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성귀 씨앗은 철에 따라서 다릅니다. 가을에 뿌려서 봄철에 맛을 볼 수 있는 것이 있고, 봄에 뿌려서 여름에 수확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씨를 한 번 뿌려 놓으면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나 단독 주택 주변 텃밭이나 모두 씨를 뿌려서 푸성귀를 얻는 것은 다 같습니다.
상추 씨앗은 주로 가을에 씨를 뿌려 놓으면 추운 겨울 동안 언제 자라나 하다가 봄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잎이 얼른 자랍니다. 다 자란 상추 잎은 언제든지 맛볼 수 있습니다. 허브 종류는 대개 한 번 씨앗을 뿌려놓으면 언제든지 향을 맛볼 수 있습니다. 자라면 꽃이 피고, 씨앗이 자연히 떨어져 끊이지 않고 자랍니다. 어떤 것은 뿌리가 땅 속 깊이 뻗어서 계속 줄기가 올라와 잎이 자라는 것도 있습니다.
한번 씨앗을 뿌린 뒤 늘 맛보는 카모밀입니다. 잎을 따서 씻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 놓으면 진한 향이 납니다. 그밖에 부추나 달래 등도 베란다에 화분을 놓고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부추나 달래는 길게 난 잎 밑둥을 자르면 늘 새 순이 금방 올라오기 때문에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가을 잠두 콩을 심어서 수확했습니다. 언제 콩이 열릴지 궁금했는데 가지 사이에서 흰 꽃이 피더니 어느 사이 긴 콩깍지가 생기고 깍지 안에 손톱만한 콩이 열렸습니다. 잠두는 콩(대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신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겨울에 재배하기 때문에 벌레도 없고 겨울동안 땅을 기름지게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잠두는 비교적 겨울이 따뜻한 곳에서 많이 재배합니다. 중국 운남성에서는 가을걷이를 마치고 밭이나 논에 잠두 씨를 뿌려 재배합니다. 겨울 추울 때 다른 푸성귀가 없으면 이 잠두 줄기를 잎 채 베어 씻어서 기름에 볶아서 먹기도 합니다.
아파트 베란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한해 내내 푸성귀를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베란다에 화초를 재배하여 한 해 동안 꽃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물을 주다가 아래층 집 베란다로 물이 떨어지면 꾸지람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