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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에 출마한 하윤정(서울시의회 선거 마포구 제3선거구) 후보와 박기홍(서울시의회 선거 성북구제1선거구) 후보.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시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26살로 남녀 최연소 후보다. 노동당 후보이다. 서울시의회 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 조합원이다. 그리고 5월 18일에 있었던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관련 침묵시위 도중 광화문에서 연행되었다.

유치장에서 나와서도 그들은 집으로 가지 않았다고 했다. 알바상담소 상임간사로 일하는 하윤정 후보는 인터넷으로 들어온 상담 문의에 덧글을 달았고, 박기홍 후보는 다음 날 있을 사무실 개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6·4 지방선거 서울시의회 선거에는 총 26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그중 20대 후보는 단 7명으로 2.6%밖에 되지 않는다. 4년 전인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의원 후보에 20대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지난 21일 박기홍, 하윤정 후보를 한 자리에서 만났다. 26살 청년들이 말하는 정치는 어떠한 모습이고, 그들이 만들고 싶은 정치와 세상은 어떠한 모습인지 들어봤다(선거 운동 관련 내용은 이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보강했다).

서울시의원 최연소 후보인 하윤정, 박기홍 후보 서울시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26살로 남녀 최연소 후보이다. 노동당 후보,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 조합원이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관련 침묵시위 도중 광화문에서 연행 등의 공통점이 있는 두 후보.
서울시의원 최연소 후보인 하윤정, 박기홍 후보서울시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26살로 남녀 최연소 후보이다. 노동당 후보,아르바이트노동조합(알바노조) 조합원이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관련 침묵시위 도중 광화문에서 연행 등의 공통점이 있는 두 후보. ⓒ 알바노조

2012년 청년 대선캠프에서 만난 두 청년

- 이번 6·4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의원 후보 접수 결과 박기홍, 하윤정 후보가 남녀 최연소 후보로 기록되었다. 어떻게 출마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박기홍 후보 : "지난해 겨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 때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다녔던 것이 '청년들이 정치활동에 뛰어들어야 한다. 모든 공간에서 자기 정치를 하자'였다. 의회도 그런 공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안녕들 하십니까'로 느꼈던 희열과 흥분감, 긍정적인 마음들이 합쳐져서 이번에 실제 정치를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출마했다."

하윤정 후보 : "초등학교 4학년 때 정치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IMF 외환위기가 오고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이 돼서 잘못된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알바노조 활동을 시작하고, 홍대에서 알바하는 분들을 만났다. 불합리한 조건과 상황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노조 활동가가 아니라 시의원이 되면 더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출마하게 되었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떠한가. 두 사람 모두 알바노조 조합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윤정 후보 : 알바노조 조직팀에서 일하고 있다. 5월 1일 개소한 알바상담소 상임간사로 전화, 방문, 인터넷 상담 등을 통해 알바노동자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2년 9월 10일 만들어진 청년대선캠프에서부터 시작된다. 청년이 직접 만드는 청년 대선정책을 만들고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다. 그때 청년대선캠프가 '알바들의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출마한 김순자 후보를 지지했고 알바실태조사를 벌였다. 김순자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지만, 선거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알바연대를 만들었다. 마침 대학도 졸업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알바연대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박기홍 후보 : "현재는 대학 휴학 중이다. 청년초록네트워크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후쿠시마 사태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핵발전소 문제에 관심이 갔다. 밀양에 다녀왔던 대학생, 청년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청년초록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 외에 고려대 알바상담소 소장을 맡고 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다보니,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 부모님께 받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게 부족했다. 자연스럽게 먹지 못하고 쓰지 못했다. 그래서 군대가기 전까지 청년, 빈곤, 주거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다. 제대 후, 기자준비를 하게 되었고 때마침 인터넷에서 청년대선캠프를 보게 되었다. 청년대선캠프를 취재하려고 메일을 보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가 청년대선캠프를 준비하는 단계였는데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활동하게 되더라."

