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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31일 인천항에서 중국 청도행 페리호를 타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하여 1월 28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하면서 막이 내렸습니다. 여행은 인생에서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고 후회와 불평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중함과 후회를 만드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자신이겠지요.

여행이 끝나고 한 달이 흘렀습니다.  일상 생활이 여행의 추억에 대한 생각보다는 현실에 급급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억 속에서 여행의 흔적이 사라지기 전에 메모지와 디지털 카메라 속에 들어있는 추억을 돼새김하려 합니다.

중국 청도역에서
▲ 여행 일행 모습 중국 청도역에서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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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지인 두 분에게 중국과 베트남 여행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분들이기에 흔쾌히 동의하였으며 여행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중국 일정은 쿤밍에서 일 년간 생활한 지인이, 베트남은 제가 일정을 짜기로 하였습니다.

세상의 일들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인생은 무미건조하겠지요. 일행은 생각지도 않게 여섯 명으로 증가하였고 출발 전날 중국을 책임지기로 했던 지인이 몸이 좋지 않아 여행을 포기하였습니다. 중국어가 되는 유일한 지인의 포기로 여행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광시성 자치구 산지앙의 묘족
▲ 소수민족 모습 광시성 자치구 산지앙의 묘족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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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처럼 다섯 명이 여행을 출발하였고 한 달 동안 중국과 베트남 여행을 무사히 끝냈습니다. 계획은 뒤죽박죽되었지만 마음에 둔 곳은 모두 다닐 수 있었습니다. 언어가 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추억 만들어주었습니다. 

중국어가 되지 않으면 차표를 사고, 숙소를 구하고, 식당에서 주문을 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힘들어집니다. 언어는 중국 여행의 최대 걸림돌입니다. 여행에서 중국과 베트남의 차이는 중국은 중국어를 모르면 여행이 어려운 곳이었고 베트남은 베트남어를 한마디도 못해도 여행이 가능하였습니다.

겨울 여행은 중국 청도, 제남, 악양, 귀양, 사강, 총강, 계림, 양수오를 여행하였고 난닝에서 국제버스로 베트남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를 기점으로 사파, 하롱베이, 깟바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노이에서 귀국하였습니다.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 사파에서
▲ 다랑이 논 모습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 사파에서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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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중국 청도의 허름한 식당에서 겪은 바가지, 미시령 고개보다 가파른 귀주성의 고속도로에서 DMB를 시청하고 졸기도 하던 고속버스 기사님, 미세먼지 때문에 계속해서 흐린 날씨, 언어가 되지 않아 음식 주문과 숙소에서의 어려움, 믿었던 한인 여행사에서 당한 바가지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DMB 시청과 졸음 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귀주성 고속도로
▲ 죽음의 고속도로 DMB 시청과 졸음 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귀주성 고속도로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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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당시는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이 여행이 끝나니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뀌었습니다. 여행은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입니다. 불편한 잠자리, 입에 맞지 않는 음식, 소통되지 않는 언어 등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가족을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숙소 창을 통해 본 모습
▲ 미세먼지로 덮힌 양수오 모습 숙소 창을 통해 본 모습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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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은 삶의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의 여행을 통해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소중함, 부유하지 않지만 건강한 우리 가족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올 한 해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여행이 삶에 활력이 된 것으로 보아 여행은 떠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돌아오는 것이겠지요.

여행은 끝나고 추억만 남았습니다. 소가 여물을 되새김 하듯 일상의 틈바구니 속에서 천천히 여행에 대한 추억을 되새김하려 합니다. 한 달 동안 함께한 지인들을 생각하면서 여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베트남 북부 하롱베이에서
▲ 다시 보아도 좋은 곳 베트남 북부 하롱베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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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중국,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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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자발적 백수가 됨. 남은 인생은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하였지만 실행 여부는 지켜 보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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