 했고 자치 행정을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본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지사도 내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원 의원 뒤쪽으로 아버지 고 원경선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다. ⓒ 유성호

그렇다면 그는 민주당의 당내 경선과 경기지사 야권후보 단일화까지 이뤄낼 수 있을까. 게다가 본선에선 여당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원 의원은 "경기도지사는 내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라고 묻자, 그는 "풀무원 창업부터 부천시장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시대정신에 맞게 일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스스로 "관료적이지 않다"면서 "기업 CEO로서, 시민들과의 공동경영했던 훈련과 경험 등은 누구에게도 없는 경쟁력"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협력'과 '타협', '공동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그리고 최근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수도권 대중교통시스템의 공영화에 대해 긴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현 정부들어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철도와 의료 민영화'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중교통의 공공성 회복으로 민영화를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철저하게 도민 입장에서 버스에서 공익성에 충실한 대중교통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철도와 지하철 등과 연계해 대중교통은 이제 사회가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지사가 된다면 향후 서울, 인천 등과 함께 수도권을 통합하는 대중교통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끝날 즈음에 그에게 '왜 경기도지사인가'라고 다시 물었다. 그의 답은 간결했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해요. 지금은 좋은 경기도, 좋은 서울시가 바로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사람, 시민이 가장 중요한 자치행정의 모델을 다시 이루고 싶은 거예요." (관련기사 : [일문일답②] "부천시의 성취 모델, 경기도에 적용시킬 것" )


#원혜영#경기도지사#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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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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