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이 1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이 지난 4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경제수도 인천'을 완성하기 위해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먼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엄중한 시기에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인천시는 진상 규명과 추모시설 건립, 추모사업 등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거가 되면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를 하겠다고 많은 분들이 나서지만, 정작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을 때 끝까지 배를 지킨 고(故) 박지영, 정현선, 김기웅, 양태홍 님처럼 목숨을 바쳐 임무를 다할 자세가 돼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미개한 정부를 혼내고 다른 길로 가라고 명령하는 것은 우리 위대한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경제수도 인천'을 위해 터를 잡고 기틀을 마련했다면 향후 4년은 '경제수도 인천'을 완성해나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일자리 활력이 넘치는 키움 경제 ▲균형 있게 누리는 희망 나눔 ▲안전하고 든든한 사람 투자 ▲더 큰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 ▲작은 것부터 바꾸는 생활 시정 등 다섯 가지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제 꿈은 서울의 변방도시나 부도 위기의 암울했던 어제의 인천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며 "튼튼한 경제수도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도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도 밝혔다.
특히 송 시장은 여당의 '힘 있는 시장론'에 대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보여준 공무원들의 태도와 과거 정권의 실세를 언급하며 "대통령에게 빌려오는 힘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대통령을 위해 쓴다. 대통령에 의존한 사람은 임기 끝나면 사라진다. 박근혜 정부에서 모든 공직자가 대통령 눈치만 본다. 국민이 죽어 가는데 진입하는 결정을 못했다"고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에 날을 세웠다.
이어 "시민을 기초로 하는 시장이 돼야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할 소리를 하는 소신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대통령) 비서 출신 시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진 정의당 시장 후보 사퇴
한편, 경쟁 상대였던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후보를 사퇴하면서 '송 시장을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단일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인천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송 시장으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인천시장 후보를 내려놓았고"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송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 양보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분열된 야권으로는 인천시민과 함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며 "대한민국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고, 정치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야권과 시민의 승리가 필수적이라 생각해 사퇴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사퇴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인천시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후보단일화를 사실상 완료했다.
다음은 송 시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 재임 기간 많은 일을 했지만, 시 재정 운영의 어려움으로 아쉬운 것이 있을 텐데?"주어진 조건에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것은 기회를 얻는다면 마무리를 하고 싶다."
- 재임 기간 부하 직원의 비리 문제 등이 있었는데."서울사무소장 사건에 대해서는 수차례 밝혔듯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저 자신과 측근, 공무원이 반면교사로 삼아 청렴한 인천을 만들겠다. 여론조사(=시정평가모니터조사) 문제는 20회 중 3회가 부적정한 질문으로 조사한 것이다. 이 사안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객관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본다."
- 유정복 후보는 KTX 노선 신설 추진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 공약을 발표해 달라."공약은 이미 '(인천시) 수정 추진 과제' 등에서 밝혔다.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금 이 시점엔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회를 안정적으로 개최하고 남북 화해의 계기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향후 20억원을 투자해 30만개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인천의 산업생태계를 바꾸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인천의 기존 산업생태계인 제분, 제당, 제철, 목재, 기계, 자동차 산업 등을 더욱 탄탄히 하는 한편, 바이오, 항공, IT, 금융, 로봇, 레저, 금융 등의 새로운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만들겠다. 인천을 '세계 책의 수도'로 유치했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이후 교육과 문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 이번 선거기간에 축구 A매치가 추진되는데?"6월 1일 인천아시아게임 주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대한민국 대표 팀의 A매치는 정부로부터 양해를 받아 추진했다. 월드컵 개최 시점, 선수단 구성 등 여러 상황으로 인해 이날 경기가 진행된다. 아시안게임 분위기 만들어질 것이다."
- 인천시가 키운 후보가 대권까지 가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힘 있는 시장'론 이야기가 나온다. 저는 수많은 인터뷰에서 인천시장은 시민이 뽑아주는 것이고, 대통령이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왔다. 대통령에게 빌려온 힘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대통령을 위해 쓴다. 인천을 위해 쓰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인 박영준 차관이나 이상득 의원 등은 다 감옥 갔다. 대통령에 의존한 사람은 임기 끝나면 사라진다.
시민에 기초한 힘이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시스템은, 모든 공직자가 대통령 눈치만 본다는 문제가 있다. 국민을 바라보지 않는다. 국민이 죽어 가는데, 진입하는 결정을 못하고 윗사람에게 보고만 한다. 세월호 사건 발생 몇 시간 이후에도 상황 파악이 안 됐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대통령 눈치만 보는 내각과 정당 구조로 대한민국을 바꾸기 어렵다. 인천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소신 있는 정치인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지금은 비서 출신의 시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시장이 필요하다. 야당 시장을 통해 협력할 때 국정이 성공한다고 본다. 2012년 이명박 정부와 협력해 녹색기후기금을 유치한 것은 그 모범적 사례다. 인천시민의 힘으로 대통령 후보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의 힘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만송 기자는 2014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방선거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