- 주요공약에 대해 설명해달라.
박기홍 후보 : '서울시 최저임금 1만 원 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가지고 나왔다. 청년빈곤층이 증가하고 있고, 그래서 청년들의 주거권도 좋지 않다. 임금수준이 낮아서인데,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OECD 평균으로 봤을 때 최저임금 시급 1만 원도 높은 금액이 아니다. 점진적으로 1만 원으로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확 늘리자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되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청년들의 생계도 보장되고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

하윤정 후보 : "알바노조에서의 경험을 살려 알바노동인권문제에 대해 집중해 보려고 한다. 이제 알바는 청년일자리를 넘어서 다양한 계층의 직업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알바하는 사람들의 노동인권은 생각보다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을 지키고 알바들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외에도 청년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통·통신비 축소를 위해 차세대 와이파이 시스템을 동네마다 촘촘히 구축하고, 버스완전공영제, 무상운행 버스노선 실시 등 무상교통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

최저임금 1만원 하윤정 후보 선본이 합정역 근처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하윤정 후보 선본이 합정역 근처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하윤정 페이스북

가만히 있지 않았던 침묵시위 '가만히 있으라'

- 두 후보 모두 5월 18일에 있었던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에서 연행돼 20일 나왔다. 본선거 준비도 바빴을 텐데, 40시간 넘게 유치장에 있었다. 
박기홍 후보 : "'가만히 있으라' 제안자인 용혜인씨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처음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같이 해보자는 연락을 해왔다. 초창기부터 함께 했다. 집에 갇혀 슬퍼하지 말고 나와서 화도 내고 슬퍼하고 추모하며 이야기하자고 이야기했다. 그 공간에 나온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세월호 참사는) 선장, 선원들만의 잘못도 아니고 생명보다 이윤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구조에 있다고 다들 이야기했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가만히 있으라' 행동을 하려고 한다. 성북구에서 작은 촛볼모임이라도 만들려고 한다."

하윤정 후보 : "세월호가 침몰하고 2주 후에 (세월호) 알바도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바노조와 알바상담소 활동을 하면서 내가 만난 알바와 같은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으라' 집회에 나가니 이 문제가 정말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이 연행된 분 중에서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 밤마다 울었다는 시민을 만났다. 연극연출자였는데, 그녀는 시대에 호흡하는 연극을 만들어야겠다고 이야기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이 성실히 애도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

박기홍 후보가 거리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가만히 있으라' 집회에 참여한 사진을 포스터로 제작한 박기홍 후보.
박기홍 후보가 거리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가만히 있으라' 집회에 참여한 사진을 포스터로 제작한 박기홍 후보. ⓒ 박기홍 페이스북

- 4년 전에는 20대 시의원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 한참 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텐데, 시민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박기홍 후보 : "젊은 청년이 명함을 나눠주니 명함을 잘 받아주신다. 그런데 명함을 드리면서 '박기홍 후보입니다'라고 말하면 명함의 얼굴과 내 얼굴을 비교해 보면서 '선거운동원이 아니라 진짜 후보구나'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신다. 유쾌하고 젊은 후보가 강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로 뛰는 선거, 청년후보가 열심히 한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하윤정 후보 :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에 나가면 상대후보들이나 시민들이 신기해 한다. 젊은 여성이 시의원에 출마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상대후보가 왜 출마했는지 묻기도 했다. 아침선전전을 하고 있으면 '아르바이트 노동자야', '그 사람이야, 그사람',  '하윤정 파이팅!'하면서 지나가는 분들도 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르바이트 인권문제, 생활임금 1만 원 공약에 호응해주셔서 감사하다."

- 두 후보처럼 정치나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청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박기홍 후보 : "선거에 출마하면서 후보들의 나이와 직업을 보게 되었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단체를 대표하는 후보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청년을 대표하는 후보들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왜 출마하지 않을까? 불안과 우울, 장래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직접 출마하고 청년이 정치권력을 획득해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해야 하는 것은 어떨까. 동대문구에 살고 있지만 대학이 밀집되어 있는 성북구에 출마하게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 있다."

하윤정 후보 : "사람들이 정치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시절, 학생회장으로 있으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많다. 학생들의 권리를 위임받아서 우리가 바랐던 것들을 하나씩 바꿔가는 것이 좋았다.

선거를 통해 나의 생각을 지지해 준 사람들의 삶이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 내가 출마한 선거구에는 가장 나이가 많은 후보가 출마했다. 젊은 사람이 출마한 것에 의아해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많은 청년들이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오고 경쟁하고 잘못된 정치를 바꾸자고 말하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강서희는 알바노조 활동가입니다. www.alba.or.kr 알바노조(02-3144-0936)



#지방선거#서울시의원선거#알바노조#가만히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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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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