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폄훼 발언 논란의 당사자인 박상후 MBC 전국부장은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노조)의 세월호 사고 보도 사과 요구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7일 오후 사내게시판에 노조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노조는 "적반하장"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책임자다. 그는 지난 7일 방송된 <뉴스데스크> 데스크 리포트 코너에서 일부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사가 숨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MBC 기자들은 세월호 사고 보도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상후 부장은 또한 유가족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지난 8일 KBS 간부들이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것을 두고 "뭐 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놈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팽목항에서 KBS 중계 천막이 철거된 것을 두고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놈들은.."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당시 보도국에서 최소 6명의 기자들이 박상후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상후 부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박상후 부장 "'참회', '사죄', 보도참사' 이해 못해"박상후 전국부장은 사내게시판에 '이제라도 사죄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참회" "사죄" "보도참사" 등 노조의 주장에 대해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 선거를 앞두고 참회 사죄를 외치죠?"라면서 "그럼 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엔 아무 얘기 없다가 한참 시간이 흘러 KBS 보도국 기자 막내기수들이 반성문을 올린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죄를 하자고 외치고 '피눈물'을 흘리는 겁니까?"라고 전했다.
또한 "또 보도참사라는 전원구조 자막은 누가 냈습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후배기자가 나름대로 특종이라 생각해 수퍼실(자막실)로 달려가 냈더군요"라고 지적했다. "황당한 것은 어쨌거나 일은 언론노조원들이 저질러 놓고 회사더러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사죄를 하라고 떼를 쓰는가 하면, 외부단체들까지 불러 사진을 찍고 '우리만 사죄를 안 해', '피눈물이 난다'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박상후 부장은 "정부의 발표만 받아쓴 것은 누구입니까, 데스크입니까 전국부장입니까?"라면서 "'정부 발표는 이런데 막상 취재를 해보니 현장은 이렇더라', '오늘 보도 방향은 마땅히 이렇게 가는 게 맞습니다'라고 얘기하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 당신들이 기레기지요, 왜 느닷없이 일터인 회사 욕을 하고 사죄를 하라고 하죠?"라고 전했다.
그는 "회사를 상대로 백병전을 벌인다고 했는데 왜 회사를 상대로 백병전을 벌이죠?"라면서 "퇴사해서 당신들이 좋아하는 선배인 손석희(앵커)가 있는 JTBC나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미디어오늘로 가면 되지, 비루하게 살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라고 지적했다.
노조 "보도참사 당사자 해명하지 않고, 노조 비아냥" 비판MBC 구성원들은 박상후 부장의 글에 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동수 노조 홍보국장은 "보도 참사의 당사자는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으면서, '사죄하자'는 노조의 충정을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보를 낸 것은 (MBC 구성원) 모두의 잘못이다, 사죄하자는 것 역시 모두의 반성이 전제된다, 기자들의 반성문이 늦게 나온 것은 세월호 보도를 하면서 자숙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박상후 부장의 선을 넘은 데스크 리포트 이후, 기자들은 반성문을 내놓았고 회사에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