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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피부미용사회 전남지회 회원들이 1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가족을 위해 피부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한국피부미용사회 전남지회 회원들이 1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가족을 위해 피부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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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더 신경을 쓰게 되네요."

세월호 침몰 한 달이 다가오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13일 오후까지 28명의 실종자가 남은 진도에는 70여 명의 가족들이 남았다. 이들은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기약없는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힘을 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미용, 피부관리 봉사자들이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대한미용사회 전남 서부지회 회원 36명이 실종자 가족 142명에 '커트' 서비스를 제공했다. 오래 머리를 다듬지 못한 이들이 단정한 모습으로 실종자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피부관리에 두피마사지까지..."고맙지만, 빨리 떠나고 싶어"

지난 11일부터는 한국피부미용사회 전남지회 회원들이 피부 미용 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두명씩 네 명이 서비스에 나섰다.

팽목항에서 봉사활동 중인 고아무개씨는 "바닷가여서 햇볕이 강해 피부가 그을린 가족들이 우리를 찾는다"며 "두통을 호소하는 분이 많아 머리를 시원하게 마사지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고씨와 함께 봉사를 온 안아무개씨는 "원래는 일하면서 손님들과 대화를 하지만 이곳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의 이·미용 서비스에 실종자 가족은 고마운 일이라는 반응이다. 사고 직후부터 진도에 상주하고 있는 권오복(60)씨는 지난 11일 이발했다. 한 달 넘게 머리를 자르지 못해, 덥수룩한 머리를 잘랐다. 권씨는 사고 직후 구조된 권아무개(5)양의 큰아버지로 실종된 동생과 조카(권양의 오빠)를 기다리고 있다.

권씨는 "면도도 안하고 머리도 덥수룩했지만 자르고 나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 동안 머리에 신경을 안 썼는데, 동생을 만날 때는 단정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이 신경써줘서 고맙지만 하루 빨리라도 여기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이·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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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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