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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세월호 추모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에는 애도의 행렬이 이어졌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세월호 추모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에는 애도의 행렬이 이어졌다. ⓒ 심명남

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오전 가족과 함께 세월호 추모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을 다시 찾았다.

오월이지만 여느 때처럼 덥지 않고 바람이 쌀쌀하다. 합동분향소 화환에는 "바람 불면… 그대들인 줄 알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가슴을 적신다. 아이들이 추모 리본과 포스트잇에 쓴 애틋한 바람도 서럽다. 아들딸이 쓴 오래 살라는 말이 더 슬프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추모객이 포스트잇에 쓴 애도문구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추모객이 포스트잇에 쓴 애도문구 ⓒ 심명남

"다음 생엔 행복하고 오래 살아요"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세요… 사랑해"

황금연휴를 맞았지만 추모객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이곳은 어제(4일) 오후 10시 56분 기준 1만3565명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황금연휴를 맞았지만 추모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이곳은 4일 오후 10시 56분 기준 13,565명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5일 오전 4061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황금연휴를 맞았지만 추모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이곳은 4일 오후 10시 56분 기준 13,565명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5일 오전 4061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 심명남

사랑교통봉사를 하다 분향소 추모 자원봉사를 돕고 있는 정광수(49세)씨는 지금까지 다녀간 추모객의 숫자를 카운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5일) 오전은 4061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그는 또 추모객이 직접 쓴 노란색 리본 달기 추모봉사를 하면서 "꽃다운 학생들이 먼저 생을 마감해 너무나 안타깝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수 출신의 의로운 실종자들

 ‘여수출신의 두명의로운 실종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더 안타까워하고 있다.
‘여수출신의 두명의로운 실종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더 안타까워하고 있다. ⓒ 심명남
안타까운 '여수 출신의 의로운 실종자'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수시민들을 더욱 울렸다. 알려진 의로운 여수인은 둘이다.

양대홍 세월호 사무장(46세)은 종고중을 나와 여수공고 토목과(36회), 목포해양대를 졸업했다.

그는 침몰 당시 아내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수협 통장에 돈이 있으니까 아이 등록금으로 써"라며 그 순간에도 아이들을 챙겼다.

아내가 전화로 상황을 묻자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후 전화를 끝으로 목숨을 걸고 헌신적인 구조를 펼쳤다. 실종된 그는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해 시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단원고 2학년 5반 이해봉(33세) 담임은 충덕중을 나와 여천고, 원광대를 졸업했다. 그 역시 침몰 당시 난간에 매달린 10여 명의 학생들을 구출하고 다시 배로 들어가 학생들을 구하려다 끝내 실종되고 말았다.

특히 올초 단원고로 부임해온지 얼마 안 돼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이들은 위기가 닥치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조국을 위해 희생했던 선조들의 정신을 끝까지 실천했다. 이번 참사에서 '여수인'의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수 이순신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어린이가 추모객이 쓴 글을 유심히 보고 있다.
여수 이순신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어린이가 추모객이 쓴 글을 유심히 보고 있다. ⓒ 심명남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사고없는 세상에서 고이 잠드소서! 펼침막 뒤로 포스트잇이 나부끼고 있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사고없는 세상에서 고이 잠드소서! 펼침막 뒤로 포스트잇이 나부끼고 있다. ⓒ 심명남

가족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서후남(41세·한려아파트)씨는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는 의미에서 추모하러 왔다"면서 "여수 사람이 두 분 희생되었는데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말한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여수 분들이 남을 더 생각하는 맘이 큰 호국정신이 살아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아들 강현성(여천중·2)군은 "형, 누나들이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믿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런 여수인#세월호 참사#양대호 사무장#이해봉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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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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