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경비노동자들이 13일부터 서울 노원구 화랑로 서울여대 정문 경비초소 지붕 위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대학이 80여 대의 CCTV와 종합상황실을 이용한 통합경비시스템을 구축하면서 10명의 경비노동자를 해고한 탓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는 서울여대 경비노동자가 통합경비시스템 도입을 이유로 한 정리해고에 항의하며 13일 오전 6시 30분부터 서울여대 정문 경비실 '지붕 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서울여대는 통합경비시스템 도입을 이유로 지난 4월 30일 10명의 경비노동자를 정리해고 했다. 학교 측은 통합경비시스템의 종합상황실과 24시간 출동반, 첨단IT시스템 구축으로 '효율적 인력관리, 강의실·사무실 등의 전기냉난방 절감, 화재예방, 도난방지, 범죄예방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월 1일 통합경비시스템이 도입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부작용이 확인되고 있다. 시스템 오류로 학생들이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는가 하면, 연구실, 실습실 등이 잠겨 감금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통합경비시스템'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학 내 6개 경비초소가 폐쇄된 상태다. 하지만 학생들은 "문이 열리지 않아 손으로 세게 밀고 나갔다", "학생증을 대도 출입이 안 돼 상황실에 전화했더니 미리 등록을 해야 한다더라", "문이 열리지 않아 수십 명의 학생이 로비에서 경비아저씨를 기다린 적이 있다"는 등 혼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된 경비노동자들은 앞서 3월 24일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한 달여간 천막농성을 벌였다. 그리고 그동안 학생 3천여 명의 '해고 반대' 지지서명을 받았다.
경비노동자들의 농성에 대해 서울여대 측은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기자가 14일 세 차례 전화로 반론취재를 요청했으나 "담당자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답변을 피했다.
덧붙이는 글 | 최유진 기자는 오마이뉴스 1기 대학통신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